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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김승옥문학상 수상작.. 맨해튼의 반딧불이 (양장) 한판 붙자, 맞춤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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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보다 새로운 이 시대의 문학, 윤성희 대상!"
2019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윤성희 외 지음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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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보드를 타는 할머니가 넘어졌다. 윤성희는 훔친 킥보드를 타고 밤마다 아파트 단지 주변을 도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어느 밤>이라는 소설에 담아냈다. 다 키운 딸은 미국에서 유학중이고, 남편과 말을 섞고 싶지 않아 아침밥을 함께 먹기를 피하는 노년의 여성. 폭력적인 아버지에게 시달리고, 몸을 쓰는 일을 하느라 여러 번 다치고, 시댁 동생 빚을 갚아주었던 그의 삶은 우리가 잘 알 수도 있는 이야기이겠으나 그가 흥얼거리는 노래가 무엇인지, 그가 외우는 시가 무엇인지, 거북이 스티커가 붙은 채 놀이터에 방치된 킥보드를 훔친 이유가 무엇인지를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의 긴 인생을 담아내기엔 너무도 짧은, 호흡이 긴 문단으로 자신이 지나온 시대를 바라보는 한 여성의 이야기. 비극의 일상성을 명랑하고 수수하게 묘사하는 윤성희 소설의 힘으로 한 여성의 삶을, 구조되었어야 마땅한 그의 삶의 이야기를 '발견'한다.

김승옥문학상이 새롭게 독자를 찾는다. 새로움보다 더 새롭게,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며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의 서재를 풍성하게 만들어준 등단 10년 이상의 작가들이 1년간 발표한 단편소설 가운데 가장 뛰어난 7편을 뽑아 소개한다. 올 김승옥문학상 수상 작가는 윤성희, 권여선, 편혜영, 조해진, 황정은, 최은미, 김금희로, 윤성희가 <어느 밤>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장례식 도중 죽은줄 알았던 어머니가 관뚜껑을 열고 벌떡 일어나자 딸이 너무 놀라 심장마비로 죽었다는 이야기도 거기에서 읽었다. 자신 때문에 딸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다시 죽고 싶지 않을까? 그래도 살아난 것에 감사하게 될까? 그 이야기만 떠올리면 눈물이 나곤 했다. 살 수도 죽을 수도 없을 테니까. 낡은 도배지를 뜯어내 시멘트가 드러난 방에 서있으면 꼭 관 속에 갇힌 기분이 들곤 했다. 방이 아무리 커도 그랬다. 인테리어 업체에 밀려 장사가 시원찮아지자 남펴은 가게를 접고 경비일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딸에게 그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딸은 청소를 하기가 귀찮아서 작은 평수로 이사를 했다는 내 말을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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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뇌를 유혹하라!"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한스-게오르크 호이젤 지음, 강영옥 외 옮김 / 비즈니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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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는 우리의 모든 행동을 뇌가 지시하고 있음을 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몇 가지 상황에서만큼은 그 사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이를테면 누군가를 사랑한다거나, 화를 참아 내고 있거나, 술을 마시고도 운전대를 잡으려 할 때, 우리는 뇌가 아닌 '내'가 상황을 지배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핵심 주제인 '구매결정'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충분한 검토를 거쳐 합리적 소비를 하고 있다고 자신하지만, 짜장면과 짬뽕, 콜라와 사이다, 일시불과 3개월 무이자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는 건 내가 아니라 '뇌'다.

우리가 특정 상품 앞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건 그것이 그렇게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또 많은 경영자와 마케터들이 이 책을 읽고 소비자를 유혹할 것도 분명하다. 소비자는 결국 "은밀하게 소비를 부추김당하는 유혹의 희생자"다. 그렇다고 마냥 당할 수만은 없는 노릇. 우리는 뇌의 작동 원리를 알고 구매 욕구를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 소비를 제어하는 것이야말로 재테크의 시작이기도 하니 말이다. 생산자들이 소비자들을 더 잘 이해하는 데 목적을 둔 이 책이 소비자들 스스로에겐 훌륭한 심리서이자 재테크서가 되는 셈이다.

이 책이 다시 소개되는 데에는 한 유튜버의 공이 컸지만 어쨌든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11년 전 놓쳤던 책을 마주하게 되어 기쁜 마음이다. 소비자를 유혹하기 위한 모든 재료와 조리법을 담은 이 책은 스스로 그 '유혹 설계'의 모범을 보여주는 듯하다. 상품을 기획하고 만들고 판매하는 사람들은 책의 목차만 보더라도 그 궁금증을 참을 수 없을 테니 말이다. 부족하지만 이 글 역시 독자들을 유혹하기 위해 준비되었다. 자, 장바구니 버튼을 누르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다시 한 번 명심하자. 유혹당하는 건 내가 아니라 뇌라는 것을. - 경영 MD 홍성원
이 책의 첫 문장
"미끼는 낚시꾼의 입맛이 아니라 물고기의 입맛에 맞아야 한다." 이는 마케팅 전문가들이 만장일치로 고개를 끄덕이는 격언이다.

북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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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게 린디합을> 손보미 짧은 소설"
맨해튼의 반딧불이 (양장)
손보미 지음, 이보라 그림 /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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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무엇보다, 도대체 누가 불행을 수집한단 말인가?" '그가 꿈꾸었던 인생'은 아니었지만, '도저히 나쁜 삶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는 남자. 한때는 시인이었지만 지금은 문학관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그에게 불행수집가를 아느냐고 전성기는 지난 연예인인 여자가 묻는다. 불행 수집가가 가져간 불행이 자신의 무엇과 교환되었는지 모르는 채 계속되는 인생. '그게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삶'을 우리는 알고 있다. (<불행 수집가> 中)

손보미 짧은 소설. 고양이 도둑, 분실물 찾기의 대가, 잃어버린 7시를 찾아주는 탐정. 확고한 스타일을 지닌 소설가 손보미가 경쾌한 리듬으로 스무 편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반딧불이처럼 '어떤 순간들은 그런 식으로 퐁퐁퐁, 거리면서 부지불식간에 내 앞으로 다가오는 건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찰나를 보는 이야기들. <디어 랄프 로렌> 속 이야기의 번외인 <고양이 도둑>, 단편소설 <임시교사>의 씨앗이 된 이야기 <허리케인> 등이 수록되어 손보미의 세계를 꾸준히 탐독해온 독자라면 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첫 문장
"오랫동안 한국을 떠나 있었죠." 그가 말했다.

책 속에서
그녀가 이야기하고 싶은 건 자신이 느끼는 상실감에는 훨씬 더 많은 게 포함된다는 의미였다. 그건 그녀가 한번도 가져보지 못한 것과 관련되어 있었다. 그래, 한번도 가져보지 못한 걸 상실하는 사람들도 이 세상에는 있는 법이다. 한번도 만져본 적이 없고 가져본 적도 없고 심지어 바라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았던 그러한 것들 때문에 상처를 받았었다고, 이 세상에 단 한 명이라도 좋으니까 자신의 그런 상실에 대해 궁금증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반딧불이>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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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법, 외 않되?"
한판 붙자, 맞춤법!
변정수 지음 / 뿌리와이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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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메신저나 SNS 등에서 편한 문자 생활을 하다가 '각 잡고' 글을 쓸 일이 생기면,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이 맞춤법이다. 틀린 글자는 없을까, 띄어쓰기는 제대로 했을까, 이런 불안이 찾아들면 슬쩍 맞춤법 검사기나 규칙을 찾아보게 된다. 그러나, 아이쿠! 이만저만 공부해서 될 일이 아닌듯싶다. 빼곡히 적힌 규범도 어려운데 규범에서 벗어난 예외들 또한 줄줄이. 머리가 아프다. 정확한 한글 맞춤법이라는 큰 산 앞에서 우리는 어느새 주눅 들어 있다.

이 책의 목적은 독자들이 어문 규범의 압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게 하는 데 있다. 저자는 편협한 표준어 중심주의, 완고한 규범주의에서 벗어나 "의사 전달의 효율성"과 "표현의 적절성"에 집중하자고 주장한다. 그는 규범들을 설명하며 "무조건 지켜야 돼"라고 주장하지 않고, "규범이 왜 이럴까?"를 살핀다. 소통의 본질을 되새겨보자는 의도다. 따라서 이 책은 '맞춤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단 '맞춤법에 대한 책'이라는 설명이 더 맞겠다.

책은 100회 넘게 진행된, 편집자 대상의 맞춤법 교육을 갈무리한 내용이다. 그러나 직업에 관계없이 누구든 충분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우리 모두 한국어를 쓰고, 맞춤법 앞에서 주눅 들어 본 적 있으니까 말이다. 책은 말한다.
"야! 너두 할 수 있어!" - 인문 MD 김경영
이 책의 첫 문장
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합니다. " 한글 맞춤법은 너무 어렵다." 또는 이렇게도 말합니다.

추천의 말
사유는 래디컬하면서 정밀하고, 문장들은 적확하고 통렬하다. '현실'을 상대로 한 일말의 타협도 용납지 않는 저자의 치열한 삶의 태도를 그대로 드러낸다. 이 책은 말과 글을 다루는 '실무자'들을 위한 책인 듯 가장(?)하고 있지만, 전작 <편집에 정답은 없다>와 마찬가지로 '지성인'이라는 자의식을 지닌 모든 이가 정독해야 하는 인문서, 철학서다.
-김철호(출판편집자, <국어 실력이 밥 먹여준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