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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미식가들 아침 그리고 저녁 담을 넘은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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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글로 남겨야 제맛"
조선의 미식가들
주영하 지음 / 휴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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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깔나는 음식 이야기를 선보여 온 음식인문학자 주영하 교수의 신작이다. 오래도록 한 우물을 파고 있는 그의 이야기는 정성껏 차린 일품요리 같다. 그가 새롭게 내놓는 '요리'의 재료는 음식을 글로 남긴 조선의 미식가 15인이다. 밥맛을 돋운다며 고추장을 예찬했던 영조대왕, 구하기 어려운 석이버섯 같은 식재료를 소개했던 '홍길동전'의 허균, 음식 예절을 비롯한 '잔소리'로 유명했던 조선 후기의 문신 이덕무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그들이 남긴 글은 음식의 맛 표현은 물론이거니와 식재료 조달법과 조리법, 음식을 대하는 태도까지를 망라한다.

책은 새삼 글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한다. 선대들이 기꺼이 생생한 기록을 남겼고, 주 교수가 그것들을 찾아내어 정리하는 수고를 했기에 우리는 해당 시대의 취향과 유행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다채로운 음식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백종원, 김수미 등이 쓴 오늘날의 요리책들도 훌륭한 사료가 될 수 있겠다. 먼 훗날 누군가에 의해 맛있는 이야기로 재탄생되기를 기대해 본다. 한편 무더운 아침, 공복에 추천글을 쓰고 있자니 성균관 유생 이옥이 여름에 즐겨 먹었다는 '상추쌈'에 구미가 확 당긴다. 모쪼록 식후에 읽기를 권한다. - 역사 MD 홍성원
이 책의 첫 문장
술 속의 영특한 기운만 있으면, 어디에 기대지 않아도 되네, 가을 이슬처럼 둥글게 맺혀 밤이 되면 똑똑 떨어지네.

이 책의 한 문장
마지막으로 갓 볶아낸 고추장을 조금 바른다. 그러고는 상추의 양쪽을 말아 연밥처럼 둥글게 단단히 오므려서 입에 넣는다. 이옥보다 앞서 상추쌈에 대한 기록을 남긴 사람들은 겨자장이나 고추장이 아니라 된장으로 양념장을 삼았다. ...하지만 매운맛을 좋아했던 이옥은 달랐다. 이미 밴댕이회를 겨자장에 듬뿍 찍어 밥 위에 올리고는 여기에 볶은 고추장까지 넣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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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로봇이 야생의 섬에 남겨진다면"
와일드 로봇
피터 브라운 지음, 엄혜숙 옮김 / 거북이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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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파도 탓에 로봇들을 싣고 가던 화물선이 침몰하고, 단 한 대의 로봇 '로즈'만이 살아남는다. 야생의 섬에 떨어진 로즈는 자신이 누구인지,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섬의 곳곳을 살피며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한편, 동물들과 도움을 주고받으며 우정을 나누고, 홀로 남겨진 아기 기러기와는 서로의 가족이 되어 함께 의지하고 성장해나간다. 서툴지만 늘 진심을 다하는 로즈의 모습에 낯선 존재를 반기지 않던 동물들도 점차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동물들과 관계를 맺어가는 로즈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로봇과는 확연히 달라 보인다. '야생'과 '로봇'이라는 소재를 엮어 이토록 따뜻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니. 피터 브라운의 상상력과 다정한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앞으로도 이어질 로즈의 이야기가 더없이 기대된다. - 어린이 MD 강나래
저자의 말:
몇 년 전 나는 한 로봇과 몇몇 야생 동물에 대한 글을 끼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무 위에 앉아 있는 로봇을 계속 그리게 되었다. 나는 스스로에게 별난 질문을 던졌다. 지적인 로봇이 야생에 혼자 버려진다면 어떻게 될까? 로봇은 어떻게 주변 환경에 적응할까? 또 자연은 로봇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나는 왜 로봇이 여자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어째서 많은 공상 과학 소설가들이 자신의 로봇 캐릭터에 성별을 부여할까?
로즈라는 이름의 로봇이 서서히 마음속에서 그 모습을 갖추어 갔다. 나는 그녀가 외딴섬에서 모험을 하는 게 보였다. 그녀가 야생 동물들과 소통하고, 자연의 일부가 되어 가는 것이 보였다. 몇 년 동안 상상하고, 끼적이고, 그림을 그리면서 야생 로봇 이야기를 쓸 재료가 준비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숲속 오두막으로 달려가 새 노트를 폈다.
그리고 <와일드 로봇>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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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베케트, 마침표 없이 이어지는 생의 시작과 끝"
아침 그리고 저녁
욘 포세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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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이름을 물려받아 '요한네스'라 불리게 될 아기. 그가 노르웨이의 작은 해안가 마을에서 생을 시작하고 또 스러져가는 순간들이 마침표 없이 띄어쓰기와 쉼표로 이어진다. 태어나는 순간 어머니와 분리되어 혼자가 되고, 삶의 높은 파고를 넘기도 하고, 인연 속에 머무르기도 하면서, 다시 처음 있었던 곳으로 '무에서 무를' 향해 흘러간다.

작가 욘 포세는 연극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언어 사이의 침묵을 파고드는 특유의 형식으로 '21세기의 사뮈엘 베케트'라고 불려왔다.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도 거론되는 그의 작품에는 사람보다 오래 그 자리를 지켜온 고향 노르웨이의 피오르, 바다, 비와 바람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생의 아침과 저녁을 담담히 받아들이며 소설은 묻는다. 우리 인생이 결국 '무에서 무'일지라도, 그 속에는 푸른 하늘이나 이파리를 틔워내는 나무들처럼 삶에 의미와 색을 부여해 '무 이상의 것'을 만들어내는 무언가가 있지 않겠냐고. 쉼표와 쉼표 사이 여백이 깊은 작품이다. - 소설 MD 권벼리
이 책의 첫 문장
더운물 더요 올라이, 늙은 산파 안나가 말한다.

추천의 글
나는 오랫동안 이런 이야기를 꿈꾸어왔다. 심각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아도, 위대한 인간이 등장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아름답고 눈부신 이야기를.
- 정여울 작가

포세는 입센, 베케트와 비견되어왔고, 입센적 특징에서 정서적인 본질만을 남겨두었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이를테면 그의 작품에는 강렬한 시적 단순함이 있다.
-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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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담을 넘은 아이
김정민 지음, 이영환 그림 / 비룡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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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년이 깃든 조선 시대,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산속으로 들어간 푸실이는 우연히 책 한 권을 발견한다. 글자를 읽을 수 없었던 푸실이는 효진 아가씨와의 만남을 통해 책의 제목이 '여군자전'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이를 읽기 위해 글을 배우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어머니가 대감댁 젖어미로 팔려가듯 떠나고, 어린 동생의 몸 상태는 나빠져만 간다. 푸실이는 동생을 구하기 위해 대감댁으로 향하는데….

대감댁에 젖어미로 팔려간 어머니, 이름조차 없던 여동생, ‘여군자’라는 단어가 이상하다는 효진의 말, 마음껏 문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가만히 수를 놓아야 했던 효진. 글을 배우고, 책을 읽으면서 세상을 조금씩 알아가게 된 푸실이는 이 모든 것들에 의문을 갖게 되고, 마침내 '여군자전'이 던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답한다. "문이 막히면 담을 넘으면 되지 않습니까.”

대감댁 담뿐만 아니라 차별이라는 거대한 담을 또 하나 넘어 보인 푸실이의 모습을 통해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는 우리 주변의 담들을 함께 허물고, 뛰어넘을 수 있는 힘을 전하는 작품이다. 담의 그늘에 가려 소외받던 존재들을 새롭게 조명해 "등장인물의 개성이 뚜렷하다."라는 평과 함께 제25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 어린이 MD 강나래
작가의 말
이제는 더 이상 편 가르지 않기를, 차별 받지 않기를, 고통 받지 않기를 바라며 글을 썼습니다. 아기를 살리기 위해 성별, 신분, 나이를 떠나 마음을 합쳤던 푸실이와 효진, 선비처럼 모든 사람들이 세상의 고통에 귀 기울이고 마음 모아 함께 나아가길 바랍니다.
모든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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