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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는 기꺼이 서서 마신.. 플라이 백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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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대식가' 박찬일의 오사카 미식 여행"
오사카는 기꺼이 서서 마신다
박찬일 지음 / 모비딕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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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도락가들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 발품을 팔지 않아도 어디서든 쉽게 몇 페이지에 달하는 맛집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순식간에 방대한 양의 정보를 손에 넣을 순 있지만, 신뢰할 만한 '진짜' 정보를 찾는 일은 어렵다. 미식, 맛집, 사람에 관해 다양한 주제와 시선으로 이야기해온 박찬일 셰프가 오사카의 맛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직접 나섰다. 애초 맛집 기행으로 기획되었으나 맛있는 음식 앞에 술이 빠질 수는 없는 법, 맛집보다 술집이 더 많은 지면을 차지하게 된 이 책은 대폿집 기행 오사카 편이 되었다. 계절이 변하는 동안 수십 차례의 취재가 이어졌다. 끝까지 마셨고, 많은 집들은 기록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개하고 싶은 곳은 차고 넘쳐 결국 107곳만 추려 한 권에 실었다.

맛깔나는 에세이이자 여행 가이드북인 이 책에서 박찬일 셰프는 김중혁 작가의 말처럼 '고독한 대식가'의 면모를 아낌없이 보여준다. 오사카의 맛집과 술집, 술 마시는 사람과 풍경, 요리하는 사람의 면면까지. 때로는 술꾼의 시선으로, 때로는 요리사의 시선으로, 때로는 여행자의 시선으로 오사카 미식의 세계를 생동감 넘치게 풀어낸다. 감각적인 사진을 시원시원하게 삽입해 현장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해주니 몸과 마음이 저절로 들썩인다. 오감을 자극하는 이 책을 펼치기 전, とりあえず, ビ?ル 토리아에즈 비루(우선 맥주부터)! - 여행 MD 송진경
이 책의 첫 문장
오사카의 술집 주인들은 개성이 강하다. 팬을 둔 사람도 꽤 있다.

추천
박찬일은 고독한 대식가다. 조용히 맛을 음미하며 사색하는 '고독한 미식가'와 달리 옆사람의 말에 끼어들고 삶을 엿듣는다. 그는 오사카 골목을 휘젓고 다니면서 음식도 먹고 대화도 먹고 땀냄새도 마신다. 오사카의 멋지고 비싼 맛집 대신, 정겹고 남루한 술집과 밥집을 소개한 것은 그가 사람을 몹시 사랑해서다. 이 책에는 오사카 사람들의 향취가 짙게 배어 있다. 잉크 냄새 대신 밥 냄새와 술 냄새가 진동한다. 음식과 인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일단 맥주 한 잔 시키고 이 책을 펼치자. 여기가 바로 오사카다. _ 김중혁(소설가)

술은 음식의 한 경지다. 음식문화가 고도로 발달한 오사카가 왜 술을 사랑하는지, 내 가슴이 먼저 느낀다. 정말 중요한 건, 음식이든 술이든 다 먹고사는 문제라는 것이다. 먹고사는 것과 분리된 음식도 술도 음식점도 술집도 없다. 박찬일은 요리사의 마음으로, 애주가의 마음으로, 술꾼들의 도시 오사카에서 그 정서를 가슴에 닿을 듯 담아왔다. 그의 글을 읽으면, 술이 생각난다. _ 이연복(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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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을 지키는 '을의 비행'에 동승합니다"
플라이 백
박창진 지음 / 메디치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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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4년도 지난 일이다.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 말이다. 법원의 판결까지 마무리되었지만 누군가에게는, 아니 우리 모두에게 이 사건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이 책은 사건의 고발자이자 피해자이자 여전히 이 사건을 부여잡고 한 걸음 나아가려 애쓰는 박창진 전 사무장(지금은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장)의 기록으로, 예상치 못한 사태에 휘말려 어떤 판단을 해야만 하는, 더불어 이후 벌어지는 일들을 온전히 감당하며 자신의 정체성과 사회의 모순을 깨닫는 과정을 담았다.

그는 성실하게 일을 하면 즐거운 미래가 열릴 거라 기대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고, 그런 마음으로 노력하여 사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다 이 사건에 휘말렸고 목소리를 냈다. 파장은 컸고 그는 스스로를 지켜야만 했다.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삶의 항로가 바뀌었으니, 다시는 그런 일을 겪지 않기 위해서, 더불어 누구든 같은 일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힘으로 자신의 삶을 함부로 하려는 이들에게 맞서고자 했다. 그 과정은 경영 정상화와 갑질 근절 시위로 이어졌고 노동의 가치를 말하는 노조 출범까지 이르렀다.

애초 그의 경로는 회항으로 바뀌었지만, 그는 새로운 항로를 찾으려 애쓰고 있다. 같은 항로는 아닐지라도, 다수가 삶의 항로에서 겪는 순간 아닐까. 그가 개척하는 '을의 비행'에 동승하여 "폭력으로 어긋난 삶의 궤도를 바로잡고 존엄하고 당당하게 사는 법"을 나눠보기 바란다. "이 세상에 존엄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 사회과학 MD 박태근
이 책의 첫 문장
세상이 온통 녹음으로 물든 2018년 5월의 어느 날 저녁, 나는 수많은 사람과 함께하고 있었다.

이 책의 한 문장
혹자는 내게 약자를 위한 보호막조차 없는 사회에서 왜 굳이 이 처절하고, 외롭고, 질 게 뻔한 싸움에 나섰냐고 묻는다. 내가 아무리 투사가 되어 사회를 변혁하자고 외친들 무엇이 바뀌고, 어떤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이다. 그런 질문을 받으면 나는 그들에게 말한다. “적어도 나라는 한 사람은 바뀌었다”고. 또 다른 사람들은 다시 그날 그 순간 뉴욕공항의 비행기로 돌아간다 해도 똑같이 행동할 것이냐고 묻는다. 나는 또 그럴 것이라 답한다. 한 인간이 힘의 우위를 내세워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거나 강탈해선 안 된다는 신념이 생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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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복잡미묘한 감정, 그리고 사랑"
엄마
엘렌 델포르주 지음, 캉탱 그레방 그림, 권지현 옮김 / 밝은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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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곳과 직업, 외모와 가치관 등 모든 것이 다른 31명의 여자, 이들을 묶어 주는 건 바로 '엄마'라는 이름이다. 갓 태어난 아이를 바라보며 기대감에 찬 엄마, 의사가 되고 싶었던 엄마를 둔 엄마, 아기와 발가락이 닮아 즐거운 엄마, 브로콜리를 먹이려고 아이와 옥신각신하는 엄마, 쌍둥이를 키우느라 녹초가 된 엄마, 아빠가 떠나고 아이와 둘이 남은 엄마, 아이 곁을 잠시 떠나야 하는 엄마, 아이를 떠나보낸 엄마...

이전과는 달라진 삶 속에서 때론 힘겨워하고 투덜대지만, 제각각의 엄마들 모두 아이와 함께 하는 순간에만 느낄 수 있는 사랑과 기쁨의 감정이 넘쳐난다. 엄마란 이름이 더해진 여자, 그녀가 아이와의 일상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과 생각을 예민하고 섬세하게 포착하여, 사실적이고도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글로 그려냈다. '엄마'를 가진 사람, 그러니까 세상 모든 사람에게 특별한 감흥을 일으킬 것이다.
- 유아 MD 강미연
이 책의 첫 문장
"난 의사가 되고 싶었는데...." 말끝에 붙은 세 개의 작은 점. 엄마는 말을 끝내는 법이 없지.

책 속에서
너를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길.
너를 다시 데려다주고 다시 데려오는 길.
버스는 매일 늦고,
북새통이거나 텅 비거나
고장 나기 일쑤야.
내가 투덜투덜 불평을 해 댔지.
버스 안에서 너는 어떻게 하루를 보냈는지 조잘댔어.
우리는 빨간 자동차 찾기 놀이를 하고 (네가 항상 이겼지.),
그림책을 함께 읽고,
끝말잇기 놀이를 했지.
네가 지쳐 곯아떨어질 때도 있었어.
그런 너에게 내가 어떻게
버스 안에서 시간 낭비를 한다고 불평할 수 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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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의 선택"
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
황영미 지음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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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은따'를 당한 적이 있는 중학교 2학년 다현이는 '다섯 손가락'의 무리가 되어 그들과 친구가 된 걸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그 애들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 노력한다. 아이돌 노래보다는 가곡이 좋고, 동네 골목길을 걸을 땐 돌아가신 아빠 생각을 한다는 건 친구들에겐 비밀이다. 비공개 블로그인 '체리새우'에만 솔직하게 '진지충'인 자신을 드러낼 수 있다.

혼자 있어도 어색하지 않고, 자기 취향을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는 노은유는 조금 달라보인다. 노은유가 욕 먹는 이유를 잘 모르지만, 친구들이 싫어하는 아이라 싫어해보기로 한다. 그렇게 은유의 주변에서, 다현은 몸집이 자라면 주기적으로 탈피를 해야 하는 '체리새우'의 껍질을 벗을 준비를 시작한다. 시내버스에서, 서점에서, 산책길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대화에 귀기울이던 작가 황영미는 섬세한 시기를 지나는 이들의 미묘한 감정의 결을 채집해 소설로 그렸다. 관계의 피로함에 지친 '좀 이상한 그 애'들의 마음에 가닿을 이야기.
- 청소년 MD 김효선
이 책의 첫 문장
'봤지? 지금 나 봤지? 어떡해! 나 어쩌면 좋아!' 나는 아람이와 병희를 번갈아 쳐다보며 양손 검지로 엑스 자를 지어 보였다.

책 속에서

5월 20일
블로그 공개를 결심한 새벽.
오래 전 텔레비전에 나온 영화평론가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레지스탕스인지 독립운동인지를 하는 여자 혁명가가 청혼을 거절하며 이런 대답을 했다고 한다.
'나도 당신을 사랑해요. 하지만 나는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아요. 다만 역사에 소속될 뿐이죠.'
멋지다. 나 역시 지금은 어디에도 소속되고 싶지 않은 상태여서.
어쨌든 나도 나무처럼 우뚝 서고 싶다. 바람이 불면 흔들릴 테지.
괜찮다. 그러면서 이파리는 더 파래지고 뿌리도 단단해질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