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첫화면으로 가기
미리보기
  • 최저가 : -원 I 최고가 : -원
  • 재고 : 0부
  • - 쇼핑목록에 추가하신 후 목록을 출력하시면 매장에서 간편하게 상품을 찾을 수 있습니다.
 
[종로점] 서가 단면도
(0)

걷는사람 시인선 12권. 박남희 시인의 네 번째 시집으로, 등단 20년을 넘어선 중견 시인의 잔잔하고도 내밀하지만 그 안에 만만치 않은 회귀와 발견의 감각이 돋보이는 시집이다. 박남희 시인은 경험적 구체를 통해 삶을 투명하게 반추하기도 하고 새로운 세계에 대한 간접 경험을 풍요롭게 하기도 한다.

이러한 복합적 방법으로 그는 자신만의 시를 써간다. 그래서 우리는 그의 시를 통해 서정시가 대상을 향한 한없는 매혹을 가진 채로 씌어지는 것이고, 그 중에서도 시인 자신의 시쓰기 작업에 대한 끝없는 메타적 상상과 열망을 토로하는 양식임을 알아가게 된다.

: 시는 신의 입을 폐쇄한 경첩 ‘ㄴ’을 떼어버리고 천천히 말한다.
‘전쟁은 세상에서 가장 아픈 편지입니다’ ‘나는 때때로 버림받을수록 단단해진다’ ‘시간이 허기지는 것이 음악’이라고.
‘사랑만이 새를 새장으로부터 해방시켜’ 숲으로 보내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박남희 시인의 책갈피를 걸어 나와, 내 속에서 절뚝이는 파랑새 발목에 숲의 부목을 대주었다.
20년 전 신춘에 씨를 뿌린 후 날로 가난해진 그가 ‘어둠 속에서 한쪽 젖만 환하게 내놓고 있’기까지 수확한 언어는 치료이고 ‘메아리’의 ‘겹’이고 ‘도란도란’이다.
내딛는 자리마다 불이 붙어 ‘안절부절 요동치거나’ ‘쩔쩔 매던’ 날들을 돌아보지 않고 제 뼈를 뽑아 등 뒤로 던지며 걸어온 시인이, ‘어둠 속에 숨어있던 보이지 않던 세계를 이끌어 올려 정수리에 환하게 빛나게 하는 별’ 을 ‘청중들’에게 나누어준다.
시를 듣는 ‘청중은 사랑을 담는 그릇’이기 때문이다.
백 편의 시를 적으며 만난 혼돈, 이백 편을 적으며 돋던 젖니 같은 깨달음들 쓸어낸 빈 터에 사무사(思無邪) 한 채 지어낸 그를 따라 ‘저녁을 슬쩍 밀’어볼까?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서울신문 2019년 9월 10일자

최근작 :<12시인의 다섯째 노래>,<12시인의 넷째 노래>,<아득한 사랑의 거리였을까> … 총 10종 (모두보기)
소개 :1996년 경인일보, 199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폐차장 근처』 『이불 속의 쥐』 『고장난 아침』, 평론집 『존재와 거울의 시학』을 냈다.

박남희 (지은이)의 말
이제껏
나를 만나야 할 때가
언제인지도 모르고 살아왔다

이제는
나를 버려야 할 때인 것만 같은데
아무리 둘러보아도
버려질 내가 보이지 않는다

만나지도
버리지도 못하는 것
그러면서 끝없이
그리워하는 것

그것이 시일까?

2019년 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