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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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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질을 묘파한 원초적 이야기들, 20세기 초 단편 문학의 거장 잭 런던의 대표 단편선. 잭 런던은 20세기 초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작가이자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문화 아이콘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잭 런던은 <강철군화>로 대변되는 사회주의 운동권 작가의 이미지와 <야성의 부름>으로 대변되는 아동문학 작가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한겨레출판에서 출간하는 잭 런던 소설집 <불을 지피다>는 작가가 어린 시절부터 겪어온 경험(통조림 공장 노동자, 굴 양식장 해적, 해적 감시 순찰대원, 원양어선 선원, 부랑자 생활 등)들을 통해, 원초적이고 단도직입적인 문장으로 인간성의 본질들을 조금 더 다양하게 표현했던 단편소설들을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에 실린 잭 런던의 단편을 크게 분류하자면, 일확천금의 꿈을 노리던 가난한 사람들이 알래스카 접경인 캐나다 유콘 주의 클론다이크 강 유역으로 몰려들던 골드러시 때의 체험을 배경으로 하는 출세기의 작품들과 그 이후의 사회적인 문제의식이 많이 반영된 후기작들로 나눌 수 있다. 다양한 주제와 문제의식이 반영된 후기작들을 1,2부에 소개했고, 3부에 클론다이크 이야기들을 담았다. 1부 사회적인 이야기 ![]() : 영하 50도의 혹한에서 얼어 죽는 사람이나 영상 50도의 혹서에서 말라죽는 사람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면 후자를 택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앞의 것은 잭 런던이 백 년도 더 전에 이미 썼다. 더할 나위 없이 생생하고, 무정하리만큼 담담하게. 이 책의 표제작이 된 〈불을 지피다〉 얘기다.
이 외에도, 필사적으로 삶을 쥐고 놓지 않는 〈생에의 애착〉에서건, 죽음을 지혜롭게 수락하는 〈생의 법칙〉에서건, 잭 런던은 삶과 죽음 앞에서 징징대지 않는다. 우리의 삶이 접속사로 이어지는 긴 문장이라고 한다면, 어떤 서술어가 쳐들어와도 스스로 주어의 자리에 가서 서겠다는 거다. 〈스테이크 한 장〉이나 〈프란시스 스페이트 호〉를 비롯한 많은 작품들에서도 우리는 부조리한 세상과 맨몸으로 맞서는 터프한 작가의 초상을 본다. 세상은 백 년 전보다 더 교활하게 부조리해졌지만, 터프한 작가들은 드물어졌다. 그런 이들이 그리울 때가 있다. 그럴 땐 다시, 잭 런던을 읽는다. : 우리를 구원할 야성의 문장이 여기 있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10년 10월 15일 새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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