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사람의 아주 특별한 동화>에 이은 두번째 이야기. 지금은 없어진 추억의 '소리'를 소재로 가난했지만 따뜻한 옛 삶의 흔적과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엿장수에게 고물을 팔아 얻은 엿을 몰래 먹으려고 하는 동우의 이야기, 똥퍼 아저씨를 놀리다가 골탕을 먹는 철남이의 이야기, 번데기 장수인 아버지를 부끄러워하는 용필이의 이야기, 동네 아가씨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동동구리무 아저씨의 이야기 등 모두 열두 가지 소리에 얽힌 우리네 옛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단순히 과거를 회고하고 미화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가난한 사람들이 살기 힘든 세상이지만, 어려운 사람끼리 서로 어깨를 기대고, 때로 눈물나는 일이 있지만 내일을 향해 나아가는 가족들의 모습은 깊은 감동을 준다.
서서히 잊혀가는 '소리'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진정으로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반추하게 한다. 짤깍거리는 엿장수 가위 소리에서 솟아나는 웃음과 길게 뺀 '똥 퍼' 소리에서 느껴지는 삶의 애환, '뻥'하고 사람을 놀래키는 소리에서 묻어나는 설레임. 소리 속에는 우리의 삶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