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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단발의 어린이가 물가에서 나뭇 가지로 쓰레기를 줍고 있다. 과자 봉지 낚아 올리고 사이다 캔에 나뭇가지 푹 넣어 꺼낸다. 검은 비닐봉지일까 하고 쭈욱 건져 올리는데, 아뿔싸, 그건 물귀신의 머리끝이었다. 물귀신은 어린이를 품에 안고 물귀신들의 마을로 향한다. 그런데 물귀신은 전혀 무섭지 않고 오히려 어린이를 환영하며 마을로 초대한 이유를 밝힌다. 물귀신들은 오염된 물을 깨끗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근래엔 수질 오염이 심각해지고 있어 늘 일손이 부족하다고 한다. 그래서 어린이에게 오늘의 할 일을 도와달라 요청한다.
김동수 작가는 <감기 걸린 날>에서부터 <오늘의 할 일>까지 예측 불가능한 소재에서 시작하는 생태와 환경 이야기를 보여준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생태는 당연히 중요하게 인식해야 하지만 너무 어렵거나 심각하게 여겨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심각하고 우울한 마음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김동수 작가가 그리는 세계는 유머가 가득하다. 슬프지도 괴롭지도 않다. 아기 물귀신들과 산책을 하고 노는 일은 즐거우며 어린이가 기꺼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아기 물귀신들이 성장하여 큰 물귀신이 되면, 또 물을 깨끗하게 정화해 줄 것이다. 그 사이 똑단발의 어린이도 어른이 되어 물귀신과 보낸 시간을 추억하며 자신이 할 일을 즐겁게 할 테다. 김동수 작가가 그리는 그 세계에 초대받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건네는 초대장 같은 그림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