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자화상, 강남"
화초를 키우는 꽃동네, 배나무 과수원골, 도라지 특산지. 이런 곳이 서울에 있었다면 어디가 어울릴까? 정답은 차례로 서초동, 압구정, 도곡동이다. 오늘날 강남을 대표하는 이곳에서 지난 흔적을 찾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이곳은 어쩌다 서울로 들어와 서울을 대표하는 공간이 되었고, 나아가 한국사회를 상징하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을까. 강남이란 말조차 없던 때부터 자칭타칭 서울의 특별구라 불리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강남 개발의 역사가 이야기로 펼쳐진다.
이 책은 도시 계획과 개발의 관점에서 강남을 돌아본다. 허허벌판에 도로가 깔리고 건물이 올라가던 때, 강남과 강북이 연결되며 강북의 돈과 사람이 강남으로 넘어가던 모습, 그리하여 주변의 모든 에너지를 빨아들이는 용광로 같은 강남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켜켜이 쌓인 시간의 지층 속에서 찾아 다시 한 층씩 쌓아가며 복원한다. 꼼꼼히 살피면 지금 그 위에 무엇이 쌓이고 있는지, 다음에 무엇을 더하고 빼야 할지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이 해법은 강남을 욕망하거나 강남에 좌절했던 마음에도 유효할 터, 강남에 비친 대한민국의 자화상을 살펴볼 기회도 되겠다.
- 역사 MD 박태근 (2016.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