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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세 신이 있었다. 가장 강대하고 가장 영광스러운 이들. 낮의 신, 밤의 신, 그리고 황혼과 여명의 신. 또는 빛과 어둠, 그리고 그 사이의 어스름. 아니면 질서와 혼돈, 그리고 균형. 그들 사이에 벌어진 전쟁으로 하나는 죽었고, 하나는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오직 주신(主神) 이템파스만 살아남아 신계와 인간계의 질서를 재편했다. 이템파스에게 반기를 들었던 나머지 신들은 이템파스를 섬기는 아라메리 가문의 노예가 되었고, 이 힘을 바탕으로 아라메리는 세계를 지배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이천 년, 북쪽의 낙후 국가 다르의 지도자이자 모계로 아라메리 혈통인 예이네는 어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세늠 대륙의 중심지 ‘하늘’로 소환된다. 아라메리의 후계 자리를 둘러싼 궁중 암투와 자유를 갈망하는 신들의 계략 속에서, 예이네는 자신의 영혼에 얽힌 비밀과 맞닥뜨리는데…
‘부서진 대지 시리즈’로 휴고상을 3회 수상한 N. K. 제미신의 기념비적인 데뷔작. 신과 인간의 운명을 둘러싼 압도적 스케일의 대서사시를 밀도 높은 세계관과 생생하고 독특한 캐릭터를 바탕으로 그려냈다. <십만 왕국>, <무너진 왕국>, <신들의 왕국>으로 이어지는 작품마다 새로운 캐릭터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며, 그들 각자에게는 맞서 싸워야 할 시련과 과제가 주어진다. 지극히 인간적이면서도 초월적인 신들 그리고 압도적인 권력을 지닌 한 가문이 지배하는 인간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계략과 암투, 사랑의 서사는 시리즈의 종장에 가서 하나로 연결되며 대단원을 마감한다. 이제는 거장이라는 칭호가 어색하지 않을 작가의 떡잎부터 달랐던 데뷔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