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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와 나란히 영국의 주요 추리작가로 손꼽히는 P. D. 제임스의 대표작. 코델리아 그레이는 런던에서 한 사설탐정과 동업 중이었다. 그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코델리아가 탐정사무소 대표직을 맡게 되었을 때, 주변 사람들 모두가 사설탐정은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이니 새 직업을 구하라고 한 마디씩 한다. 그러나 그녀는 강한 신념으로 사무소를 운영하고, 드디어 첫 번째 의뢰가 들어온다. 케임브리지대를 다니던 아들의 갑작스런 자살 원인을 밝혀 달라는 것. 코델리아는 탐정이 여자에게 잘 어울리는 직업임을 보여주겠다고 마음먹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다.
과거 추리소설 속 여성은 남성 주인공을 보조하는 인물로 묘사되어 왔다. 그렇기에 1972년에 출간된 이 책의 주인공 코델리아는 편견을 딛고 실력으로 당당히 범죄에 맞서는 여성 탐정의 모델을 정립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작품 내적으로도 트릭의 독창성, 논리적인 수사 과정과 치밀한 두뇌 싸움 등 정통 추리소설로서의 완성도가 높아 '미국 추리작가협회 최고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유려한 문체로 이어지는 섬세한 분위기 묘사 또한 아름다워 ‘천상의 필력(런던 타임스)’라는 찬사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다. 정말이지 우아한 추리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