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책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
이제 책을 뱉어내는 지경에 이른 내 책장은 가족의 눈치를 보게 만드는 골칫거리이지만 여전히 남의 책장 구경은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일들 중 하나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책을 어떤 모습으로 쌓아가며, 책과 어떻게 관계 맺으며 살고 있나. 이것은 들여다볼수록 더 많은 이야기가 샘솟는 질문이라 지인들의 집들이에서 결국 발이 오래 머무르는 곳은 당연히 서가 앞이다.
이 책은 앉은 자리에서 바로 시작되는 집들이다. 책에 소개된 서른두 개의 서재는 작가, 서점 주인, 미술가, 디자이너 등 예술가들의 공간인데 책에 살짝(보다 조금 더) 미쳐있다는 공통점을 가진 이들답게 볼 거리와 읽을거리가 충만하다. 가지각색으로 아름다운 서재의 사진과 이 서재들을 가득 채운 책을 모으고 정리하고 읽고 사랑하는 이야기들. 책을 사랑하는 이라면 누구든 황홀해 마지않을 구성 아닌가. 커다란 판형과 고품질의 인쇄는 사진의 현장감을 더 높이기까지 해서, 책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동안만큼은 마치 여행을 하는 것 같은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인문 MD 김경영 (2022.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