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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등
1998년 눈이 퍼붓던 겨울 어느 밤, 한국 재계 2위인 대성그룹의 젊은 회장 노상규가 사옥 옥상에서 투신자살을 기도한다. 같은 시각 강원도 외진 곳에서 한 사내가 뒷산 참나무에 기대 동사한 채 발견된다. 신문사 기자인 서재희는, 대성그룹 노상규 회장의 자살 기도을 낙종한 탓에 데스크 오부장의 질책을 받다가, 오빠 서영우의 사망 소식을 접하게 된다. 재희는 오빠 서영우가 동사했다는 소식에 강원도로 향하지만, 이미 시신은 장기 이식을 위해 병원으로 옮겨진 후였다. 오빠 서영우가 이미 생전에 각막을 누군가에 기증하기로 했으며, 그 수혜자가 민혜주란 사실을 접한 재희는 경악한다. 민혜주는 대성그룹 노상규의 아내이며, 오빠 서영우의 인생을 질곡으로 몰아놓은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차디찬 서영우의 주검 앞에서 재희는 민혜주와 서영우의 질긴 그 인연의 시작을 떠올린다.
1983년 봄. 당시 고교 3년생이던 서영우는 동급생 노상규의 강권에 끌려 종로 3가 뒷골목 어디쯤의 방석집에 가게 된다. 생전 처음 여자를 안을 기회를 갖게 되지만, 영우는 어느 후미진 방안에서 기모노 차림의 한 소녀와 막닥뜨리게 되고, 얼떨결에 도망쳐 나오고 만다. 그 날 밤, 영우는 집에 돌아오던 길에 군인들의 차량을 보게 되고 불길한 느낌을 갖는다. 투옥 중이던 영우의 아버지가 폭압적 정권에 의해 갑작스런 사형집행을 당하고 그 시신이 집에 도착한 것. 아버지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지만 영우에겐 지울 수 없는 빨갱이의 자식이라는 그늘을 드리우게 된다. 그 무렵 영우는 민혜주와 다시 재회한다. 종군위안부 출신의 어머니를 둔 민혜주. 일본에서 막 건너와 전학을 온 그녀. 영우는 이 수수께기 같은 민혜주에게 강한 운명을 예감케 된다.
그런 둘 사이에 끼어든 노상규. 고교 이사장의 아들이며 황태자처럼 군림하던 상규. 그 역시 혜주에게 관심을 갖고 접근하게 된다. 하지만 혜주는 상규의 일직선으로 다가오는 독선적인 노상규에게 강한 거부감을 보인다. 상규는 영우가 혜주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영우를 강압, 연애편지를 대필시킨다. 수업시간 중에 혜주는 그 편지를 선생에게 들키고 만다. 게다가 엄마가 종군위안부라는 급우들의 희롱에 당황하는 혜주를 위해 영우가 대신 나서 주먹을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은 혜주와 영우는 급속도로 가까워지는 계기가 된다. 그러나 이들의 달콤한 시간은 그리 오래 가지 못한다. 일본군의 만행으로 인해 정신을 피폐한 혜주의 친모 서산댁은 남자에 대한 병적인 혐오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 때문에 혜주와 영우의 풋사랑에 그녀는 분노한다. 결국 서산댁은 혜주를 데리고 황급히 영우의 집을 떠나게 되고 그것이 혜주와 영우의 이별이 된다.
1990년대 초반. 영우는 반 정부 시위진압을 하는 경찰이 된다. 아버지로 인해 새겨진 빨갱이의 낙인을 지우기 위해 그는 경찰의 길을 택한 것. 하지만 연행해 조사하던 학생이 취조 도중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자, 영우는 고문수사의 책임을 홀로 뒤집어쓰고 구속된다. 막 신문사 신입 기자가 된 재희는 대성그룹 후계자로 성장한 노상규에게 영우의 석방을 부탁하게 되고, 당시 정권 실세 였던 노상규의 백부의 힘을 얻어 영우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 출소하게 된다. 그러나 서영우는 노상규와 재회한 자리에서, 노상규의 옆에 서 있는 민혜주를 발견하고, 그녀는 이미 상규의 약혼자가 돼있음을 알게된다. 세월이 흘렀고 서로의 위치가 바뀌었지만, 영우는 여전히 혜주를 사랑하고 있다. 영우는 자신의 교복단추를 사랑의 증표로 간직한 채 이별했던 혜주를 떠올린다.
실망스럽게 발길을 돌린 영우 앞에 느닷없이 달려온 혜주. 그녀는 몸은 상규 옆에 있지만 마음은 여전히 영우에게 있음을 알리려는 듯, 여전히 영우의 교복단추를 간직 한 것을 보며 혜주 역시 자신과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확인한다. 다시 만난 그들은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되고 하룻밤을 함께 보낸다. 혜주는 영우로 인한 혼란스러움에 답을 찾는 여행이었지만 영우는 '혜주를 행복하게 해줄 사람은 노상규'라는 말로 둘 사이를 단정 짓는다. 실망한 혜주는 그녀를 찾으러 내려온 노상규의 차에 동승하게 된다. 한편 영우는 혼수상태에 빠졌던 학생이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숨지자 다시 쫓기는 처지가 되는데...\
* 감독 배우 인터뷰(18:05)
감독 배우 코멘터리
* 삭제 장면(04:45)
- 제희의 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