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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노멀'을 주제로 한 배명훈의 소설 속 문장. "제 1자 세계대전을 기준으로 19세기와 20세기를 구분하는 사람은 많아도, 갇은 시기에 유행한 스베인 독감이 20세기의 문을 열었다고 주장하는 역사학자는 거의 없지 않은가."(149쪽, 인용구는 오자가 아니다) COVID-19 이전의 세상은 다시 오지 않는다는 기사를 자주 접하면서 우리는 '뉴 노멀' 이후의 삶이 얼마나 다를지 막연하게 짐작만 할 뿐이다. 배명훈의 소설 속 2113년의 세계, 거센소리며 된소리가 사라진 2113년의 한국어로 쓰인 소설은 '나·랏:말ㅆㆍ미'와 같은 중세국어를 읽을 때처럼 적잖이 당혹스럽다. 하지만 그들의 눈엔 아무렇지도 않게 침을 뱉으며 경기와 공연을 하는 야구 경기와 뮤지컬의 한 장면이, 술잔을 돌리며 비말을 섞어 마시던 21세기의 술자리의 풍경이 더욱 노멀하지 않게 느껴질 것임을 생각하게 되면, 팬데믹 이후 우리의 '뉴 노멀'이 어떤 모습일 수도 있는지 감각적으로 체험하게 된다.
소설가와 예언가는 결코 같지 않으므로, 소설이 그려내는 미래가 곧 우리의 미래라고 결코 단정할 수 없지만, 여기 조심스럽게 팬데믹을 소설적으로 상상해 낸 여섯 작가가 있다. 멸망Apocalypse, 전염Contagion, 뉴 노멀New Normal 챕터에 김초엽, 듀나, 정소연, 김이환, 배명훈, 이종산이 참여해 SF 앤솔러지를 엮었다. 앞으로의 세상이 어떤 모습일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여전히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며 끝내 서로에게 희망의 손을 내밀 신인류를 위해 이야기가 존재한다. 올 연말까지 도서 판매 수익금 5%가 어린이를 위한 코로나19 지원 사업에 후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