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것들과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해"
기후위기에 관한 가장 좌절스러운 점은, 사실 좀체 안 와닿는다는 것이 아닐까. 숫자도(매년 멸종되는 동물의 수, 상승하는 해수면의 높이...), 언어도 ('지구 온난화', '해수 산성화'...) 머릿속 지식의 영역에서는 한자리 차지한 지 오래지만 일상의 영역으로 넘어오기엔 여전히 낯설고 멀다. 기후위기에 대해 설명할 때마다 마치 고무장갑을 끼고 촉감을 느끼려 하는 행위처럼 느껴진다.
이 책이 특별한 것은 과학의 언어를 이야기의 언어로 바꾸어 들려주기 때문이다. 아이슬란드의 특별한 풍광, 오래된 신화, 개인적 경험, 가족이 겪은 일화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해 저자는 우리가 처한 현실을 우리 눈앞에 데려놓는다. 생각해 보면 신비롭게 이어져가는 시간과 알고 보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대자연과 작은 생명체들, 그리고 그 끝에 종말을 향해가는 지구가 있다. 이 책이 풀어놓는 이야기가 우리의 현실을 조금 더 현실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 사회과학 MD 김경영 (2020.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