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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과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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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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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우리가 느낀 사랑의 기분"
"소설은 누군가가 누군가를 만나 어떠한 사건을 겪고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맞이하는 것입니다"(<데이 포 나이트> 中)라는 문장처럼, 김봉곤의 사람들은 누군가를 만나고, 그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맞이한다. 그 시절의 그 기분은 돌아올 수 없고 나 역시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는 애틋한 쓸쓸함, 김봉곤의 소설은 그 시절의 사랑의 기분의 그 구체적인 울렁거림을 섬세한 문장으로 응시한다.

종로의 '빠이롯드만년필' 전광판을 지나 마주치는 아트시네마와 카페 뎀셀브즈 3층이라는 구체적인 장소. 구어와 메신저로 나누던, 이모티콘까지 정확하게 재현하는 사랑의 대화. 그 순간의 날씨와 노래들을 소설은 정확하게 묘사한다. "늦겨울 혹은 초봄의 바람, 고개를 돌려 가볍게 오르내리는 하늘색 커튼 사이로 그의 모습이 사라졌다 다시 보였을 때" (<나의 여름 사람에게> 中)의 기분. "여름 안에서, 나 없이 당신에게 내가 모르는 일이 생기는 게 싫다고" (같은 소설) 애가 탔던 마음. "너무 많은 곳에서 사랑을 발견하고 느껴버리는 헤픈 나"(<데이 포 나이트> 中), "어째서 사랑받는 사람이 계속 사랑받는 것 같을까? 왜 그런 사람은 정해져 있는 것 같을까? (<마이 리틀 러버> 中) 같은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순간들.

'내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익명의 공간' (<마이 리틀 러버> 中)이 나를 더 편하게 만든다고 생각하던, '디나이얼'이던 내가 그 시절을 거쳐 결국 다다른 곳이 이 정확한 솔직함이라는 지점을 생각해본다. 소설의 안과 밖을 자유롭게 오가는, 소설의 서술자인 소설가 '곤'은 <그런 생활>에서 자신의 소설을 통해 자신이 퀴어인 걸 알게 된 엄마에 관해 이렇게 말한다. "난 근데 엄마한테 나는 전혀 부끄럽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이게 수치스러운 게 아니라는 걸 사람들한테 말하는 일이라고 말했어". 시인 박준은 이 소설을 추천하며 "김봉곤의 소설은 왜 이렇게나 아름다울까."라고 이야기했다. "오해나 착각으로 가득하더라도 상관없다고"(<나의 여름 사람에게> 中) 다시 사랑하는 용기가, 내가 하는 사랑은 그런 사랑이며 내가 하는 생활은 '그런 생활'이 맞다고 드러내는 용기가 새로운 계절을 맞이한다. 김봉곤을 '실-감'할 때다.
- 소설 MD 김효선 (2020.05.04)
출판사 제공 카드리뷰
출판사 제공 카드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