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예술, 예술가의 과학"
프롤로그에서 유지원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내게는 '융합'이니 '과학과 예술의 만남'이니 하는 구호가 새삼스럽다. 애초에 그리 뚜렷이 구분되어 보이지 않아서다." 그의 말처럼 물리학자 김상욱과 타이포그래퍼 유지원은 예술과 과학의 두 영역을 마치 경계가 없는 듯 범위 넓게 오간다. 과학자에게서 듣는 예술의 이야기와 예술가에게서 듣는 법칙에 대한 분석이 기대보다 더 자연스럽다.
이야기, 소통, 유머, 편지, 시 등 26개의 주제에 대해 과학자와 예술가가 과학과 예술의 관점으로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그 이야기들은 서로 얽히고설켜 낯선 생각을 만들어내고 기존의 생각을 확장시킨다. 서로 다른 분야가 소통할 때 창의력이 피어난다고들 한다. 흔한 말이고, 모두 알고는 있다. 그러나 무작정 뻣뻣한 만남을 한다고 해서 창의력이 샘솟진 않는다. 어색함 없는 조화를 위해선 다른 영역에서 뛰노는 것이 두렵지 않을 만큼의 이해가 필요하다. 그 정도는 문제가 아니라는 듯, 이 두 과학자와 예술가가 적극적이고 다정한 만남으로 근사한 그림을 만들어냈다.
- 과학 MD 김경영 (2020.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