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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소설가 이주란의 두번째 소설집. 마치 연작처럼 보이는 아홉 편의 소설에는 현재를 견디기 어려워하는, 대체로 비슷한 결을 지닌 인물이 등장한다. 아픈 어머니는 잠시 일을 쉬고 있고, 나는 학원 대신 작은 서점에서 일을 시작했다. 언니는 세상을 떠났고, 돌봐야 할 조카는 아직 어리다. (<한 사람을 위한 마음> 中) 언니가 왜 세상을 떠나게 되었는지, 왜 돈을 더 벌 수 있는 일을 내 마음이 더는 견디지 못하는지, 구체적인 어려움에 대해서는 묘사하지 않는다. 소설은 그저 과정에 놓인 자신의 일상을 수수하게 털어놓는다. 장을 보고 농담을 하며 나아가는 하루하루. "자신 없으면 자신 없다고 말하고 가끔 넘어지면서 살고 싶다"라고, "정말 미안할 때만 미안하다고 말하고 살 것이다"라고 다짐하는 소박한 사람들. 사철나무며 참새를 바라보며 걷는 봄 출근길의 마음을 짐작하며 꼭 소설 속 사람들처럼 어떤 다짐들을 되새기게 된다.
소설가 박상영은 "함부로 무엇을 알고 있다고 단정하지 않고, 한 발짝 물러서서 고통을 그저 바라볼 줄 아는 이주란의 소설을 나는 사랑한다."라고 말하며 이주란의 소설을 추천했다. 세계가 만약 1. 나 자신이 뚱뚱하다고 말할 때 그런 나를 위로하기 위해 "아니라고, 괜찮다고, 팔십 킬로그램은 넘고 이야기하자고" 말하며 저도 모르게 위계를 구분하는 이들과 (<멀리 떨어진 곳의 이야기>) 2. (아마도 세입자일) 각자의 작은 집에 모여 자신이 꾼 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작은 모임을 하는 동안, 집주인이 소음으로 이웃과 고초를 겪지 않도록 "판단해서도 안 되고, 크게 떠들어서도 안 돼요!" (<일상생활>)라고 말하는 이들로 이루어져 있다면, 나는 후자처럼 말하는, 판단하지 않고 크게 떠들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이주란의 소설을 좋아한다. 그리고 이주란의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