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 년 전 법으로부터 길어올린 물음"
<라틴어 수업> 저자 한동일이 이번엔 로마법으로 명강의를 이어간다. 로마법이라는 딱딱하고 냉철해 보이는 주제 앞에서 수강을 망설일 필요는 없다. 한동일 교수는 2천 년 전의 법이라는 렌즈를 장착하고 지금 우리 사회를 본다. "내 삶과 마음을 건드리지 못하는 공부는 금방 잊히며 결국 아무 데도 써먹지 못한다"는 그의 말처럼, 책의 내용은 연신 마음을 두드린다.
노예를 다루던 시민법을 설명하며 오늘날의 "당신은 자유인인가 노예인가"를 묻고, 로마의 결혼법을 말하면서는 "우리 사회는 결혼이 고통이라고 생각하는 청년들에게 어떤 경제적,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고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 시민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것들을 정해둔 로마법은 오늘날 우리가 인간답게 살고 있는지를 돌아보는 데에도 여전히 유효한 기준이 된다. 먼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책은 결국 하나의 문장을 남긴다. "우리가 인간이라는 것을 기억합시다."
- 인문 MD 김경영 (2019.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