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도시의 말을 듣는 법"
도시는 사람이 모여 생겼고 지금도 사람이 끊임없이 오가기에 도시로 남아 있다. 도시는 늘 열려 있지만 그곳을 처음 찾는 이들에게는 차갑고 낯선 곳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그곳을 찾는다. 자신과 비슷한 마음으로 그곳을 찾았던 사람들의 흔적과 기억을 마주하기 위해서 혹은 언젠가 그곳을 찾을 이들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어서.
유시민 작가는 도시가 전하는 말을 알아들으려 애쓴다. 오늘의 도시가 직접 전하는 말뿐 아니라 도시의 시간과 배경에 담긴 작고 희미한 이야기까지 마주하려 노력한다. 도시의 텍스트를 온전하게 마주하려 책과 자료를 뒤졌고, 그 위에 자신의 감흥을 더하려 도시의 분위기를 만끽했다. 도시의 목소리가 들리려는 즈음 아테네에서 시작해 로마와 이스탄불을 거쳐 파리에 닿은 그의 첫 번째 여행은 막을 내린다. 다행히 빈, 프라하, 부다페스트, 드레스덴으로 곧장 이어진다니 아쉬움보다는 기대가 커진다. '인생은 너무 짧은 여행'이라지만, 이 여행은 길고 길게 이어지길 바랄 따름이다.
- 인문 MD 박태근 (2019.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