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조남주의 '멋진 신세계'"
기업의 인수로 탄생한 기묘한 도시국가와 그 안에 위치한 퇴락한 맨션이 있다. 국가는 오직 두 분류의 사람만 사람으로 대한다. 안전하고 부유하고 높은 삶의 질을 보장받은, 전문 능력이 있는 주민권 보유자. 2년 간만 머무를 수 있는, 힘들고 보수가 적은 일에 종사하는 체류권 보유자. 그리고 그 바깥에 '사하'가 있다.
본국에서 살인을 저지른 도경과 그의 누나 진경은 '사하맨션'으로 도피했다. 도경과 사랑에 빠진 타운 주민 '수'가 시신으로 발견되고, 도경이 사라졌다. 타운은 왜 존재하는 걸까. 소외와 배제, 고립과 단절. 발전과 성장 바깥에서, '사하'가 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 거부당한 사람들의 스산한 미래가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이야기라고 안심할 수 있을까. 참혹하고 아름다운 상상으로, 성원권 바깥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듣는다. <82년생 김지영> 조남주가 상상한 '멋진 신세계'.
- 소설 MD 김효선 (2019.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