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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를 꿈꾸며 세상에 없는 퀴어영화를 만들려다 실패한 '나'는 '동양의 찰스 와이드먼'을 꿈꾸며 현대무용에 투신했으나 당연히 실패한 '왕샤'와 만났다. 자이툰 부대 막사에서 '왕샤'가 뿌리던 샤넬 향수 때문에 나는 그를 왕샤라고 부르고 있다. 자이툰 부대에서 키스를 한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지나가버린 이야기. 밤새 어울려 노래방에서 춤을 추며 '픽미'를 부르고, 마이크를 훔쳐 달아나는 난장 사이 두 사람이 서로를 생각하던 순간이, 지금과는 다른 꿈을 꾸던 순간이 겹쳐진다. "성매매 안 했다고 이리 푸대접을 한단 말이야? 이성애자들 진짜 안 되겠네. 다 죽여버려." 같은 농담이 섞여 슬픔은 알아챌 새도 없이 저 아래에 축적된다.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中)
2018년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박상영의 첫 소설집. "우리는 세상의 작은 점조차 되지 못했다!"를 당당하게 외치는 인물들이, 사랑하고, 실패하고, 망하고 만다. 인스타그램과 유명세와 나의 예술가 자아와 대상화와 소비 같은 것들. 주인공이 되지 못한 사람들은 자신이 이 세상의 주인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농담하고 욕망한다. 이기호가 "생래적 유머리스트의 출현"이라고 반기고, 정이현이 "박상영의 소설은 그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낸다."고 평한 젊은 소설가의 빛나는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