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란 무엇인가? 재미난 이야기다!"
역사 연구자이자 역사교수이면서도 다른 역사학자를 만나면 재미난 이야기를 하나 해달라고 조르는 사람이 있다. 알려지지 않은 사료나 새로운 역사연구의 방향이 아니라, 정말 재미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마음에 공감이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역사를 이렇게 다뤄도 되나 싶은 생각도 든다. 물론 이 사람은 당연히 그래도 되고, 그래야 한다고 말할 게 분명하다. 그에게 역사란 재미난 이야기이며, 그가 꿈꾸는 역사는 재미난 이야기로서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발품을 팔며 수집한 역사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며 이야기꾼을 자처하는 주인공은 로마사 연구자 정기문 교수다. 그는 이야기 자체도 재미나지만, 이 이야기가 재미난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도 못지 않은 재미라고 말한다. 이렇게 엉뚱한 이야기가 지금까지 전해진 이유는 무엇인지, 왜 그때는 이상하다고 여겨지지 않았는데 오늘날에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가끔은 이 이야기가 왜 재미난지 도무지 이유를 알 수 없는 경우까지. 이야기를 파헤치다 보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건과 인물이 나오고, 애써 보려 해도 보이지 않던 시대가 드러나고, 결국 이야기에 비친 오늘과 내가 보이기 시작한다. 맞다. 역사란 이렇게 재미난 것이었다!
- 역사 MD 박태근 (2018.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