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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육아의 사회학 - 스스로 ‘정상, 평균, 보통’이라 여기는 대한민국 부모에게 던지는 불편한 메시지
결혼, 출산, 육아는 온전히 각자의 일이자 오롯이 모두의 일이라는 점에서 풀어내기 쉽지 않은 주제다. 열한 살 딸과 여섯 살 아들을 기르는 사회학자 오찬호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저런 문제 상황을 관찰하고 구조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나름의 탈출구를 발견한다고 해도, 그러는 당신은 얼마나 다르게 키우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형편인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굳이 <결혼과 육아의 사회학>이라는 책을 펴낸 까닭은 무엇일까.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어쩔 수 없음’이 야기한 의도치 않은 결과"와 "‘치열함’ 속에 감춰진 우스꽝스러운 순간들을 나열”하며 왜 각자의 고민과 최선이 모두의 행복과 여유로 귀결되지 않는지 되묻고, “사회문제로서의 육아를 이해해도 개인은 이를 거부하는 실천을 하기가 어려”운 까닭을 짚어간다. 이쯤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서로를 격려하고 마무리해도 좋으련만, ‘사회학자’ 오찬호는 한 걸음 더 나아갈 수밖에 없다.
모두의 각자도생이 모두의 불안함과 억울함으로 이어지고, 서로가 피해자이면서도 다른 피해자를 모른 척하며 또 다른 가해자가 되는 악순환에서 벗어날 방법은 무엇일까? 부모의 '자녀소유'에서 벗어나 부모와 자녀가 온전한 시민으로, 사회의 '자녀보호'를 바탕으로 이 관계에 포함되지 않는 사회 구성원들도 변화에 동참할 때만이, 이 끝없는 모순에서 벗어나 모두의 '정직한 독립'에 이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