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급 대마법사로 회귀 001화

0000

제1화



프롤로그



누군가의 저주, 잘못 또는 농간으로 잘못된 길을 걸어왔다면 어떤 기분일까.

지옥 같은 삶을 벗어나 자신의 진정한 힘을 찾는다면, 어떤 느낌일까.

고통받아왔던 인생, 잘 풀리지 않는 일, 가족과 주변인의 멸시, 무시, 모욕…….


이 모든 것이, 그저 찰나의 잘못 때문에 생긴 일이라면?

그렇다면,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여기, 그런 삶을 살아온 청년이 있다.

따질 수조차 없는 비틀린 삶을 살아온 청년은, 다시 위대한 길을 걷는 선택을 했다.

1화 – 마나 없는 마법사



#1


“이 새끼 마나 없는 마법사라며?”

“마나가 없는데 어떻게 마법사야, 멍청아.”

“아, 그것도 그러네. 혹시 모르지, 이놈까지 전장에 있었다면 우리가 졌을지도.”


이게 무슨 개소리야.

로렌스는 갑자기 들이닥친 이들에게 제압당해,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들었다.

로렌스 몬테메르.

위대한 마법 명가의 막내이자 환생한 자.


대한민국에서 300만이 넘는, 3D펜으로 제작 영상을 올렸던 유튜버.

그 찬란하고 탄탄대로였던 자는, 이렇게 추락하고 말았다.


“그게, 무슨 개소리야 이 새끼들아!”

“너네 엄마랑 아빠랑 가족들, 다 뒈졌다고 병신아. 찾느라 애 좀 먹었다.”


그 어디에도 5,700자 이상의 댓글을 남긴 적이 없으며, 게임도 온라인 게임만 했다.

소설책도 딱히 읽은 적도 없는, 진짜 평범한 사람이었는데.

환생해 버렸다. 그것도 생판 모르는 판타지 세계로.


여기까지는 그러려니 했다.

아니, 오히려 좋았지.

무려 마법의 명가(名家)라고 불리는 몬테메르에서 태어났으니.

하지만, 그곳에서부터 지옥이 시작되었을 줄이야.


“네가 마지막 생존자거든? 그러니까 아는 정보 있으면 다 불어라.”

“미친 새끼들아…… 내 꼴이 어떤지 알면서 그걸 물어보냐?”

“흐흐, 좀 아프다 보면 기억나지 않을까?”


누구보다 위대한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어야 했을 명가의 자식.

하지만 로렌스는 지구인의 몸을 그대로 가지고 태어났다.

판타지의 필수, 마나를 쓸 수 없는 몸으로 태어난 것.

그래, 그는 마나 로드가 없는 인간이었다.


300만 유튜버이자 장인, 금손이라고 불렸던 사람은 없었다.

마법도 쓰지 못하는 불량품만 존재했을 뿐.

서자, 그리고 불량품.

그에게 닥친 삶은, 그 어떤 지옥보다도 험난했다.


“끄아아아아아악-! 모른다고! 이 개 같은 놈들아아아악!”

“유산의 존재를 몰라? 미리 빼돌린 거 아니야?”

“X발놈아! 그걸 알았으면 내가 이러고 있겠냐!”


그런데, 가문이 멸문했단다.

어떻게, 왜 멸문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로렌스는 지금, 몇 년 동안 외진 곳에서 연구만을 거듭하고 있었으니.


아티팩트.

현재는 그 누구도 제작할 수 없는 무구이자, 숱한 연구가들이 뛰어들어 복원하고자 하는 기술.

무언가를 그려 넣고 새기고 만드는 데 정통한 로렌스는 아티팩트 제작 기술이야말로 그가 사람답게 살아갈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성과는 없었지만.

어차피 죽은 목숨, 로렌스는 마지막까지 그 억울함을 토로했다.


“보아 하니까 아티팩트 연구를 계속 했었네? 그런데 모른다고? 이걸 우리가 믿어야 하냐?”

“내가 성공했으면 여기 있었겠냐, 이 멍청한 새끼들아!? 그냥 빨리 죽여!”

“하긴, 그것도 맞는 말이네.”


무수히 많은 마법진을 연구한 책.

아티팩트를 만들기 위한 시도가 고스란히 담긴 잡동사니들.

심지어 로렌스는 보석에 정밀하게 마법진을 새겨넣을 수 있을 정도까지 훈련하고 몰두했다.

하지만, 그가 소리친 대로 단 한 번의 성공도 존재하지 않았으니.


마나 로드 없이 태어난 것도 서러워 죽겠는데, 아티팩트 연구도 실패했다.

이름뿐인 아니 남보다 못했던 가족들을 피해 외롭게 지냈는데 끝까지 피해만 끼치고 간다.

억울했다.

왜 자신은, 이렇게 죽어야 하는가.


“이건 가는 길에 선물로 주마.”

“…….”


이젠 몸 전체에 얼얼한 감각밖에 남지 않았다.

짧은 시간에 끔찍한 고문을 당한 로렌스.

흐릿한 시선, 가물가물한 의식을 뚫고 들어오는 이질적인 무언가.


푸우우욱-!

섬뜩한 소리가 심장에서 울렸다.

모든 감각이 사라진 후에도 불로 지진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비명조차 나오지 않는, 생명선의 끝자락을 붙잡고 있는 로렌스.


“가자.”

“몬테메르는 이걸로 끝인가?”

“예. 이젠 다른 ■■■들만 처리하면 됩니다.”

“…….”


희미해지는 의식 속.

로렌스는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을 들으며, 까무룩 의식을 잃었다.

심장이 뛰지 않고, 마지막 남은 의식이 가라앉을 때.


[찾았다.]


그의 심장에서 소리가 들렸다.



#2


죽은 걸까.

환생도 했는데, 사후세계도 있을 법하지.

로렌스는 억울했던 지난 날을 생각하며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것도 없는 곳처럼 생각했지만, 아니.

무언가가 있었다.

아주 거대하고, 신비롭고,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무언가.

로렌스는 고개를 들어, 어둠 속에 감싸인 생명체를 느끼고, 보았다.


[불쌍한지고.]

“당신은, 누구십니까?”


우르릉, 마치 공간이 말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목소리에 로렌스는 물었다.

당신은 누구고, 나는 어떻게 되는 것이며, 이 억울한 삶을 어떻게 알았냐는 듯이.

목소리는 잘게 떨렸다.

본능에서 기인한 두려움 때문인지, 그간 보냈던 삶에 관한 억울함인지 알 수 없는 떨림이었다.


금빛 안광이 눈부시게 빛났다.

덕분에 드러난 것은, 이 공간을 가득 채우는 덩치와 비늘이었다.

그래, 정말 위대한 생명체였다.

그르르르, 다시 공간이 떨리고 목소리가 들렸다.


[누군가의 농간인지, 운명의 장난인지 모를 비틀림이 그대 안에 있었도다. 본디 그대는, 우리의 진전을 이었어야 할 상속인이었어야 한다.]


듣고 놀랄 정도의 말을 쏟아내는 위대한 생명체.

로렌스는 깜짝 놀라 다시 물었다.


“제가 억울한 삶을 살았다는 겁니까?”

[그래. 우리가 그대를 부른 까닭은, 그대가 우리의 권능을 이어받을 자격이 되었기에 행했던 일. 손끝에서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장인, 그대는 위대한 생명체의 권능인 ‘아티팩트 창조’의 힘을 이어받을 재목이었다.]

“하…….”


그러니까, 마나 로드가 없이 태어난 것도 다 의도한 것이었다는 건가.

절로 두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누군가의 농간으로 이 지경이 됐다고 생각하니, 억울함 대신 분노가 몰려왔으니.


[그대, 진정한 길을 걸어 비틀린 길을 다시 바로 잡으라. 다시 한 번 살아갈 기회를 주겠다.]

“정말입니까? 정말 되살아날 수 있는 겁니까!?”

[그렇다. 오랜 시간 그대를 찾아다녔다. 이윽고 우리의 유산이 네게 닿았으니, 그대는 이제부터 새로운 삶을 살리라.]


많은 것들이 떠올랐다.

억울했던 삶을 청산하고 다시 살아갈 수 있다는 말에, 로렌스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환희, 그리고 설움.

그의 눈시울이 붉어지며, 코가 먹먹해졌다.


“저는…….”

[그간, 고생 많았노라. 우리의 후계자여.]


그 말이 기폭제가 되어, 로렌스는 한참동안이나 엉엉 울었다.

단 한 번도 다른 사람 앞에서 울어본 적 없던 청년이, 그간의 설움을 목놓아 터뜨려 버린 것.

위대한 생명체는 그의 울음을 잠자코 듣고만 있었다.

타인에 의해 가시밭길을 걸어갔던 청년의 고통을 깊이 공감했기에.


[이젠 괜찮아졌구나. 슬픔을 토해내는 것은, 필요한 일이지.]

“……죄송합니다.”


아버지처럼 자상한 목소리.

몬테메르 가문의 아버지는 그렇지 않았기에, 더욱 마음이 따스해져 왔다.

그르르르.

드래곤은 웃음을 짓는 것처럼 목울대를 움직이고는 말했다.


[준비가 되었다. 우리는 계약을 할 것이며, 영혼을 걸고 하는 계약일진저.]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는 겁니까?”

[그렇다. 못다 한 뜻을 이루고 싶지 않은가? 너를 죽인 자들에게, 복수하고 싶지 않은가? 너를 쓰레기 취급한 가문 사람들에게 네 가치를 증명하는 것은 어떤가.]

“……좋습니다.”


로렌스는 스쳐 지나가는 과거를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과거의 기억을 가지고 다시 돌아가는 것만큼 큰 축복이 없지.

보여주고 싶었다.

복수하고 싶었다.

마법의 명가인 몬테메르를 넘어 선, 자신만의 가문을 만들고 싶었다.


드래곤은 다시 웃었다.

그리고는, 부드러우나 힘 있는 목소리로 선포했다.


[여기 위대한 드래곤 로드가 선언하고 영혼의 바다에 맹세한다. 그대의 몸은 무구의 창고가 되고, 그대의 손끝은 신화를 창조하리니. 위대한 종족의 진정한 후계자가 탄생했노라.]


쿠르르르르르-!

거대한 날개가 펼쳐진다.

위대한 종족의 포효가 울려 퍼졌다.


[오직 그대만이 위대한 종족의 유산을 다시 창조하는 마법사가 될 것이다!]


어둠을 환하게 비추는 거대한 빛이 눈부시게 빛났다.

마치, 지금까지의 인생을 거두듯.

그렇게, 로렌스는 까무룩 의식을 잃었다.



#3


햇살이 비추는 방.

새가 지저귀는 소리에 로렌스는 자연스럽게 눈을 떴다.

외진 곳에서 생활했을 때 썼던 딱딱한 침대가 아닌 나름 부드러운 이불에 푹신한 매트릭스가 느껴졌다.


스르륵, 몸을 일으킨 로렌스가 조심스럽게 몸을 움직여 보았다.

장성한 때와는 달리 자그마한 손과 발 그리고 체구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는 조심스럽게 목소리를 내 보았다.


“돌아왔다. 진짜.”


명가라고 하기엔 초라한 방.

멸시와 핍박받았던 어린 나이의 로렌스로 돌아온 것.

지금이 어느 시기인지 가늠하고 있을 때, 메시지와 함께 목소리가 들렸다.


[안녕하십니까. 아티팩터. 좋은 아침입니다.]


“뭐야, 이런 것도 생겼네?”


[지금부터 그대를 보조하게 될 드래곤 로드의 가디언입니다. 편한 대로 불러 주시길.]


“이것도…… 본래 내가 가졌어야 할 능력인가?”


[그렇습니다. 누군가의 개입으로 인해 아티팩터는 비틀린 운명 속에 살고 계셨습니다.]


빌어먹을.

로렌스는 누가 그랬는지 꼭 얼굴을 보고 싶었다.

그리고 따져 묻든, 싸워서 이기든, 반드시 책임을 물으리라 다짐했다.


[계약을 이행합니다. 그대는 위대한 드래곤들이 남긴 유산을 찾고, 이 세계를 지키는 수호자로 거듭날 것입니다.]
[그를 위해, 그대에게 권능이 부여됩니다. 바로 아티팩트를 제작하고 이식하는 권능입니다.]
[마나 로드가 없는 육체에 아티팩트를 ‘이식’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

로렌스는 벅차오르는 가슴을 주체하기 위해, 연거푸 심호흡했다.

메시지는 계속 이어졌다.


[그대는 1서클부터 9서클, 나아가 전설과 신화에 나오는 아티팩트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그대는 장인이자, 손끝으로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자입니다.]
[신화에서나 볼 법한 대마법사로 거듭나시길.]


그래.

로렌스는 본래 그런 삶을 살았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만들어 내는 삶.

지구에서 그는, 그런 삶을 살았었다.


장인이라고 불렸던 사람.

펜 하나로 300만이 넘는 구독자를 모은, 제작의 신.

로렌스는 그 감각을 떠올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지금부터 튜토리얼을 시작합니다.]


“일단, 오늘이 어떤 날인지부터 알아야겠어.”


로렌스는 메시지를 찬찬히 읽으며 두 손을 바라봤다.

아직도 몸뚱이엔 별다른 변화가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 찬란했던 시절로 다시 돌아온 것만 해도 기뻤다.

그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빼앗겼던 것들을 모두 찾고, 본래 가졌어야 할 것들을 가지리라.

그리고 자신을 죽인 놈들에게도 복수해야겠지.

비틀렸던 운명이, 다시 돌아왔다.


마법 명가, 몬테메르의 아침이었다.

신화급 대마법사로 회귀


지은이 : 우림

제작일 : 2024.03.07

발행인 : (주)고렘팩토리

편집인 : 한서진

표지 : 알터

주소 : 서울특별시 은평구 수색로 191, 502호(증산동, 두빌)

전자우편 : golem8182@gmail.com

※ 본 작품은 (주)고렘팩토리가 저작권자의 계약에 따라 발행한 것으로,

본사와 저자의 허락 없이는 어떠한 형태나 수단으로도 내용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무단전재 또는 무단복제 할 경우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ISBN : 979-11-405-2509-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