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하울링 00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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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화



첫 경험



경험은 가장 귀중한 재산이다.

이것은 누구도 훔쳐갈 수 없으며,

옳은 판단을 할 수 있는 기초를 제공한다.


-현자 모르오



사람은 누구나 후회를 한다. 

후회 없는 삶을 사는 것이 멋진 삶이라는 말까지 나돌 정도로, 사람들은 후회를 해 버리고 만다. 

이유는 따로 있지 않다. 시간이 흐르고, 삶을 영위하다가 문득 뒤를 돌아보면 자신이 실수했던 여러 가지 일들이 보이니까. 

누구나 후회를 한다는 명제 앞에서는 나 역시도 몹시 무력하다. 

그럴 수 밖에. 

나도 실수 투성이인 인간인데 어쩔 수 없잖아. 

그래서 나는 지금 몹시 고민 중이다. 

어째서 나는 이런 상황에 빠져든 걸까? 

“이거... 꿈은 아니겠지?”

그러니까... 분명 어제 밤 늦게까지 게임을 하다가 잤어. 그리고 언제나처럼 적당히 라면 하나 끓여서 폭풍흡입을 해 주셨고요. 

그렇죠? 내 기억님아. 

그러다가 소화 좀 시키고 잠이 든 게 새벽 2시. 그래. 그렇게 잠이 들었는데, 대체 여기는 어디냐? 

완전히 새하얀 공간안에 나는 서 있었다. 

땅 바닥도 완전히 하얀 색이었고, 천장도 하얀 색이었다. 그리고 옆의 벽면도 하얀색이고. 즉. 온통 새하얀, 조금의 흠도 없는 이상한 방안에 내가 누워 있었던 것이 바로 얼마 전이다. 

벽면에서 빛이 이는 건지 아닌건지는 잘 모르겠다만, 여하튼 어둡지도 않고 밝은 그런 이상한 공간이었다. 

이거. 설마 외계인 같은 것에게 납치 된 것은 아니겠지? 

쭈욱.

내 볼을 한번 잡아 당겨 본다. 찌릿하고 저릿한 아픔이 생겨나 나는 즉시 손을 떼어냈다. 

“씨바. 아픈데...”

그럼 이거 꿈이 아닌가? 역시 외계인에게 납치 당하기라도 한 거야? 그런 거야? 일단 주변을 둘러 보았다.

천장 까지는 대충 20미터 정도 인가... 아니. 그 보다 더 높으려나? 당췌 알 수가 없네. 그렇게 생각하면서 일단 전면의 벽을 향해 걸음을 옮겨 보았다. 

저벅. 저벅. 저벅. 

적당히 걸었을까. 나는 한가지를 알게 되었다.

“전혀 가까워 지는 거 같지가 않은데...”

뭐지? 역시... 외계인 같은 거에게 납치 당했나? 하지만 잘 자다가 대체 이게 무슨 꼴이야? 

나는 잠시 멈추어 섰다.

그리고 천천히 심호흡을 했다. 

어렸을 적에 ‘무공’이라는 것을 동경했던 적이 있다. 때문에, 나는 ‘무술’을 배우게 되었다.

중국의 무술은 ‘호흡’을 중요시 여기는데, 이를 통해서 온 몸을 제어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물론 나는 그 정도 수준까지 배우지도 못했다. 여덟살 때 아버지의 사업이 실패 하는 바람에 쪽방으로 이사가야 했고, 본래 다니던 무술 도장을 다닐 수 없게 되었으니까. 

그때 배워 두었던 호흡법은 이런 때에 도움이 된다. 

당황감이 많이 가라 앉았고, 나는 정신을 조금 차렸다.

찰싹.

뺨을 두 손으로 가볍게 때렸다. 두 눈을 감았다가, 떠서 사방을 둘러 보았다.

자. 여긴 대체 어디냐?

“누구 없냐아아아아아아아!”

나는 버럭 소리를 질러 본다. 그러나, 내 목소리는 곧 사라졌다.

“보이는 것처럼 막힌 공간은 아닌가... 목소리가 울리지 않네.”

이건 두가지 경우 중 하나일 것 같은데... 저 허여멀건한 벽이 소리를 흡수하는 재질이거나, 이 공간이 터무니없이 넓거나. 

나는 제법 침착함을 되찾고서 생각했다. 

이건 정말로 비정상 적인 상황. 절대로 여기가 평범한 곳이라고는 생각 조차 할 수가 없다. 

그러면...

생각을 바꾸어 봐야 겠구나. 

여기가 어딘지는 어차피 차차 알 수 있겠지.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여기에 왜 있느냐는 거다. 

나를 데려온 누군가는 알 수 없는 필요와 이유 때문에 나를 여기다가 처박은 걸꺼잖아? 

혹시 굶어 죽는 걸 보면서 관찰하는 거라면 완전 좆된 거겠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이었다. 

전면. 천장. 오른 쪽 벽. 왼쪽 벽. 

내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하얀 벽에 갑작스럽게 문자가 생겨났다. 그리고 그 문자를 보고 나는 당황 보다는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하아...”

이래야 말이 맞지. 어떤 놈인지 모르겠다만. 나를 납치한 목적이 단순히 굶어 죽이는 게 아니라면 뭔가가 있긴 있어야 하잖아. 

뭔가를 보여 준다는 건 그나마 최악은 아니라는 거다. 그러나, 문구를 본 나는 정신이 멍해져 버리고 말 수 밖에 없었다.


플레이어 : 정윤환

최초 능력 : 라이프디아크 신성법 LV 1 

   하위 능력 : 라이프디아크 신성법 LV 1 - 신성의 육체

   하위 능력 : 라이프디아크 신성법 LV 1 - 최하급 상처 치료

   하위 능력 : 라이프디아크 신성법 LV 1 - 최하급 피의 축복


저, 저게 뭐냐?

뭐야. 게임? 게임 같은 거라도 시작 되는 거야? 신성의 육체? 최하급의 상처 치료? 최하급의 피의 축복? 

“자, 잠깐. 잠깐만. 하아. 후우우우. 하아. 후우우우우.”

심호흡을 하고, 산만해 지려는 정신을 붙잡았다.

정신차려!

지금 위험에 처했다고! 당황했다가는 뒤지는 수가 있어!

“자. 좋아. 좋다고. 정신 차렸어 나. 그랬어 나.”

되도 않는 말장난을 하고서 벽을 노려 본다. 저게 대체 무슨 의미일까? 응? 무슨 의미일까? 

최초 능력이 대체 무슨...

두근.

“어?”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뭐, 뭐야.”

갑자기. 내 심장이 거세게 뛰기 시작 했다. 100미터를 전력으로 질주하고 난 후와 같이 빠르고 강렬하게 고동치기 시작한 심장은 내 전신을 뜨겁게 만들어 버린다.

갑작스러운 상황 속에서 나는 몹시 당황 했지만,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없었다.

멈, 멈춰. 이러다가 심장 파열로...

화아아아악!

무엇인지 모를 것이 내 심장에서부터 생겨나 내 전신으로 뻗어져 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것은 아주 뜨거우면서도 격렬한 무언가 였다.

그리고 동시에 내 머릿속으로 무언가가 끼어들어 왔다. 그것은 내가 알지도 못했던 어떤 ‘사실’들이었다.

이윽고, 심장이 정상적으로 되돌아 왔고, 나는 정신을 되찾았다. 여전히 하얀 공간 안에 나는 서 있었으며, 눈 앞에는 문구가 전혀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리고 동시에 나는 방금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 났는지를 이해했다.

“신의 힘... 이라고?”

방금 전. 

내 심장에는 하나의 작은 통로가 생겨났다. 그게 진짜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그 통로를 통해서 어떤 힘이 내 안으로 흘러들어오고 있다. 

방금 전 내 머릿속으로 파고든 ‘지식’에 의하면, 이것은 신의 힘을 나에게 공급하는 통로이다. 

그리고 내 몸에 흐르는 이 힘은 ‘신성력’이라는 것 같다. 

신성한 신의 힘. 

그렇기에 신성력. 

그리고 나는 지금부터 이 신성력을 사용해서, 기적을 일으킬 수가 있다. 

그 기적의 이름이 바로 ‘신성법’.

그리고 현재 나는 3가지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 아니. 정확히는 2가지 기적이 늘 내 몸안에서 유지되고, 1가지는 내가 원하는 때에 사용할 수가 있게 되었다. 

첫째. 신성의 육체. 

이것은 신성력을 육체에 부여하는 신성법으로, 내가 따로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저절로 유지가 된다.

신성력이 육체에 부여되어, 내 피로를 회복하거나 상처를 치료하는 힘을 증가 시키거나 한다. 

둘째. 최하급 피의 축복. 

이것에 대한 지식도 내 머리 속에 들어와 있다. 이것 역시 신성의 육체와 같이, 내가 따로 신경 쓰지 않아도 알아서 유지가 되는 기적이었다.

내 것이 아닌 이의 피를 피부로 접하게 되면, 그 피를 통해서 생명력을 흡수하는 마치 흡혈귀 같은 그런 힘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셋째. 최하급 상처 치료. 

이건... 게임에서나 보던 능력이었다. 말 그대로 단번에 상처를 아물게 하는 힘!

이른바 성직자 계열의 게임 캐릭터들이 사용하는 그런 힘이었다. 

“하. 하하하...”

허탈한 웃음이 튀어 나오고 만다. 

“내가 미친 건 아니겠지...”

나를 납치한 건 외계인이 아닌가? 아니면 외계인이 내 뇌를 가지고 장난을 치나? 대체 어느 쪽일까? 

손을 들어 본다. 라이프디아크의 신성법은 기본적으로 신의 힘을 빌려오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다.

그리고 세가지 기적 외에도, 한가지 더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는 것을 나는 안다. 

화아아악.

손에서 밝은 빛이 일어났다. 

내 의지에 반응해서, 내 심장에서 흘러나오는 신성력이 내 손에 모여 빛을 발하는 거다.

성광(聖光).

말 그대로, 보통의 사람이라면 그 빛에 행복과 경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그런 빛이다.

신의 힘에 의해서 빛나는 성스러운 이것은... 

본래 세상에는 존재치 않는 것이기도 하다. 

이건... 아무리 봐도 이상하다. 

내가 미친 게 아니라면. 누가 내 정신을 뒤죽박죽으로 조종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야. 

그렇게 문득 손을 바라보고 있을 때다. 

삐이이이이. 

소리가 났다. 그리고 소리 때문에 나는 고개를 들어 전면을 바라보았다. 그곳의 문구가 바뀌어 있었다.

저건...


플레이어 : 정윤환

최초 능력 : 라이프디아크 신성법 LV 1 

최초 무구 : 편곤(鞭棍)


뭐? 편곤? 그게 뭐야? 

어리둥절해서 문구를 보는데, 갑자기 내 앞에 파란색의 빛이 생겨났다.

“읏?”

깜짝 놀란 나는 방어 자세를 취하며 뒤로 물러섰다. 그러나 이내 빛은 사라졌고, 내 앞에는 한가지 물건이 생겨나 있었다.

이건...

“플레일?”

내 앞에 나타난 것은 대략 50센치 정도의 손잡이를 가진 철퇴 비슷하게 생긴 것이었다. 

나 이거 알아.

게임에서 몇 번 봤어. 

외국에서는 플레일이라고 부르는 무기잖아? 플레일 이라고 하면 철퇴와 비슷하지만, 약간은 다른 무기다. 

손잡이 끝에는 쇠사슬이 이어져 있고, 이 쇠사슬 끝에는 철로 된 둥그런 쇳덩이 같은게 주렁주렁 매달려 있기 때문이다. 

철퇴는 이렇게 중간에 쇠사슬 같은 건 달려 있지도 않다. 손잡이 끝에 쇳덩이가 매달려 있는 것이 보통이니까.

이 플레일 이라는 게, 우리나라에서는 편곤이라고 부르는 건가? 그래서 편곤? 

내 앞에 나타난 편곤은 50센치 손잡이에 길이가 대략 50센치는 될 법한 쇠사슬이 3개가 매달려 있었고, 그 각각의 쇠사슬 끝에는 길이 20센치 정도 길이의 육각철편이 매달려 있었다. 

육각철편에는 무수히 많이 약 3센치 정도의 금속 뿔이 돋아나 있기도 했다. 

이걸로 두드려 맞으면, 뼈가 부러지는 것은 아주 당연하고, 이 뿔에 의해서 살갗에 완전히 구멍이 날 것이 분명해 보였다. 

“후아. 후아.”

나는 잠시 심호흡을 해 보았다. 그리고 두 눈을 감았다가 떴다. 마음을 진정 시키고, 우선은 철퇴를 집어 들었다.

무게는... 대략. 5kg정도. 꽤 무겁고, 지나치게 묵직하다. 휘두를 수는 있겠지만, 내가 이런 걸 무기로 사용하기에는 지나치게 무겁다는 느낌이 든다.

라이프 하울링

 

지은이 : 성상영

제작일 : 2017.08.31

발행인 : (주)고렘팩토리

편집인 : 김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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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우편 : golem818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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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56005-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