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게임 : 환생 대장장이 00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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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화



프롤로그



가아라력 2160년 7월 7일.


“드디어 완성되었다!”

판티아 대륙 어딘가.

한 남자가 자신의 앞에 완성된, 성스러운 기운을 흘리고 있는 검을 바라보면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지금까지 이 검을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하고, 얼마나 많은 희생이 있었고,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던가?

“드디어…… 용사에게 전해 줄 성검이…… 드디어…….”

그의 목소리에서 자부심과 함께 사명을 이뤄냈다는 달성감이 짙게 묻어 나왔다.

“좋아, 그럼 이것을 용사에게 전해 주면 되겠구나!”

그는 성스러운 검, 성검을 따로 만든 전용 검집에 넣은 후,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대장간을 나왔다.

마왕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서 최대한 허름하고 변방인 곳에서 작업을 했기 때문에 용사에게 제시간에 전해 주기 위해서는 빨리 움직여야만 했다.

“드류! 성검이 완성되었다! 어서 이걸 용사에게…….”

대장간을 나오자 그곳에는 남자면서도 긴 머리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 수정 구슬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그의 이름은 드류로, 간단하게 운반책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가 이제부터 완성된 성검을 왕국으로 배달하면 왕국에서 다시 성검을 용사에게 전해 준다.

“……칼리 님, 성검…… 완성하셨습니까?”

“물론이지, 완벽하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모든 재료가 최고의 비율로 혼합되었고, 그 또한 최고의 집중력으로 최고의 명검을 만들어 냈다.

아마 이 이상 가는 검을 만드는 것은 지금의 그에게는 무리일 것이다.

“그렇……군요?”

“뭐냐? 그 수정 구슬, 왕국과 통신하는 것이지? 도대체 뭘 들었길래, 너의 표정이 그런 거지?”

드류의 표정은 매우 좋지 않았다. 성검이 완성되었다면 당연히 기뻐서 날뛰어도 모자랄 판국일 텐데, 드류의 표정은 뭐랄까…….

‘울고 있어?’

눈물은 흘리지 않았지만, 충분히 울고 있다고 해도 될 정도로 그의 표정은 씁쓸하면서도  슬퍼 보였다.

“칼리 님…… 이런 말씀 드리는 것이 굉장히 죄송하지만…….”

“뭐냐……. 성검이 완성된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냐?”

한시가 바쁜 상황, 용사는 2년이 넘도록 성검을 갖지 못한 상태로 마왕과 싸우고 있는 중이었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그런 상황에서 성검을 전해 주는 것보다 급한 일 따위는 없을 것이다.

“……그것이…….”

“빨리 말해라. 한시가 급한 상황이다. 성검을 얼른 용사에게 전해 줘야 할 것이 아니냐?”

칼리의 윽박에 드류는 고개를 푹 숙이면서 말했다.

“방금…… 통신으로…… 용사님께서…… 마왕에게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뭐?”

순간 칼리는 자신이 잘못 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내가 무슨 말을 들었단 말인가?

용사가 죽어?

“그러니까…… 지금 네가 한 말…… 진짜인가?”

“…….”

칼리의 말에 드류는 차마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어찌 대답을 한단 말인가? 용사를 위한 성검을 만들기 위해서 그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알고 있다. 심지어 성검을 완성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그 검을 줄 대상이 없다니…….

뿌득.

“다른 녀석들은…….”

“……용사님이 돌아가신 것으로 인해서…… 전멸…….”

“그만…….”

“다른 분들도 열심히 싸웠다고…… 합니다. 그 이후에…… 엘프 족…… 드워프 족도…….”

“그만!”

더 이상 들을 수 없었던 칼리는 드류의 말을 가로막았다.  용사 하나의 죽음, 어떻게 보면 인간이 한 명 죽은 것뿐이겠지만, 실상 인류의 희망이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구심점이었던 용사가 죽는 것으로 인해 연이은 패배, 전멸. 단 한 명의 인간이 죽었기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

‘……결국…… 늦은 건가?’

칼리의 머릿속에 용사가 자신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칼리, 내 성검을 만들 수 있는 거 너밖에 없다는 거 알지?’

‘내 뒤는 항상 너에게 맡긴다.’

‘네가 만든 성검을 내가 든다면 우리는 무적이 될 수 있어. 마왕 따위는 순삭일 거라고!’

자신만만하게 자신을 믿어 주면서 말했던 그 말들……. 하지만 이미 늦어 버렸다.

“너도…… 주인을 잃었구나……. 그래…… 주인을 잃었으면…… 너 또한 주인을 따라가는 것이 맞겠지.”

칼리는 검집에서 성검을 뽑았다. 성스러운 기운을 흘리면서 광명하게 자태를 뽐내고 있는 성검을 보며 칼리는 착잡한 미소를 지었다.

“칼리 님, 갑자기 성검을 왜……. 뭘 하시려는 겁니까?”

“성검을 부순다.”

말을 함과 동시에 칼리는 성검을 만들 때 사용했던 망치를 꺼내더니 대뜸 성검을 향해 휘둘렀다.

까앙! 까앙!

그 모습에 드류는 적잖게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황급히 말했다.

“칼리 님, 충분히 충격 받으신 것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다음 용사를 위해서 그 성검은…….”

“다음 용사? 그런 건 없다. 이 성검을 사용할 수 있는 놈은 오로지 그 녀석뿐이다. 그런데 그 녀석이 죽었으니…… 성검도 주인을 따라야지.”

몇 번의 망치질이 계속되었다.  그가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역작인 만큼, 그 강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  하지만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부술 수도 있다는 뜻, 아무리 성검이라고 해도 만든 자 앞에서는 그저 검일 뿐이었다.

몇 번의 망치질 끝에 용사를 위해서 만든 성검은 두 동강이 났고, 그와 동시에 성검에서 강렬한 빛이 뿜어져 나와 그곳에 있는 칼리를 덮쳤다.

“크윽!”

그리고 그의 정신은 거기서 끝이 났다.

“허억! 하아. 하아.”

순간 한 남자가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 남자는 옆으로 손을 뻗어서 핸드폰을 들고 시간을 확인했다.

“아직…… 8시잖아? 하아, 빌어먹을 그 꿈 때문에 다시 자기는 글렀군.”

 성검을 만든 칼리는 그렇게 현대로 넘어와 건장한 청년의 몸으로 환생을 했다.


제1편



“그러고 보니…… 수업이 9시였던가?”

잠에서 깨어난 남자, 성현은 몸을 풀면서 욕실로 들어가 간단하게 씻고 나왔다.

“쯧, 이런 날은 공강이었으면 좋았을 것을……. 귀찮게…….”

아침부터 안 좋은 꿈을 꿨기 때문에 텐션이 바닥을 쳐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싼 등록금을 내고 다니는 대학교를 빠질 순 없었다.

‘민폐를 끼치면 안 되지.’

옷을 갈아입은 그는 어제 해 둔 과제를 가방에 집어넣고 방을 나왔다.

“어머? 성현이 일어났니?”

방을 나오자 가장 먼저 어머니가 그를 반겼고, 성현은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면서 인사를 했다.

“네……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어머니?”

“그래, 밥은 먹고 갈 거니?”

“아뇨, 간단하게 편의점에서 사 먹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아버님은?”

“아빠는 이미 출근하셨지.”

“그렇습니까?”

아쉽게도 아버지는 야근이 잦고 주말에도 출근하시기 때문에 얼굴을 뵙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아버지가 고생이 많으시구나.’

모든 대한민국의 아버지가 하는 고생을 그대로 밟고 계신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리면서 성현은 한시라도 빨리 학교를 졸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돈, 이 세계도 돈이 필요하다.’

자신을 키워 주시는 부모님의 고생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확실히 노력을 할 필요가 있었다.

“그럼,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오늘은 아마 오후 2시면 끝나서 돌아올 듯합니다.”

“그러니? 그럼 공부 열심히 하렴.”

“알겠습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어머니.”

“그러렴.”

정중히 인사를 하고 나가는 성현의 모습에 어머니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저 아이도 참. 저렇게 정중하게 어머니, 아버지라고 할 게 아니라 다른 애들처럼 엄마, 아빠라고 불러 주면 얼마나 좋을까.”



* * *



“끝이군.”

성현은 약간 힘든 표정을 지었다. 전생의 꿈 중에서 최악의 장면을 꿈으로 꿨기 때문에 텐션이 낮아진 상태인데, 그 상태로 학교 수업을 들으니 고역이 아닐 수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12시까지만 수업을 하고, 그 이후는 수업이 없어 일찍 끝났다는 점 정도랄까?

그가 교과서를 정리하고 가방에 집어넣은 후 자리에서 일어날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옆자리에 앉아 있던 친구가 말을 걸었다.

“성현, 너 이 다음 수업은 뭐냐?”

“없다.”

“그럼 나랑 게임이나 하러 갈래?”

“귀찮다, 게임도 재미없고.”

친구의 제안을 성현은 깔끔하게 거절했다. 게임이라고 해 봤자 배경은 판타지였다.

현대에 사는 사람들이야 ‘판타지’는 체험해 보지 못한 그런 곳이기 때문에 게임으로 대리 만족을 하면서 즐기는 것이겠지만, 이미 그곳에서 살았던 성현은 게임에 딱히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음, 그러냐? 그럴 줄 알았지.”

그의 친구 또한 딱히 그가 같이 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말한 것이 아니라, 그냥 말해 본 모양이었다. 아무래도 그가 이런 식으로 거절한 것은 처음이 아닌 듯했다.

“너 그런데 집에 가면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냐? 여자도 안 만나고, 그렇다고 어딜 놀러 가는 것도 아니고.”

친구는 이것이 가장 궁금했다. 성현은 모든 일에 흥미가 없다는 듯이 살고 있었다. 게임도 하지 않고, 그렇다고 만화를 보는 것도 아니고, 애니를 보는 것도 아니었다. 심지어 연애도 하지 않았다.

“만났던 여자는 전부 ‘너무 어려.’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차 버리고, 게임도 ‘재미없어.’라고 하고, 소설이랑 만화도 그렇고, 집에서 뭘 하고 있는 거야?”

“공부한다. 그 외로 할 것이 없으면 과제를 하던가, 시간이 남으면 일일 아르바이트를 하지.”

“허어…….”

과연 이것이 현대를 사는 20대의 생활이란 말인가?

저쯤 되면 아저씨라고 해도 될 정도였다.

“그래……. 음, 뭐 그래도 괜찮으면 상관없겠지만…… 너무 재미없게 사는 거 아니냐?”

“그럴지도 모르지.”

재미없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재미를 떠나서 의무라고 할 수 있었다.

‘돈은 부모님들을 위해서 벌어야 하고, 공부도 부모님들을 위해서지.’

받은 은혜는 갚는다. 부모님들의 아낌없는 은혜를 모른 척할 순 없지 않은가?

“뭐, 그럼 됐어. 그래도 가끔은 게임 같은 것도 같이 하자.”

“생각은 해 보마.”

그 말을 끝으로 그의 친구는 다른 녀석들과 어울려서 게임을 하기 위하여 떠났다.

‘게임이라.’

흥미는 있었다. 가상현실 게임. 모니터를 보고 마우스와 키보드로 조작해서 하는 게임이 아닌, 정신이 게임 속으로 들어가서 실제로 움직이는 것처럼 몸을 움직여서 하는 게임으로, 현재 큰 인기를 끄는 것이었다.

처음엔 성현 또한 흥미를 느끼고 했었지만, 단 하루 만에 접었다. 확실히 신선하기는 했지만, 흥미 이하. 다른 사람들은 재미있다고 하고 있지만 성현으로서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었다.

‘그게 뭐가 재미있다는 것인지…….’

그가 그렇게 짐을 정리하고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누군가가  다가와서 그를 불렀다. 

인 게임 : 환생 대장장이

 

지은이 : 오브더

제작일 : 2017.04.09

발행인 : (주)고렘팩토리

편집인 : 김유리

표지 : 김경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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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우편 : golem818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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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013-36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