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나는 열일곱 살이었다. 새벽에 신문을 돌리고 우유 배달까지 모두 마친 나는 떠오르는 태양과 함께 작은 언덕 위에서 아랫동네를 내려다보며 새하얀 우유를 공기 마시듯 단숨에 삼키고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