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명의 일생과 그가 지향한 이상 그리고 양명 학술의 핵심인 치양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때 가장 어울리는 기상이 바로 ‘광狂’인 것 같다. ‘광의 철학자哲人’는 그에게 너무나 어울리는 규정이다. 그러나 양명의 ‘광’은 절도와 법도를 함부로 무시하면서 기탄없이 행동하는 방약무도한 ‘광’이 아니고, ‘고론준담高論峻談’의 언행을 일삼으면서 거침없는 삶을 사는 ‘광’도 아니다. 공자는 “중행中行의 인품을 얻어 함께하지 못하면 반드시 광자狂者·견자?者와 함께할 것이다. 광자는 진취적이고 견자는 (도덕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하지 않는 바가 있다”(『논어』·「자로」)고 하였는데, 양명의 ‘광’은 바로 공자가 말한 ‘진취적인 기상’이다. 양명은 소년 시절부터 ‘광’의 기상을 드러냈지만 ‘거칠다(野)’라는 세인의 평가를 완전하게 극복하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용장의 깨달음을 거쳐 그의 ‘광’은 순숙純熟의 경지에 이르렀고, 마침내 ‘광’의 기상은 치양지를 통하여 발산되었다. 치양지가 바로 양명이 표현한 ‘광’의 전모全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