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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2,860원, 173권 펀딩 / 목표 금액 1,000,000원
<여자 주인공들>으로 출간되었습니다. 
  • 2024-11-05에 목표 금액을 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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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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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박완서, 김향숙, 은희경, 서영은, 최은영 소설 속
불화하고 욕망하며 극복하고 성장하는 여자 주인공들을 찾아서


여기, 성장과 실패와 일어섬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아 참, 이 이야기 속 등장인물은 ‘여자 주인공들’이다. 이야기의 힘이 다해가는 지금도 굳건히 ‘소설의 힘’을 믿으며 한국 현대소설을 연구하는 오자은이 여자 주인공들의 여정을 좇으며, 자기 증명에 부단히도 애썼던 이름을 복원하려 시도한다.
책은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지난 50년간 한국 땅이 여성을 어떻게 상상해왔는지 말한다. 박완서, 김향숙, 신경숙, 은희경, 서영은, 최은영 등 여러 세대에 속한 여성 작가들의 작품과 조해일, 이문열 두 남성 작가의 작품이 목록에 올랐다. 1장 “K-장녀의 존재론”(《나목》의 이경)과 2장 “‘여아 살해’ 주문과 탈주술의 서사”(《도시의 흉년》의 수연), 3장 “성(聖) 처녀와 성(性) 처녀”(《겨울여자》의 이화)에서는 가부장적 전통이 강력하던 70년대, 남성 중심적 세계에 놓인 여성들 각자의 성장법와 고투에 주목한다. 4장 “여성은 성장할 수 있는가”(《레테의 연가》의 희원)와 5장 “중산층 가정의 데모하는 딸들”(김향숙 소설의 ‘언캐니’한 딸들)은 뜨거웠던 시대 80년대와 여성이 어떻게 길항했는지 다룬다. 6장 “문학 여공과 소설가 사이”(《외딴방》의 희재언니와 나)와 7장 “90년대식 연애, 90년대산 사랑”(《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의 진희)은 각각 여성 노동자와 중산층 엘리트 전문직 여성이라는 양극단의 주인공을 통해 90년대 혼란의 시기를 살핀다. 8장 “절대와 환영 사이, 어느 중년 예술가의 불온한 사랑”(《그녀의 여자》의 현석화)과 9장 “‘건널 수 없는 강’은 결코 건너지 않는 사랑”(《밝은 밤》의 여자들)에서는 2000년대 여성의 관계 맺음을 읽어낸다.
책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성장 서사는 어떻게 (불)가능했는지, 어떤 성공과 부여가 있었고 어떤 실패와 굴절이 있었는지 각 시대의 마음을 읽어내며 그 경로를 추적한다. 각각의 시간 속에서 시대와 조우하고 시대를 극복하며 끝내 살아남아 우리에게 온 여자 주인공들을 호명한다. 이경, 수연, 이화, 희원, 희재, 진희, 석화, 지연……. 이들은 단 한 명의 여자이기도 했고, 수많은 ‘나’이기도 했다. 그들은 무엇을 사랑했고, 무엇에 불행했고, 무엇을 욕망했을까? 무엇이 그들을 꺾었고, 무엇이 그들을 아프게 했으며, 무엇이 그들을 일으켰을까? 책은 “가장 큰 결핍에서 가장 강한 이야기가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한국 땅에서 여성의 자리는 오랜 시간 약자의 자리이자 결핍된 자리였다. 2024년, 가장 강하고 뜨거운 자리에 선 이름이 독자들의 품속을 파고든다.



저자의 말

이 책은 한국 현대소설이 지난 50년 동안 어떻게 여성을 상상해왔는지에 관한 책이다. 그것은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의식과의 긴장에 찬 교섭 과정이었으며 때로는 사회의 전형적 여성상에 잊을 수 없는 문학적 기념비를 세워주기도 했고, 때로는 여성에 대한 일반 대중의 통념과 대결하면서 새로운 여성상을 주조하고 다가올 미래를 선취하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현대 한국 여성의 삶과 마음, 운명이 걸어온 역사에 관한 책이다. 소설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본.
이 책에 실린 여자 주인공들은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보았을 흔한 이름과 독특한 이름이 섞여 있다. 이경, 수연, 이화, 희원, 희재, 진희, 석화, 지연……. 장마다 일부러 여자 주인공을 힘주어 호명하는 듯 그 이름을 눌러썼다. 여러 이름을 가진 복수의 인물이지만 이 책을 다 쓰고 난 내게는 마치 단 하나의 여자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 여자는 이 책을 쓴 나이기도 하고, 이 책을 읽을 여성 독자들이기도 하고, 남성 독자들에게는 그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녀이기도 할 것이다. 그 이름들을 하나씩 불러보는 것에는 공모와 저항 사이, 그 문제적 여성 인물들을 통해 여성소설사를 재구하겠다는 나의 큰 욕심도 담겨 있다.

_오자은


편집자의 말

2021년에 출간된 《트릭 미러》라는 책을 아시나요? 인터넷과 정체성 그리고 페미니즘에 관한 고찰을 담은 문화 비평서로서, 그중 한 꼭지는 시몬 드 보부아르의 인용을 중심으로 오랜 문학작품 속 여자 주인공들의 여정을 다룹니다. 용감하다가도 금세 무력해져 불행하고 모진 운명을 맞았던 여자 주인공들. 언제나 슬픔과 비탄에 잠긴 그들은 이야기의 ‘주인’이 될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자리에 있었던 이들은? 지금 당장은 깊은 고뇌에 빠져 있을지라도 언젠가는 위대하고 용감해질 사람들. 혹은 이미 위대하고 용감하거나. 그러니까 묵음 처리된 ‘남자’ 주인공들.
‘한국소설의 사정은 어떠했을까?’ 위 원고를 작업하는 내내 떨칠 수 없었던 의문입니다. 그렇게 “여자가 주인공인 소설을 통해 가장 뜨거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고 말하는, ‘문제적 여성’의 이름부터 냅다 호명하는 《여자 주인공들》이 독자 여러분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한국소설 속 여자 주인공들”에 관한 문학 비평서로,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지난 50년간 한국 땅이 여성을 어떻게 상상해왔는지 살핍니다. 본문에서 만나볼 한국 현대소설 속 여자 주인공들은 순응하거나 화합하지 않습니다. 꾹 참고 감내하지도 않아요. 때로는 균열을 일으키고, 때로는 시대와 뜨겁게 마주합니다.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하고, 실패하고, 일어섭니다.
늘 붙잡고 다니는 ‘여자 주인공’이 있나요? 영화롭게 존재하고 기어이 성장하는, “불화하고 욕망하며 극복하고 성장하는” 여자 주인공들을 이제 만나볼 시간입니다.

_편집자 정혜지


디자이너의 말

소설 속 주인공이란 으레 고통받으면서도 크게 성장하는 법이다.
그러나 그것이 여자 주인공일 때, 소설은 그에게 '현실성'의 이유를 들어 얼마만큼의 성장을 허락해왔을까? ‘서울에 아파트 있는 대기업 은퇴한 김부장’들이 읽기에도 숨찬 이력을 쌓을 동안 한국소설 속 여자 주인공들의 분투기는 빌딩 같은 모양으로 솟아오를 수 없어 다양하게 시도되고 골목집들처럼 모두 다른 얼굴로 주저앉으며 조금씩 앞으로 왔다. 지정된 자리를 거부하고 원했던 자리를 마련해낼 것, 그런 서로의 모습을 기록할 것이라는 암묵적 요청이 쌓여 여성사의 얼굴이 되었다.
그 싸워 낸 모양, 기록에 불씨를 아직 숨겨놓은 자국들을 겹쳐 누군가인지 모를 얼굴을 만들었다.

_디자이너 이지선(위드텍스트)


차례

책머리에│문제적 여성의 이름을 부른다는 것

1장 K-장녀의 존재론
─ 《나목》의 이경

2장 ‘여아 살해’ 주문과 탈주술의 서사
─ 《도시의 흉년》의 수연

3장 성(聖) 처녀와 성(性) 처녀
─ 《겨울여자》의 이화

4장 여성은 성장할 수 있는가
─ 《레테의 연가》의 희원

5장 중산층 가정의 데모하는 딸들
─ 김향숙 소설의 ‘언캐니’한 딸들

6장 ‘문학 여공’과 ‘소설가’ 사이
─ 《외딴방》의 희재언니와 열여덟의 나

7장 90년대식 연애, 90년대산 사랑
─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의 진희

8장 ‘절대’와 ‘환영’ 사이, 어느 중년 예술가의 불온한 사랑
─ 《그녀의 여자》의 현석화

9장 ‘건널 수 없는 강’은 결코 건너지 않는 사랑
─ 《밝은 밤》의 여자들

책 속에서

수없이 되풀이되는 홀어머니의 당부, 집안의 장자라는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장남으로서의 부담감. 그 속에서 고통스럽게 굴절된 내면을 우리는 그동안 측은하고 애틋하게 읽어왔으나 또 한편으로는 그러한 내면 풍경이 만들어내는 일종의 자아도취적 환상이나 나르시시즘적 면모에 지루해하기도 했다. 그러니까, 동생들을 건사하고 집안을 통솔하기 위해 부실한 아버지 대신 조숙하게 고속 성장해야 했던 ‘형’이자 ‘오빠’들에 대한 측은함과 고마움 너머에는, 그것이 이미 한국소설에서 수없이 많은 형태로 반복되어 왔으며 이미 어느 정도 확고한 정형의 서사로 자리 잡았음을, 적어도 그것이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이야기임을 모두 알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한 가지 구체적인 궁금증을 갖게 된다. 아버지의 조력 없이 혼자 세상을 헤쳐나간 장남의 자수성가 이야기 말고, 장녀의 이야기는 왜 없는가? 전쟁통에 죽거나 사라진 아버지와 오빠 대신, 홀어머니를 모시고 생계를 책임져야 했고 동시에 그 아수라장에서 스스로 성장해야 했던 장녀의 이야기는 어디 있다는 말인가?

간단한 줄거리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사실상 소설 전반을 이끌어가는 주도적인 인물은 민승우이다. 거의 유사 사제지간 같은 느낌이 들기에 그러한데, 이미 사회에서 성공한 지위를 갖춘 예술가 남성과 이제 막 예술에 입문하고자 하는 젊은 여성이라는 구도에서 민승우는 끊임없이 희원을 가르치고 계도한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독해의 초점을 희원으로 돌릴 때 발견된다. 즉, 나이 든 유부남 주인공의 미혼 여성과의 연애담이 아니라, 그 반대인 젊은 여성-희원의 입장에서 그녀의 변화를 따라 이 소설을 읽어야만 ‘불륜 연애담’ 이면의 의미들이 떠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그동안 《레테의 연가》는 ‘이문열 최초의 연애소설’이라는 딱지에 가려져 있었지만, 오히려 이 소설은 연애소설이 아니라 ‘여성 성장소설’의 측면에서 독해되어야 한다. 앞서 소개한 재발간 광고 속 “젊은 여성들에게 통과의례처럼 읽히고 있는 소설”이라는 카피 역시 젊은 여성의 ‘성장’을 염두에 둔 문구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본격적인 논의 전에 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자. 성장소설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왜 ‘여성’ 성장소설이라는 수식어가 덧붙여져야 할까? ‘남성’ 성장소설이라는 말은 결코 쓰이지 않는다는 사실도 함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바로 이 독특한 감정. 이것이야말로 운동권 딸을 대면하는 엄마들의 가장 깊숙한 내면의 감정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정치적 사건과 자신을 연관시키는 법을 모르거나 또는 모르는 척하면서 일상을 유지해왔다는 사실이, 운동권 딸이라는 친숙하지만 낯선 존재를 통해 한꺼번에 육박해 들어오는 것이다. 이는 감추어져 있던 것, 감추어져 있어야만 했던 것이 의식의 통제를 벗어나 갑자기 밖으로 표출되는 경험이다. 그렇기에 이를 촉발시킨 딸은 너무나 익숙하지만 괴기하고 기묘한 짐승이나 괴물과 같은 형상으로, 그립지만 “가까이 있고 싶지 않다는 느낌”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언캐니한 딸들을 바라보는 엄마들이 궁극적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몰락에의 공포이다. 이 언캐니함이 자신의 평온한 삶을 침범하고 가정에 침입하여 일상에 균열을 낼지도 모른다는 불안. 단순히 위기의식이라기보다는 지금까지 일군 모든 것이 끝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끔찍하고 공포스러운 예감.

“영원히 살아 있는 나”가 되기 위해 문학작품을 남기고 싶다고 소원을 빌고, 잡지에 실린 시들을 읽으며 소월이나 하이네, 바이런이나 괴테 스타일도 아닌 의미도 없고 어렵기만 한 글이라고 비평하는 이 소녀를 우리는 어떻게 부를 수 있을까? 이 독백은 아마도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열다섯에서 열여섯 살, 정형화된 국어 수업 대신에 《테스》나 《여자의 일생》 같은 세계 고전을 읽고 가슴이 설레거나 혹은 아파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문학소녀의 낭만 섞인 불만 같은 것이 아닐까? 그러나 여기에 ‘반전’과 같은 다소 범박한 단어를 쓰는 것이 허용된다면, 반전이라면 반전이라 할 만한 소녀의 비밀이 있다. 이 수기를 쓴 이는 여유 있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독서를 하고 글을 쓸 수 있는 학생이 아니라 어린 나이에 상경하여 힘겹게 공장 생활을 해야 했던 ‘여공’이기 때문이다. 위의 글은 어느 여공이 쓴 수기의 한 대목이다. 물론 이들의 수기가 당시 독자 대중의 손에 그리고 지금 우리의 손에 놓여 읽히기까지는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누군가를 완전히 책임졌으며 그렇기에 자신이 아니었다면 그 누군가는 이 세상을 독립적으로 살아나갈 수 없는 존재였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타인의 인생을 얼마나 납작하게 상상한 것인가. ‘책임지는 자’와 ‘책임지는 자의 그늘 아래 있는 자’라는 착각이 주는 수직적 관계의 빈약성은 평등하고 호혜적인 관계를 상상하기 어렵게 만든다. 여기에서 아주 오랫동안 우리 사회의 남성과 여성의 관계에서 작동해왔던 빈약한 구조를 떠올린다면 결코 과장된 생각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반대로, 자신이 감히 누군가를 책임질 수 있는 존재라고 상상해본 적도 없고, ‘책임지는 자’의 자리에 단 한 번도 자신을 올려 세워 본 일도 없었던 이들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서로를 결코 책임지지 못하는 사람들의 사랑과 우정에 대해.

지은이 : 오자은

한국 현대소설 연구자. 서울대학교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국어국문학과 대학원에서 〈박완서 소설에 나타난 중산층의 정체성 형상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로 1970~1980년대 소설의 계급, 젠더, 도시성에 대한 글을 쓰고 연구를 해왔다. 현재 덕성여자대학교 차미리사교양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도서 정보



도서명: <여자 주인공들―이것은 불멸의 이야기>

주제 분류: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비평론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비평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여성학/젠더 > 여성학이론
국내도서 > 예술 > 예술/대중문화의 이해
지은이: 오자은
펴낸곳: 생각의힘
판형: 128*200mm / 무선 / 328쪽 (예상)
정가: 19,800원
출간일: 2024년 12월 2일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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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8*200mm / 무선 / 328쪽 (예상) / 2024년 12월 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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