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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5,800원, 159권 펀딩 / 목표 금액 2,000,000원
<지구를 구할 여자들>으로 출간되었습니다. 
  • 2022-09-02에 목표 금액을 달성했습니다.

*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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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바퀴 달린 가방에서 전기차와 AI까지
편견과 차별은 어떻게 인류의 혁신을 가로막는가


인류의 유서 깊은 발명품인 바퀴를 여행 가방에 다는 데 무려 5000년이 걸렸다고 한다. 오늘날 우리가 흔히 ‘캐리어’라고 부르는 바퀴 달린 가방이 등장해 전 세계 여행 산업의 판도를 바꾼 것은 1970년대가 지나서다.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에 발자국을 찍고 지구로 귀환할 때까지도 손잡이로 짐가방을 들어 옮기는 것이 당연했다는 이야기. 고작 가방에 바퀴 다는 게 뭐 그리 대단한 발명이라고 그렇게 오래 걸렸을까? 이 수수께끼에 매달린 로버트 쉴러나 나심 탈레브 같은 세계적인 경제학자들조차 간과한 답은 바로 ‘진정한 남자는 무거운 짐을 직접 든다’ ‘여자는 짐을 들어 줄 남자 없이 혼자 여행하지 않는다’라는 성별 고정관념에 있었다. 과거 서구 남성들에게 자신의 완력을 놔두고 바퀴로 가방을 굴린다는 건 거의 모욕적이었다. 그런 가방은 여자들이나 쓸 만한 것이지만, 어차피 여자가 혼자 어딜 그렇게 가겠는가.

지금 들으면 유치하고 어처구니없는 이런 생각이 수천 년 동안이나 기술 혁신을 지연시켰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바퀴 달린 가방만이 아니었다. 약 100년 전에 휘발유차와 나란히 유행했던 전기차는 왜 갑자기 사라졌을까? 나사(NASA)는 어쩌다 우주복 제작을 여성용 속옷 회사에 맡기게 되었을까?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기는 시대에 인간만큼 집안일을 잘하는 로봇은 왜 아직 없을까?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 역시 남성성과 여성성이라는 뿌리 깊은 편견과 관련이 있다. 전작 《잠깐 애덤 스미스 씨,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에서 주류 경제학이 지워 버린 여성의 자리에 주목했던 카트리네마르살은 이번 신간 《지구를 구할 여자들》을 통해 이처럼 인류의 발목을 붙잡아 온 오랜 편견과 차별을 파헤치며 남성 중심의 과학기술사를 통쾌하게 뒤집는다.

최초의 도구가 창이 아닌 뒤지개였다면?
기술 서사 바깥으로 밀려난 여성을 복권시키다


여성과 과학기술의 관계를 다룬 여러 탐구들 가운데 이 책이 유독 빛나는 부분은 기술과 발명이 무엇인가 하는 정의 자체를 다시 생각하는 데 있다. 우리가 인류의 발달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는 유인원에서 진화한 수염이 텁수룩한 남성이 날카로운 나무 막대기를 창으로 만들어 주위에 겨누는 모습이다. 과연 정말 그랬을까? 우리는 기술이 자연을 지배하고 정복하는 무기로부터 시작된다는 남성적이고 폭력적인 서사를 너무 쉽게 믿어 왔다. 최초의 인류가 든 막대는 창이 아니라, 땅에서 고구마 같은 식물을 캐내는 뒤지개였을 수도 있다. 그랬다면 그 도구를 든 인류는 남성이 아닌 여성이었을 확률이 높다.

창이 아닌 뒤지개가 먼저라면, 인류의 서사 전체가 달라진다. 요리와 바느질, 돌봄을 위한 기술이 핵무기나 우주 탐사선을 만드는 것만큼 인류에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러나 우리는 이런 기술들을 정식 기술로 취급하지 않는다. 여성에 속한 기술, 여성적이라고 여겨지는 많은 기술과 발명이 사소하고 하찮게 취급되고, 정당한 경제적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이 책은 여성과 여성성을 지우고 배제해 온 역사로부터 출발해 플랫폼 노동, 인공지능, 기후 위기 같은 현재와 미래의 이슈들로 논의를 확장해 간다. 과거의 사례를 거울삼아 우리에게 닥칠 혹은 이미 닥쳐 온 미래를 예측하며 대담한 제안을 던진다. AI에게 일자리를 빼앗기고 기후 위기에 지구가 불타는 미래가 당연하지 않으려면, 우리는 지금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할까? 이 책의 해제에서 임소연이 말한 것처럼 “지금껏 배제되었던 것, 그래서 새로운 것, 거기에서부터 혁신과 창의성이 나올”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지금껏 과학기술의 영역 바깥으로 몰아냈던 여성과 여성적인 것을 다시 불러들여야 하는 이유다.

“자신을 위하지 않는 세상에 사는 사람은
그 세상을 개선할 방법을 더 쉽게 상상할 수 있다.”




편집자의 말

원고를 받았을 때 첫 챕터를 읽고 웃다가 머리가 띵했다. 기술과 발명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있게 쓸 수도 있는 거야? 말도 안 되는 성별 고정관념과 편견이 어떤 영역보다도 가치중립적이라고 여겨진 과학기술에 얼마나 강력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듣다 보면, 답답함이 치미는 동시에 헛웃음이 나온다. 뼛속까지 문과생인나에게도 결코 딱딱하거나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았다. 임소연, 하미나 선생님이 해제에서 말한 것처럼, 책 곳곳에 우리의 일상적 경험과 맞닿은 찰진 비유들이 가득해서 무릎을 치며 공감할 수밖에 없다.
뛰어난 소수의 여성만이 아니라 수많은 평범한 여성들의 아이디어가 지금 이 순간에도 무시당하고 지워진다는 사실, 인류와 지구가 처한 각종 위기의 밑바탕에 남성에 의한, 남성을 위한 기술 발전의 논리가 깔려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바꾸는 것은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다. 그런데 이게 가능하려면 기술에 대한 우리의 정의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편견은 그 옛날 사람들의 머릿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과학기술 분야의 글에서 마주치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것들과 만나게 된다. 몸에 관한 이야기가 그렇고, 감정과 관계와 돌봄에 관한 이야기가 그렇다. 과학기술이라고 하면 거대하고 복잡한 금속성의 기계, 수식과 데이터로 이루어진 차가운 세계만을 떠올렸던 내 사고가 얼마나 좁고 치우쳐 있었는가를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
_편집자 김유진

추천의 말

이 책은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통념을 다시 쓴다. 발명의 어머니는 젠더다. 저자는 젠더 의식이 기술 발전과 발명의 전제가 되며, 여성주의는 모든 인류의 삶과 직결되는 보편적 세계관임을 증거한다. 읽는 재미와 새로운 시각 그리고 공동체에의 기여라는 책의 의무에 충실한 이 책은 기존 남성 문명사의 주장, 즉 전쟁이 기술을 발전시킨다는 이론을 완전히 뒤집는 데 성공했다. 설득당하지 않을 도리가 없는 매력적인 책이다.
성별을 떠나 젠더를 공부하지 않으면 손해라는 사실을 이만큼 잘 보여 주는 글쓰기가 있을까. 여성주의를 공부하는 이유는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이 책은 창의력과 합리성의 핵심 원리가 어떻게 젠더에서 시작되는가를 보여 준다. 기존 개념이 현실 설명력을 잃은 지금 한국 사회에 제때 제대로 당도한 반갑고 흥미진진한 텍스트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권한다.
_정희진(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초빙교수/여성학)

차례

발명
1장 가방에 바퀴를 다는 데 왜 5000년이나 걸렸을까
2장 일론 머스크보다 100년 앞선 전기차의 발명

기술
3장 브래지어와 거들이 인류를 달로 데려간 이야기
4장 그 많던 여성 프로그래머는 다 어디로 갔을까

여성성
5장 고래 사냥과 페이스북의 공통점
6장 인플루언서는 어떻게 해커보다 부유해졌나

신체
7장 인간을 닮은 기계, 기계를 닮은 인간
8장 체스는 이겨도 청소는 못하는 AI

미래
9장 엥겔스는 왜 메리의 안부를 묻는 것을 잊었나
10장 미래를 구하러 온 발명의 어머니

해제: 여성의 눈으로 기술과 발명의 역사를 본다는 것은_임소연‧하미나
감사의 말

참고 문헌

해제 일부

하미나: 책 어떻게 읽으셨나요?

임소연: 무척 재밌었어요. 제목(영문판 제목: Mother of Invention)을 보고는 여성의 발명품이 얼마나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는지, 혹은 여성의 발명품이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었는지를 사례로 보여 주는 책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역사적인 이야기에서 출발해 뒤로 갈수록 인류세나 AI 같은 시의성을 지닌 주제도 많이 나오더라고요. 사례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페미니스트 과학사라고 말해도 될 정도로 체계가 잘 잡힌 책이었습니다.

하: 저도 딱 페미니스트 과학기술사처럼 느껴졌어요. 여성의 눈으로 과학기술을 본다는 것에는 다양한 층위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우리 여자도 이러저러한 발명을 했어. 남자들이 한 것 우리도 했어’ 식으로 사례를 제시할 수도 있고요. 이 책은 그런 이야기도 다루지만, 더 나아가 여성성이나 남성성이라는 성별 고정관념 때문에 발명 자체가 늦어지는 사례를 소개하기도 합니다. 또 우리가 기술을 남성적인 것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이미 오랫동안 발전해 온 여성의 기술 혹은 여성적이라고 여겨져 온 기술을 정식 기술로 보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가사 노동이나 돌봄 노동, 몸과 관련한 지식들이 그렇지요. ‘여성다움’을 이유로 기술의 세계에서 배제된 것들을 들여다보면, 우리에게 익숙한 기술사가 ‘남성다움’에 맞추어진 상당히 특정한 버전의 이야기였다는 알게 됩니다. 이렇게 다양한 층위로 이야기가 뻗어 나가요.

임: 1장 〈가방에 바퀴를 다는 데 왜 5000년이 걸렸을까〉에서부터 성별 고정관념이 아무 실체도 없고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사실은 어마어마한 효과를 낸다는 것을 분명한 증거를 들어 설명하지요. ‘여성적인 것’과 ‘남성적인 것’이 실재함을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로 시작해서 좋았습니다. 2장 〈일론 머스크보다 100년 앞선 전기차의 발명〉에서 다시 한번 성별 고정관념 사이의 위계, 즉 남성적인 것은 보편적인 것으로 여겨진 반면 여성적인 것은 그렇지 않았다는 점을 짚어 주죠. “전기차는 안전성과 조용함, 편안함을 상징했다. 이 가치들에 본질적으로 여성스러운 점은 전혀 없다. 오히려 이것들은 인간적인 가치들이다. 안타깝게도, 그동안 우리가 ‘여성적’이라불러 온 것들은 인간 보편적인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다.”(68쪽) 이런 식으로 아주 명확하게요.

하: “진정한 남성이라면 직접 가방을 들어야 한다”라는 관념이 우습고 사소해 보이잖아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가방에 바퀴를 다는 데 5000년이라는 시간이 걸리게 할 정도로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죠. 카트리네마르살이 논픽션 작가여서 역사 서술에서 복잡성을 어느 정도 제거하고 과감하게 쓰기 때문에, 서사가 확 꿰어지는 느낌과 거기서 오는 통쾌함이 있습니다.

임: 맞아요. 학자가 쓰면 이렇게 못 쓸 거예요. 그래서 더 재밌기도 했어요. 과학기술 이야기인 동시에 여성과 여성성에 대한 이야기여서 좁은 의미의 과학기술을 넘어선 내용들을 많이 담고 있기도 하죠. 곳곳에서 우리의 일상적 경험에 부합하는 탁월한 비유들 덕분에 킥킥거리며 읽게 되더라고요.
(중략)

하: 마르살이 “여성이 서사에서 지워질 때 인류는 본래와 다른 모습이 된다”(92쪽)라고 지적한 점도 주목하게 됐습니다. 기술의 역사에서 여성을 배제하는 것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성에게도 문제라는 것인데요. 한 인간 안에는 다양한 측면이 있으니까요. 농경 도구인 뒤지개가 아니라 곤봉과 창을 인류의 첫 번째 도구라고 추정하면 인간에 대한 이해에서 폭력과 죽음이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지요. 날카로운 무기를 중심으로 인간을 바라보면 통합된 자아 정체성이 아니라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일부만을 보게 됩니다. 그러므로 여성을 서사에서 지우면 안 된다고 말하는 방식의 서술이 독자를 설득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SF 작가 어슐러 르 귄의 1986년 에세이 〈소설판 장바구니 이론((The Carrier Bag Theory of Fiction))〉에도 나옵니다. 인류가 먹이를 구하기 위해 사용한 최초의 도구가 보통 끝이 날카롭고 뾰족한 창과 같은 무기라고 생각하잖아요. 르 귄은 초기 인류가 채집한 무언가를 담는 데 썼을 용기, 곧 장바구니((carrier bag))나 가방과 같은 것이 더 오래되고 중요한 도구였으리라고 지적해요.
창은 승리의 상징이고 혼자만의 드라마로 가득합니다. “내가 이 창으로 저 곰을 찔러 죽였노라!” 한편 둥그런 바구니에는 각양각색의 물질을 넣지요. 과일, 풀, 씨앗, 다칠 것에 대비한 약초 등. 이때 바구니는 자연을 대상화하고 침해하는 도구가 아니라 자연의 일부를 담는 수용체입니다. 낮에 바구니 안에 여러 물건을 담았다가 밤에 돌아와 다른 사람들과 모여 가진 것을 설명하고 나누면서 관계가 강화되고 최초의 이야기가 탄생했다는 거예요. 여기에는 혼자만의 서사가 없지요. 영웅 서사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인류가 사용한 최초의 도구를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라 인류의 본성 역시 다르게 해석된다는 것이지요. 이게 굉장히 공감이 됐어요.
우리가 가부장적 세계, 남성 중심적 세계의 바깥을 상상할 때 그게 기승전결 혹은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과 같은 이야기 구조까지도 비판적으로 살펴보고 그와는 다른 방식의 이야기 구조를 상상하는 일을 가능하게 한다는 거죠.

임: 남성 중심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기술을 본다는 것은 근본부터 아주 다른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는 것 같습니다. 아예 발명이란 무엇인가부터 시작하는 거죠.
저는 9장에 메리하고 잭 나오는 부분이 참 재밌더라고요. 메리의 안부를 궁금해 해야 한다고 말하는 부분이 굉장히 통찰력 있었어요.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시대에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고 했을 때 이 책은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하죠. 하나는 여자들에게 코딩을 배우게 하거나 과학기술 분야로 진출하게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정부가 과학기술 분야에 여성 유입을 늘리는 정책을 펴고 있고 저도 그래야 한다고 자주 이야기해요. 그런데 어떤 분야에 여자들이 많아지는 것이 꼭 좋은 신호는 아니라는 점이 함께 논의되어야 합니다. 소위 ‘여성화’된 분야는 사회적 위상이나 경제적 대우가 좋지 못한 경우가 많거든요. 저자는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대체하지 못하는 인간의 자질이 소위 말하는 여성적인 자질이라는 것에 주목해서 두 번째 대처 방법을 전합니다. “미래에 발생할 경제 문제는 어쩌면 여자아이들이 코딩을 배우라고 격려받지 못한 것이 아니라 남자아이들이 타인을 돌보라고 격려받지 못한 것이 아닐까?”(288쪽)라고 질문을 던지면서 말이죠. 우리는 자꾸 여성들에게 무엇을 더 배우고 더 시도해 보라고 격려하잖아요. 반면 남성들은 굳이 뭘 할 필요가 없었죠. 이미 과학자나 공학자 대부분이 남성이고, 기술은 남성 중심으로 개발되어 왔으니까요. 그런데 이 책은 기술로 대체되지 않는 인간의 자질에 주목하며 남성에게 부족한 것, 남성이 더 갖추어야 할 것을 말합니다. 참신하면서도 아주 유용한 전략이라고 봅니다.
(중략)

하: 10장에서 현재 기후 위기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대립을 마법사와 예언자가 벌이는 결투에 빗대어 설명하죠. 마법사는 “자연이 그저 자신에게 이용당하기 위해 가만히 놓여 있는 무한한 자원”으로 “기계에 들어갈 원재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여긴다고 하고요(328쪽). 예언자는 “어머니 자연이 죽어가고 있다는 생각에 거의 열광하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말하며 “헐떡이는 자연의 몸 옆에 비극적인 기사처럼 앉아 자연의 수동적인 아름다움을 칭송”한다고 표현해요(328쪽). 한쪽은 자연을 정복해야 할 대상으로 보고 다른 한쪽은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본다는 점에서 굉장히 다른 태도이지만, 사실은 둘 다 나와 자연을 분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같다고 지적하지요. 자연과 내가 분리되지 않는다고 여길 때 개입할 여지가 많아지거든요. 기술 역시 기술결정론적으로 생각하지 않을 때, 곧 어떤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서 인간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막을 수 없는 흐름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실행으로 발전의 방향과 속도가 결정된다고 볼 때 개입의 여지가 생기죠. 남성적인 것, 착취적인 것, 경제 발전 중심적인 것만이 기술은 아니잖아요. 우리는 돌봄을 위한 기술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지금의 지구에서 반드시 그래야만 합니다. 그런 점에서 마법사도 예언자도 아닌 존재, 현장에서 손을 더럽히면서 생생한 행위자로 존재하는 마녀가 우리의 미래에 필요하다는 결론이 무척 좋았습니다. 그것이 기후 위기가 더욱 심각해질 미래에 해결책을 모색할 만한, 전에는 가본 적 없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중략)

임: 좀 더 나아가자면, 이제는 홀로가 아니라 무리로 들어가서 하면 조금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이죠. 지금까지는 여자들 한 명 한 명이 정말 고군분투해서 남자들을 압도하는 실력을 보여 주며 해 왔어요. 하지만 그렇게만 해서는 여전히 소수로 남을 수밖에 없고 변화하는 데까지 너무 오랜 걸릴 것 같아요. 이제는 무리로, 떼로 들어가서 함께 하면 바꿔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 말하는 마녀가 딱 그 이미지와 잘 맞더라고요.
(중략)

하: “과학기술이 여성을 배제해 왔다는 건 잘 알겠어.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해?” 이 질문에 답을 하자면요. 과학기술에서 여성을 복권시킨다는 것은 우리가 여성적이라고 치부하며 과학기술의 영역에서 몰아냈던 것들을 복권시키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그것들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줬는지 재고해 보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면 이 책에서 다루듯 마녀 이야기도 나오고 신체 이야기도 나오고 부드럽고 말랑한 기술과 물질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따라 나오게 됩니다.

임: 맞아요. 과학기술 밖으로 몰아냈던 여성적인 것을 복권시켜야 과학이 바뀝니다. 지금껏 배제되었던 것, 그래서 새로운 것, 거기에서부터 혁신과 창의성이 나올 거예요. 과학기술에게는 우리가 귀한 자원이죠.
(후략)

과학기술여성연구그룹 공동 설립자
임소연(과학기술학 연구자, 《신비롭지 않은 여자들》 저자)
하미나(논픽션 작가,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저자)

저자 소개

카트리네 마르살 (Katrine Marçal)
스웨덴 웁살라대학를 졸업하고 유력 일간지 《아프톤블라데트(Aftonbladet)》의 편집주간을 지냈다. 현재는 《다겐스 뉘헤테르(Dagens Nyheter)》에서 금융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국제 금융·정치와 페미니즘에 대한 기사를 주로 다룬다. 경제학과 가부장제의 관계를 논한 《잠깐 애덤 스미스 씨,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는 2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으며, 마거릿 애트우드는 이 책을 “여성, 경제, 돈에 관한 영리하고 재미있고 읽기 쉬운 책”이라고 평했다. 《여자가 발명한 세상이 인류를 구할지도》는 기술 발전의 역사에서 여성과 여성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어떻게 수많은 아이디어를 배제하고 혁신을 방해하는지를 풍부한 사례와 재치 있는 언어로 증명한다.

역자 소개

김하현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한 뒤 지금은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여성의 수치심》(공역) 《타인이라는 가능성》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식사에 대한 생각》 《우리가 사랑할 때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 《결혼 시장》 《이등 시민》 《팩트의 감각》 《미루기의 천재들》 《분노와 애정》 《화장실의 심리학》 《여성 셰프 분투기》 등이 있다.

도서명: <지구를 구할 여자들>


분류:
사회과학 > 여성학/젠더 > 여성학 이론
과학 > 과학의 이해 > 과학사/기술사
판형: 140*205, 무선
쪽수: 391쪽(예상)
정가: 18,000원
출간예상일: 9월 20일
펴낸 곳: 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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