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한국 저자가 쓴 늑대에 대한 최초의 기록.
잃어버린 야생으로의 초대
드넓은 초원과 사막, 길 없는 길로 한 사람이 걸어간다. 표시도 없고 경계도 없는 곳. 오직 늑대와 짐승 발자국만이 흔적으로 있는 곳이다. 알타이 바위산 히말라야와 파미르의 설산, 그가 가지 않은 곳은 없다. 늑대가 있는 곳이라면. 가끔은 네발로 걸으며 늑대 흉내를 내기도 하고 보폭이 넓어진 곳에서는 그도 함께 따라 뛴다. 저 멀리 능선에서 혹은 근처 숲에서 지켜보고 있는 늑대들의 시선을 느끼며. 어지러운 발자국들 앞에 엎드려 온몸을 굴속으로 넣었을 때 후두둑 개벼룩이 떨어지고, 식량도 물도 떨어져서 목은 타오지만 돌아가기엔 너무 먼 길을 와버렸다. 그 험하고 고생투성이인 네어멍구 오지에서 최현명과 늑대 이야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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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저자가 쓴 늑대에 대한 최초의 기록.
잃어버린 야생으로의 초대
드넓은 초원과 사막, 길 없는 길로 한 사람이 걸어간다. 표시도 없고 경계도 없는 곳. 오직 늑대와 짐승 발자국만이 흔적으로 있는 곳이다. 알타이 바위산 히말라야와 파미르의 설산, 그가 가지 않은 곳은 없다. 늑대가 있는 곳이라면. 가끔은 네발로 걸으며 늑대 흉내를 내기도 하고 보폭이 넓어진 곳에서는 그도 함께 따라 뛴다. 저 멀리 능선에서 혹은 근처 숲에서 지켜보고 있는 늑대들의 시선을 느끼며. 어지러운 발자국들 앞에 엎드려 온몸을 굴속으로 넣었을 때 후두둑 개벼룩이 떨어지고, 식량도 물도 떨어져서 목은 타오지만 돌아가기엔 너무 먼 길을 와버렸다. 그 험하고 고생투성이인 네어멍구 오지에서 최현명과 늑대 이야기가 시작된다.
야생동물 전문가인 최현명은 2002년부터 마흔 번에 가까운 몽골과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의 파미르 고원 여행을 통해 늑대들의 땅을 헤매고 다녔다. 이 기록은 2002년 5월 14일부터 6월 30일까지 네이멍구 자치주를 45일 동안 여행한 이야기다. 여행하는 내내 새끼 늑대 두 마리를 키우며 늑대와 늑대 굴을 찾아다닌 이상한 여행이다. 그는 가장 뜨겁고 잊을 수 없던 첫 여행의 기록을 애틋하고 간절하게 담아냈다.
여행 이야기와 더불어 늑대와 개, 양치기의 삼각관계, 어떻게 늑대가 개가 되었는지, 사람들이 왜 늑대를 미워하는지, 한반도에서 늑대는 어떻게 사라졌는지 무수하게 쏟아지는 물음을 찾아간 저자의 여행 밖 이야기도 흥미롭다.
여행하면서 기록한 일기를 바탕으로 쓴 글이어서 생생하고 중간중간에 나오는 사진과 그림 또한 읽는 재미를 더한다. 특히 늑대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느끼는 저자만의 감수성은 놀랍고 새롭다.
- 접기
5월 16일
모두 일곱 마리의 새끼 늑대들은 태어난 지 한 달쯤 되었다고 한다. 5월 6일에 굴에서 꺼냈다고 하니, 사람의 손을 탄 지도 열흘이었다. 새끼 늑대들은 몹시 야윈 데다 털도 거칠었다. 열흘 동안 제대로 먹지 못한 티가 역력하다. 우리는 새끼가 있는 늑대 굴을 찾아만 달라고 했다. 새끼가 굴속에 있는 것만 확인하면 바로 물러나라고 신신당부를 했건만, 새끼들을 집으로 데려온 것이다. 답답한 마음에 새끼 늑대를 꺼내온 이유를 따지듯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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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6일
모두 일곱 마리의 새끼 늑대들은 태어난 지 한 달쯤 되었다고 한다. 5월 6일에 굴에서 꺼냈다고 하니, 사람의 손을 탄 지도 열흘이었다. 새끼 늑대들은 몹시 야윈 데다 털도 거칠었다. 열흘 동안 제대로 먹지 못한 티가 역력하다. 우리는 새끼가 있는 늑대 굴을 찾아만 달라고 했다. 새끼가 굴속에 있는 것만 확인하면 바로 물러나라고 신신당부를 했건만, 새끼들을 집으로 데려온 것이다. 답답한 마음에 새끼 늑대를 꺼내온 이유를 따지듯 물었다.
5월 21일
오후 4시경 초커바터얼이 말한 우얼순 강으로 출발했다. 습지와 갈대밭이 발달해 있어 늑대가 자주 나타나는 데다, 물새들도 많이 볼 수 있다고 했다. 새 늑대 굴을 찾기 전까지 놀고 있을 수만은 없다. 움직이는 건 뭐든 찾아서 찍어야 한다.
5월 25일
해가 뜰 무렵과 해가 질 무렵, 그러니까 빛과 어둠이 서로 섞여들 때가 가장 아까운 시간대다. 이때 동물들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맘껏 즐겨야 한다.
혼자 숲속을 걸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곁을 지키는 친구라곤 그림자뿐인데다, 그는 참견하는 법이 없다. 머릿속엔 오직 한 가지 생각으로만 가득 차고, 질문도 답도 단순해진다. 타인을 배려할 필요도, 개인적인 호기심을 억누를 필요도 없다. 혼자일 때 스스로에게 가장 충실할 수가 있는 것이다.
5월 27일
오른쪽의 좁은 초지에서 늑대 두 마리가 걸어오다가 앞장선 녀석이 멈춰 선다. 녀석과 동시에 눈이 마주친 것이다. 녀석이 갑자기 멈추자 뒤따르던 녀석도 그 자리에 멈춰 선 채 날 쳐다본다. 그 자리에 엎드리려다가 어정쩡한 자세 그대로 얼른 셔터를 누른다. 경사진 초지 아래쪽에서 한 마리가 더 나타난다. 마지막 녀석까지 나를 보았는지, 세 마리가 동시에 서쪽의 고지대로 천천히 달려간다.
끝없이 펼쳐진 깨끗한 모래밭에 늑대 발자국이 한 줄로 길게 이어져 있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모래밭을 가로질러 건너간 모양이었다. 하지만 가까이 내려가보니 늑대 발자국이 아니다. 간밤 하염없이 헤매던 내 발자국이다. 괜히 민망해진 마음에 배시시 웃음이 나온다.
5월 31일
어른 늑대는 하루에 2킬로그램의 고기는 먹어야 살 수 있다. 이 지역에서 가장 흔한 생토끼를 먹는다고 치면 열 마리는 먹어야 하는 것이다. 2킬로그램의 고기를 얻는 데 열 번씩 사냥을 해야 한다면 체력 소모가 너무 크다. 게다가 사냥을 나갈 때마다 먹잇감을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닐 것이다. 서른 번쯤 시도하면 열 마리쯤 구할 수 있을까. 이 정도면 에너지를 채우는 것보다 쓰는 것이 더 크다. 결국 굶어 죽게 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땅청서의 경우 조금 더 크지만 숫자가 적다. 덩치가 큰 초원토끼라면 하루에 한 마리면 충분하겠지만, 이 지역에선 배설물조차 본 적이 없다. 초원토끼가 있다고 해도 그 숫자가 적어 늑대의 주요 먹이는 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이 지역의 늑대도 사람들이 키우는 가축을 죽이거나 그 사체를 먹으며 살 수밖에 없는 것이다.
6월 3일
들불이 훑고 지나간 갈대밭을 지나는데, 왼쪽에서 컹컹, 개 짖는 소리가 난다. 여기서 가장 가까운 민가인 할매네 집도 직선으로 10킬로미터는 떨어져 있다. 이곳에 개가 있을 리가 없다. 늑대다. 하지만 두 번 짖고는 더 이상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다. 늑대는 짖는 경우가 거의 없다. 또 개처럼 크고 길게, 요란스레 짖지도 않는다. 낮게 한 번 짖어 반응을 살핀 후 다시 짖는 정도다. 상황이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는 경우, 경고의 의미로 짖는 것이다. 두려움과 위협이 뒤섞인 소리다. 무언가 느껴지긴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짖는 것이다. 지금 늑대를 짖게 만든 나에 대한 경고이다. 넌 발각되었어, 우린 널 주시하고 있어, 라는. 동시에 동료들에게 수상한 대상이 나타났음을 알려 긴장을 늦추지 않도록 주의를 주는 소리다.
몽골 헨티 산맥에서
파미르 고원에서
- 접기
최현명
동물을 연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는 우리나라 최고의 포유류 전문가로 통한다. 학위나 스펙을 내세우지 않고 오직 야생과 현장을 찾아다니며 조사하고 연구하는 행적 때문에 철저한 아웃사이더, 혹은 외로운 늑대라고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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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명
동물을 연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는 우리나라 최고의 포유류 전문가로 통한다. 학위나 스펙을 내세우지 않고 오직 야생과 현장을 찾아다니며 조사하고 연구하는 행적 때문에 철저한 아웃사이더, 혹은 외로운 늑대라고 불리기도 한다.
1963년 경주에서 태어나 대학과 대학원에서 조경학을 공부했고, 조경설계 사무소에서 일하다가, 1998년 대전 동물원 설계를 끝으로 조경 일을 그만두었다. 야생동물을 만나기 위해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에서 일하다가 더 이상 야생동물을 키울 수 없게 되자 그만두고 전국 곳곳으로 동물을 찾아다녔으며, 몽골과 타지키스탄의 파미르 고원, 네이멍구 자치주 같은 동북아시아 곳곳을 다니며 야생동물 관련 자료를 수집했다.
그렇게 수집한 자료와 사진이 수천 장이 넘고, 기록해둔 일기장도 수십 권에 이른다.
2007년에는 최태영과 공저로 《야생동물흔적도감》을 펴냈다.
우리나라에는 한국 저자가 쓴 포유류에 대한 책이 없고, 특히나 늑대 이야기는 다른 나라 책을 번역해서 소개했을 뿐이다. 이 책은 한국의 동물전문가가 쓴 늑대에 대한 첫 책이라는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
- 접기
그를 만나면 행복해진다. 그와 함께 있을 때면 몽골의 드넓은 초원과 알타이의 바위산 그리고 히말라야와 파미르의 설산이 펼쳐진다. 그곳에 살고 있는 늑대와 눈표범도. 나는 반복되는 일상에 지쳤을 때면 그를 만나러 간다. - 서준(EBS 다큐프라임 PD)
그는 숲을 사랑하고 동물을 좋아하는 우리들의 알파 늑대이자 영원한 대장이다.
_김승미(숲 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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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만나면 행복해진다. 그와 함께 있을 때면 몽골의 드넓은 초원과 알타이의 바위산 그리고 히말라야와 파미르의 설산이 펼쳐진다. 그곳에 살고 있는 늑대와 눈표범도. 나는 반복되는 일상에 지쳤을 때면 그를 만나러 간다. - 서준(EBS 다큐프라임 PD)
그는 숲을 사랑하고 동물을 좋아하는 우리들의 알파 늑대이자 영원한 대장이다.
_김승미(숲 해설가)
늑대를 사랑하는 사람, 늑대를 닮아가는 사람, 늑대와 인간의 공존을 꿈꾸는 사람. 생명의 존엄과 경이로움으로 늘 야생에 머무는 사람. 그가 가는 길은 들꽃처럼 자유롭다.
_박그림(설악산 산양 지킴이)
나는 최현명이 왜 사람으로 태어났는지 이해할 수 없다. 늑대나 개로 태어났어야 하는데, 신의 실수 같다.
- 배제선(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
서울에서 곤충 모임이 기분 좋게 끝나고 지독한 숙취와 함께 눈을 떴다.
방 한가운데 커다란 책상이 있고 책꽂이에는 수십 권의 취재노트가 빼곡하다.
키 높은 진열장에 있는 야생동물의 하얀 골격들이 나를 내려 보고 있다.
주섬주섬 버너를 꺼내 라면을 끓인다. 밖에 나가면 형수 때문에 위험하다면서.
형님 집에서 처음 잤던 날이다.
- 애벌레(지리산 야생동물, 곤충 연구가)
그의 옷이나 신발에는 숲에서 걸어 나온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거칠고 수줍어 무리에 합류하기를 거부하지만 정작 그의 주변에는 사람들이 모인다. 최현명이 들려주는 야생동물 이야기는 몽골 초원처럼 넓고 숲의 소리처럼 깊다.
_정미경(녹색교육센터장)
불광불급不狂不及, 어떤 것에 미친 듯이 몰두하지 않으면 이루기 힘들다. 저자가 온몸으로 찾고 조사한 이야기가 애틋하고 따스하다. 동물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우리들 이야기이기도 하다.
_어경연(서울대공원 동물원장)
처음 만났을 때나 지금이나 그의 행색은 늘 같다. 낡은 조끼 주머니에는 나침반과 칼, 줄자와 비닐봉지, 수첩과 볼펜 그리고 담배 몇 개비가 불룩하게 들어 있다. 야생동물을 만나기 위해 늘 준비된 사람이다.
_심광흠(KBS 편성국장)
최현명은 타고난 이야기꾼이고, 탁월한 야생동물 그림쟁이다. 오랜 야생 경험에서 녹아나온 것이기에 생동감이 넘친다. 늑대와 삵, 담비 같은 포식동물들을 얘기할 때 눈이 반짝인다. 우리는 그를 늑대라는 별명으로 부른다. 그와 함께 야생동물을 찾아 몽골 대평원을 달릴 때 온몸을 흔들어 대던 덜컹거림이 그리워진다.
_양경모(에코샵 홀씨 대표)
어려서부터 동물을 좋아했던 그는 야생동물의 마음을 가장 잘 읽어내는 사람이다.
- 이은주(서울대 생명과학부 생태학 교수)
야생의 흔적을 찾는 동물적 감각. 그는 세상보다 야생에 더 가까운 사람이었다.
“그는 사람이 아니 무니다. 늑대이무니다.”
- 김국진(방송인)
어떤 생명을 이해하려면 그들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늑대를 이해하는데 가장 특화되고 진화한 사람이라면 단연 최현명이다.
- 허위행(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
그와 가리왕산과 설악산을 함께 다닌 적이 있다. 혼자였으면 알지 못할 야생동물의 많은 흔적들을 그는 찾아냈다. 어디는 누가 뿔질했던 흔적이고, 어디는 멧돼지가 일 년쯤 전에 집을 지었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 윤형중(전 한겨레신문 기자, LAB2050 연구원)
경상도 말투가 섞인 강의는 투박하다. 그런데 말과 함께 칠판에 그리는 야생동물 그림을 보면 아이들은 금세 빠져든다. 아날로그 감성이 디지털 시대 아이들에게 스며든다. 그의 강의는 늘 그립고 기다려진다.
- 이동철(상주 낙운중 과학교사)
남들은 평생 한 번 가보기도 힘든 몽골이나 러시아 오지를 찾아다니며 늑대와 표범, 호랑이를 연구하고 기록하고 그 무용담을 들려주는 이가 과연 몇이나 있을까. 자연은 정복하고 개척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그는 몸소 증명할 것이다.
- 류일용(전 1박2일 PD, MBN PD)
그는 야생동물은 예민해서 작은 소리에도 도망간다며 혼자서 일찍 나간다. 달랑 물 한 병만 들고 나갔다가 저녁에 돌아오기도 한다. 그가 다녀오면 동물 굴이나 둥지 같은 촬영할 거리가 생긴다.
-바야르후(몽골 통역 가이드)
그는 아침이면 몽골 초원이나 야생의 숲으로 사라지고 없다. 한밤중에 돌아온 그의 배낭에는 동물 뼈나 배설물, 짐승털이 가득하다.
- 잉크볼트(몽골 통역 가이드)
머나먼 중국 내몽골 초원에서 밤이나 낮을 가리지 않고 풍찬노숙하며 늑대를 쫓아다니던 그날이 어제 같은데, 어느덧 15년이란 기나긴 세월이 흘러서야 우리 이야기가 책으로 나오게 되었구나. 축하라기보다 다행이라 함이 더 적절한 말인 듯하다. 잊지 못할 고생도 굶주림도 다 순간이고 다 지나가고 만다. 남는 것은 기억뿐이다. 책은 기억을 품고 너와 나보다 더 오래 오래 이 세상에 남아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한 순간이라도 놓칠세라 쫓아다니던 그 어미 늑대를 다시 찾았다. 우리 사진첩 속에서 잠자고 있던 그 늑대가 다시 살아나 우리에게 그리고 아마도 우리의 후손들에게도 자기 이야기를 하며 인간에 못지않은 협동정신과 자기희생정신을 지녔음을 당당하게 알려 줄 것이다. 갑자기 그 어미 늑대의 새끼 일곱 마리도 궁금해지는구나. 어미 늑대는 늙어서 이미 사라졌을까? 하지만 그 새끼들은 오늘도 험한 환경 속에서 굳건히 살아가고 있으리라 믿는다. 인류가 자기 잘못을 돌아보고 작은 공간이라도 그들에게 내 주었으면. 이 책이 그날을 하루라도 앞당겨 주었으면 한다.
- 박인주(중국동북임업대학 야생동물자원학과 교수)
- 접기
음흉하고 사나운 부정적인 이미지도 있지만 동시에 늑대는 언제나 매력적인 동물이기도 했다. 개와 같은 DNA를 가지고 있어서일까, 낯설지만 왠지 더 궁금하기도 한. <빨간 두건 소녀>의 무서운 늑대의 모습은 쉽게 잊혀졌고, <정글북> 속 모글리의 가족들이기도 했던 늑대 가족이나, 〈늑대아이〉 같은 이야기 속 늑대소년의 모습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고도의 유기적 협력 체제, 가족 중심의 작은 사회, 신뢰와 약속과 지도력과 신중함으로 대표되는 성품……
<늑대가 온다>의 하루하루를 읽어나가며, 저자의 등 뒤에 꼭 붙어 도무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늑대를 쫓으며, 조곤조곤 늑대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저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보니, 문득 늑대를 포함한 야생과 지금 현대의 문명 중 어느 쪽이 더 야만적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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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흉하고 사나운 부정적인 이미지도 있지만 동시에 늑대는 언제나 매력적인 동물이기도 했다. 개와 같은 DNA를 가지고 있어서일까, 낯설지만 왠지 더 궁금하기도 한. <빨간 두건 소녀>의 무서운 늑대의 모습은 쉽게 잊혀졌고, <정글북> 속 모글리의 가족들이기도 했던 늑대 가족이나, 〈늑대아이〉 같은 이야기 속 늑대소년의 모습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고도의 유기적 협력 체제, 가족 중심의 작은 사회, 신뢰와 약속과 지도력과 신중함으로 대표되는 성품……
<늑대가 온다>의 하루하루를 읽어나가며, 저자의 등 뒤에 꼭 붙어 도무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늑대를 쫓으며, 조곤조곤 늑대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저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보니, 문득 늑대를 포함한 야생과 지금 현대의 문명 중 어느 쪽이 더 야만적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은빛 머리칼에 늘씬한 체구, 반짝이는 눈매의 최현명 선생의 모습을 떠올리니, 아닌 게 아니라 그가 곧 우리들 속의 늑대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많은 추천인들이 말하고 있는 대로 다른 무엇보다 늑대를 향한 저자의 열정과 애정이 단연 돋보인다. 이십여 년 이상을 늑대에만 매달려온 그의 이야기는 이제야 시작이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우리는 곧장 그의 다음 책을 기다리게 될 것이다.
- 조연주(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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