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를 소재로 한국의 정치, 사회, 문화, 역사 전반을 고찰하며, 매혹적인 아파트의 실체를 밝힘으로써 새로운 주거 공간의 가능성을 묻는다. 스스로 성장하고 진화하는 아파트를 통해, 한국의 세대론 변천사와 중산층 형성 과정, 시각성과 디자인 문화의 변화상을 진단한다. 한편 '아파트'라는 서양의 주거 모델이 도입되는 과정부터 역사적 변곡점에 따라 아파트가 확산되는 과정을 살펴보며, '아파트'라는 거주 모델에 대한 일반적인 예찬과 비난에서 벗어나 새로운 주거 공간과 일상 사물에 대해 함께 고민한다.
이 강좌는 알라딘과 자음과모음 출판사가 함께 준비했습니다.
강사소개 : 박해천
디자인 연구자. 현재 홍익대 BK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의 디자인 : 산업, 문화, 역사>, <한국의 디자인 02 시각문화의 내밀한 연대기>, <디자인플럭스 저널 01 암중모색 상편> 등을 기획, 편집했으며, <인터페이스 연대기 : 인간, 디자인, 테크놀로지>를 썼다.
1부에서는 에세이, 자서전, 회고록 등 각종 문학의 틀을 넘나들며 스스로 성장하고 진화하는 아파트에 대해 논한다. 화자와 시점이 변화하며 전개되는 허구적 접근 방식 때문에 독자는 딱딱하고 건조한 보고서 형식이 아닌 연구 대상과 화자 사이의 밀착된 거리에서 친근하게 몰입할 수 있다. 반면 문학 형식을 차용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객관성, 사실성, 명확성에 대한 의구심은 2부 ‘팩트’에서 실질적인 정보와 지표를 제시함으로써 말끔히 해소된다.
이 책에서 '인터페이스'은 컴퓨터 스크린의 표면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행동반경을 넓혀가면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인공 환경의 접촉면을 지시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9편의 글은 전쟁상황실과 디지털 테크놀로지, 핵전쟁과 분산 네트워크, 가상현실과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같이 서로 기묘하게 짝을 이룬 에피소드들을 염탐하면서, 디자인과 테크놀로지에 관한 다양한 주제들과 위태롭게 힘 겨루기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