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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식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생계 때문입니다.
본래 직장 생활을 하며 두번째 직업으로 작가로 활동하고 있었으나, 최근에 직장을 옮기고자 쉬는 중이라 생계를 이을 방법이 글쓰는 것만 남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먹고 살기 위해서 그나마 꾸준히 써 오던 소설 쓰는 일을 꾸준히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SF 입니다.
SF가 훨씬 관심을 덜 받고 잘 안될 때에도 SF가 재미있고 좋아서 SF를 자주 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한국 문학계에서 SF가 유행이라고 해서, SF에 별 관심이 없던 분들도 관심을 많이 주고 계시고, 새로이 SF를 쓰려고 하시는 분도 많습니다. 그러니, 어찌 SF에 더욱 몰두하지 않겠습니까?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곽재식의 《토끼의 아리아》 입니다.
《토끼의 아리아》는 단편소설집입니다. 다양한 장르의 여러 단편 소설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짧은 이야기 속에서 사람을 울고 웃기고 생각에 잠기게 하고 감동에 몸부림치게 하는 이야기들이 계속 나옵니다. 읽어 보시고 끌린다, 재미있다 싶으시면, 다른 곽재식 소설들을 찾아보시고 소개가 마음에 드시는 것부터 하나하나 또 읽어 나가시면 될 것입니다.

<추천작>

김다인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가슴이 울리기 때문입니다.
문장 하나에 가슴이 울리고, 장면 하나에 나만의 상상을 일궈내도록 만들 수 있는 것이 소설이자 글의 특권이니까요. 그래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습니다.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엄청난 경험이기에, 독자분들도 꼭 한 번쯤 느껴보시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판타지 입니다.
《나비》는 미스터리, 스릴러지만 원래 써오던 장르는 판타지였습니다. 판타지의 매력은 다양한 세계관을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인데, 그래서 쓸 수 있는 것이 무궁무진한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SF 장르의 소설로도 인사드릴 날이 오기를 고대합니다.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필립 풀먼의 《황금나침반》 입니다.
주인공 리라는 나침반을 들고 자신의 데몬과 함께 세 개의 세상을 여행하게 됩니다. 더불어 천사와 마녀, 곰 등 수많은 종족이 모험에 엮여들고 배신과 모략 등 다양한 갈등이 끼어들기도 하죠. 사실상 또다른 세상에 존재하는 한 거대한 서사를 가져와 음유시인처럼 들려주는 느낌이 듭니다. 소설 속 세상에 빠져들 만큼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하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작품입니다.

<추천작>

김동식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댓글 때문입니다.
독자분들의 댓글이 있기 전, 저는 반지하 주물공장에 못 박혀 있는 ‘지박령’이었습니다. 독자분들의 댓글이 저를 지상으로 끌어올려 주었고, 새로운 삶을 살게 해주었습니다. 저는 댓글 때문에 글을 썼고 쓸 겁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공포소설 입니다.
제 글의 시작이 '공포 게시판'이었기 때문입니다. 귀신을 믿지 않아, 사람의 무서운 부분을 파고들다가 여기까지 왔습니다. 호러물을 쓰고 싶다기보다는, 여러 장르로 인간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악의』 입니다.
평생 책에 편견이 있었던 저에게, 책이 영화보다 재밌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책입니다. 내가 앉았던 그 자리가 영화관이 된 것처럼, 앉은 자리에서 꼼짝도 안 하고 이 책을 보았습니다. 책은 아주 훌륭한 대중매체입니다.

<추천작>

김보영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안 쓸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안 쓸 이유가 없는 것뿐.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역사소설 입니다.
SF는 계속 쓰겠지만 살면서 한 번만 고대 한국의 전쟁을 그려보고 싶네요. 공부가 많이 필요하겠지요.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좌백, 진산의 [애견무사와 고양이눈] 입니다.
좌백, 진산 두 무협 거장의 개와 고양이 무협선. 애정과 협이 폭발한다! 개는 강하고, 멋있고, 의롭고, 사랑스럽고, 고양이는 강하고, 우아하고, 지혜롭고, 사랑스럽습니다.

<추천작>

김이환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소설을 읽는 것도 재밌지만 쓰는 것도 그만큼 재밌어요. 물론 항상 고통스럽고 힘든데, 다 쓰고 나서 돌이켜보면 재밌다는 감정이 가장 크게 남아요. 쓸 때마다 좌절하면서도 그래도 하나 끝내면 힘내서 다시 새로운 글에 도전하고 싶을 만큼 재밌는 마음이 가장 큽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SF 입니다.
이전에는 판타지 소설을 더 많이 썼어요. SF를 좋아하고 많이 읽었지만 많이 쓰고 발표하진 못했던 것 같아요. 최근에 청소년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서 SF를 더 많이 쓰고 있고요, 반응도 좋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SF를 더 많이 써서 많이 발표하고 싶습니다.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나오미 크리처의 《고양이 사진 좀 부탁해요》 입니다.
나오미 크리처의 단편집 《고양이 사진 좀 부탁해요》는 표제작인 <고양이 사진 좀 부탁해요>를 비롯해서 단편이 전부 재밌었어요. 잘 썼고 재밌는 단편이면서도, 제 취향에 맞는 글이기도 했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읽으셨으면 하는 마음에 추천합니다. 나오미 크리처의 다른 책도 국내에 출간됐으면 좋겠어요.

<추천작>

김희선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탐구와 기록 때문입니다.
세계의 이면이나 기억의 지층, 도시의 어두운 뒷골목, 산 그림자, 세상 어디에나 숨겨진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그것을 탐구하고 찾아내어 기록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소설을 씁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호러소설 입니다.
언젠가는 꼭 한 번, 무서운 장면 하나 없이도 영원히 잊지 못할 공포를 선사하는 소설을 써보고 싶습니다. 진짜 공포는 인간 내면에 감춰진 불안과 욕망에서 기인하고, 진정으로 위대한 작가만이 그것을 끌어내어 거울처럼 보여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러브크래프트의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 단편선 입니다.
진짜 공포를 다룰 줄 알았던 가장 위대한 작가는 역시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죠. 러브크래프트를 읽는다는 것은, 말 그대로 공포의 심연에 빠져드는 일, 우주적 악몽 속에서 여름밤을 보내는 일과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냥 무서운 걸 조금이라도 좋아한다면 러브크래프트는 필독서 중의 필독서입니다. 모든 공포영화, 공포소설, 공포만화 그 어디에서도 러브크래프트의 숨결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여름이 오면 습관적으로 이 책을 집어 듭니다.

<추천작>

도진기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그저' 입니다.
‘당신이 이렇게 오래 소설을 쓸 줄 몰랐다’고 누군가가 말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마니아 추리물을 10년이나 쓴 건 수지타산으로는 설명이 안 되었습니다. 저한테 소설은 그저 ‘쓰지 않을 수 없는 어떤 것’입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SF 입니다.
인간의 이야기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장르는 SF가 아닐까 합니다. 현실을 넘어 어떤 ‘가정’하에 인간을 던져 놓으면 그게 뭔지 보일 거라고 믿습니다. 가정을 하기에 최적의 장르가 SF입니다.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A. E. 밴보트의 《스페이스 비글호의 항해》(The Voyage of the Space Beagle, 국내 미출간) 입니다.
40년이 훨씬 지났어도 잊히지 않는 건 걸작이란 증거겠지요. 밴 보트의 《스페이스 비글호의 항해》는 영화 〈에일리언〉의 원작 격입니다. 영감을 주고도 철저히 잊힌 작가의 비애에 위로와 공감을 보내며, 재출간을 바라봅니다.

<추천작>

듀나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게으름을 막고 싶기 때문입니다.
사람 꼴을 유지하려면 일을 해야 하는데, 허구의 이야기나 허구의 이야기에 대해 쓰는 것은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SF 입니다.
쓰는 동안 그 장르의 관습과 언어에 익숙해졌으니까요. 하지만 제 SF는 호러, 스릴러, 추리이기도 하고 판타지와 겹쳐져 있습니다.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메리 셸리의 <최후의 인간> 입니다.
팬데믹으로 죽어가는 21세기의 인류를 그린 최초의 인류멸망 SF를 읽기에 지금만큼 좋은 때가 있을까요.

<추천작>

레이먼드조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이야기 만들기가 취미이기 때문입니다.
고통 없는 어른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저 역시 남모를 이런저런 슬픔을 안고 삽니다. 세상 다 무너진 사람마냥 울상을 지으며 산책길을 걷다가도, 문득 재미난 공상이 떠오르면 슬픔 따윈 다 잊고 악동처럼 입꼬리가 올라갑니다. 공상은 뜬금없을수록 더 맛있는 법입니다. 아마 여러분도 ‘멍’ 때리다 이런저런 즐거운 상상이 생겨날 때 자기도 모르게 웃음꽃을 피우겠지요. 저는 그런 즐거움에 중독되어 이 한밤중에도 노트북 앞에 앉아 있답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미스터리 입니다.
현대의 소설은 한 가지 장르만을 고집하지 않습니다. SF와 좀비물, 오컬트와 탐정물 등이 융합되어 매일 새로운 장르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아직 규정하기 힘든 이런 혼합 장르들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 난감하지만, 큰 틀에서는 결국 미스터리가 아닐까요? 인간의 본성도, 감히 헤아릴 수 없는 인생의 신비함도 저에게는 ‘미스터리’랍니다.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김성종의 『최후의 증인』 입니다.
이 작품이 20세기 한국 최고의 추리소설이라는 평가에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을 겁니다. 예술적 깊이와 장르적 쾌감을 동시에 갖춘 명작입니다. 모든 한국 추리소설은 김성종 작가님의 『최후의 증인』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 생각합니다. 최근 장르 소설 중에서는 예리한 감수성이 빛나는 이두온 작가님의 『타오르는 마음』과 무더위를 싹 날리는 박해로 작가님의 『신을 받으라』, 매운 반전으로 핫한 정해연 작가님의 『홍학의 자리』를 추천합니다. 한국 장르 소설의 봄은 옵니다!

<추천작>

백민석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뭐라도 생산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아무리 하잘것없는 것일지라도 뭔가 생산할 때 행복을 느낀다고 하네요. 걸상이나 작은 은세공품이나 천 권도 팔리지 않은 소설일지라도요. 저는 종종 글쓰기에 중독된 사람처럼 쓰곤 하는데, 실은 글쓰기가 아니라 글 하나를 생산해낼 때 느껴지는 행복감에 중독된 것이겠지요. 백화점 하나를 통째로 소비하더라도(실제로 해본 적은 없습니다만) 소설 한 권을 쓰면서 느껴지는 행복감은 얻지 못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장르 소설을 쓰지 말고 장르를 만들자 장르 입니다.
관심 있는 장르는 많죠. 하지만 앞선 질문처럼 제가 소설을 쓰면서 작은 행복이나마 챙기려면 기존의 장르를 따르기만 해서는 부족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미 계획이 있어요, 인류의 종말을 다룬 ‘대하미래소설’인데, 아마 기존의 장르 분류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소설(제 다른 소설들처럼)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제 모토는 오래전부터 장르 소설을 쓰지 말고 새 장르를 만들자(생산하자)! 였던 것 같습니다.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그 자신이 장르가 된 작가의 소설 입니다.
몇 해 전부터 장르 소설 추천해달라고 하면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의 『체체파리의 비법』을 소개하고 있어요. 워낙 인상이 강렬해서, 이 소설을 넘어서는 작품은 찾기 어려워요. 팁트리 주니어 전에는 코맥 매카시를 사랑했죠, 또 그전에는 척 팔라닉에 섭렵했었습니다. 이들의 소설을 어떤 장르로 분류해야 할까요? SF페미니즘? 스릴러? 범죄? 실은 뛰어난 작가들은 장르 구분을 무색하게 해요. 말하자면 그들 자신이 장르가 된 작가들이죠.

<추천작>

문보영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소설을 쓸 때는 내가 나로부터 탈출하는 기분이 들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무장르 입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여러 종류의 장르가 섞인 소설을 쓰고 싶기 때문입니다.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호러소설 입니다.
무서운 소설을 읽으면 혼자 있는 게 무섭고, 그래서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친구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 이야기를 껴안고 푹 잠들 수 있습니다.
박소영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불가능한 여행’이 좋아서 입니다.
저는 제 뇌를 컴퓨터에 업로드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래 사회를 직접 보고 싶고, 우주 일주도 하고 싶거든요. 동시에 사후 세계가 존재하는지도 궁금해서 언젠가는 또 죽어 봐야 할 것 같고요. 하지만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는 법이라, 제가 평생 지구 궤도를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고 죽지 못할 수도 있겠죠? 그래서 소설을 계속 쓰려 해요. 지금은 가 볼 수 없고, 아직 다가오지 않은 세계를 글로 신나게 모험하고 싶어요.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SF 입니다.
아직 다가오지 않은 세상, 그 속에서 살아갈 우리의 모습을 상상하는 일이 재미있어요. 미래의 인간 사회 모습을 다각도로 그려 보려면 바이러스, 메타버스, 기후 재난, 인공 지능, 우주 개척 등 과학(기술)적 요소를 고려할 수밖에 없고요. 그래서 제가 쓰는 소설은 언제나 SF 장르에 한쪽 발을 걸치게 될 것 같아요. 다른 쪽 발은 우리가 사는 현실을 부지런히 돌아보고 다닐 테고요.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정세랑의 『목소리를 드릴게요』 입니다.
우리가 음모론에 현혹되는 이유는, 그런 일이 아주 은밀한 곳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겠죠? 정세랑 작가의 SF 단편집 『목소리를 드릴게요』의 표제작 「목소리를 드릴게요」는 음모론 같은 흥미로운 상상에서 출발해요. 그런 세계관에 ‘나의 삶에도 존재했으면’ 하는 사랑 이야기가 스며들죠. 존재 자체가 은폐되어야 하는 이들의 이야기인데, 읽고 나면 저처럼 여기저기 추천하고 싶어지실 거예요.

<추천작>

박해로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나의 존재 일부를 세상에 남기고 싶기 때문 때문입니다.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나의 존재 일부를 세상에 남기고 싶기 때문입니다. 작가의 육신은 썩어 없어져도 소설은 시대를 초월해 살아남습니다. 이는 영생을 얻는 이치와도 통합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호러소설 입니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가한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에 힘과 정열을 집중하는 이치입니다.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김동식의 <회색인간> 입니다.
김동식 작가의 작품입니다. 그는 장르소설계의 안톤 체홉이라고 감히 말하는 바입니다

<추천작>

박해울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써야만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여 마음에 드는 장면을 떠올렸을때, 이 장면이 포함된 이야기를 '지금', '내가' 쓰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초조하고 다급한 마음이 들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과학 소설과 판타지 소설 입니다.
새로운 세계를 다채로운 방식으로 그려내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올가 토카르추크의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 입니다.
눈 쌓인 고원에서 펼쳐지는 서늘한 연쇄살인 이야기. 이 책이 담고 있는 주제를 많은 분들께서 접해보셨으면 합니다.

<추천작>

서미애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재미있기 때문 때문입니다.
어떤 일이든 재미가 없으면 흥미를 금방 잃어버리는 스타일인데 소설을 쓰는 일은 매번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습니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자신의 세상을 구축하고 그 안에서 놀 수 있다는 건 세상 제일 좋은 직업 아닌가 싶습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심리 스릴러 입니다.
지금도 쓰고 있고 앞으로도 가장 쓰고 싶은 장르는 심리스릴러입니다. 아인슈타인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인류에게 마지막 남은 미스터리는 바로 인간이다’ 라는 말처럼 인간은 가장 알 수 없고 흥미로운 존재가 아닌가 합니다. 그중에서도 인간의 어두운 심리에 대한 호기심은 계속되고 있네요.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서미애의 ‘하영 연대기’ 시리즈 입니다.
<잘 자요 엄마>, 그리고 <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 두 편도 재미있습니다만 지금 현재 제가 쓰고 있는 작품이 저에게는 가장 재미있고 흥미진진하죠. 글을 쓰면서 마치 전등불 하나에 의지해 어둠을 헤쳐가듯 한 발씩 앞을 더듬어가면서 저 어둠 너머 뭐가 있을지 두근두근합니다. 하영 연대기 3부작. <잘 자요 엄마>와 <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 그리고 내년에 출간될 3편을 가장 추천하고 싶습니다.

<추천작>

심너울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나아지기 위해서 때문입니다.
이야기를 만듦으로써 제가 어제보다 약간이나마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SF 입니다.
과학기술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사회가 과학기술에 미치는 영향을 그리고 싶습니다. 코로나, 인공지능.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바뀌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까요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천선란 작가의 <어떤 물질의 사랑> 입니다.
천선란 작가의 <어떤 물질의 사랑>을 제 책과 함께 읽어 보시면 어떨까요? 천 작가님의 스타일이 저랑 극적으로 다르거든요. 제가 과장적이고 날카롭다면 천 작가님은 담백하고 묵직한 것 같아요. 한국 SF의 여러 갈래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추천작>

오정연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닿음 때문입니다.
소설을 끝내 완성하기 전에는 절대로 알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초고를 끝까지 쓰고 고치고 또 고치다 보면 내가 쓰고 있는 이야기가 무엇이고 그 안의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보다 나는 왜 이런 이야기를 시작했는지 결국 알게 되었다는 ‘닿음’의 느낌이 찾아옵니다.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은밀한 중심에 마침내 가 닿았다는 짜릿함을 잊고 싶지 않습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SF동화 입니다.
SF동화는 독자가 생애 최초로 접하는 과학소설일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어린 우리의 세상과 그 세상을 담은 이야기는 온통 마법으로 가득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힘을 잃기 마련인 세계의 마법을, 사유와 까닭을 더듬는 SF동화의 깜냥으로 대신하고 싶습니다. 과학소설이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성장이라고도 부르는 그 전환에 기여할 수 있는 SF동화를 쓰고 싶습니다.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전수경의 [우주로 가는 계단] 입니다.
어린이는 세상의 모든 일이 까닭에서 말미암지 않는다는 세상의 진실에 직면한 뒤,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고 애도를 마무리합니다. 자신을 붙들고 있는 주변 좋은 사람들의 선한 에너지를 마침내 느끼고 받아들이는 지수의 여정이 눈부시고 눈물겹습니다. 한없이 무심할 수 있는 과학 혹은 우주의 이치를 이토록 따뜻하고 조리 있게 기술할 수 있다는 점에 놀라게 됩니다.

<추천작>

이미예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개운함 때문입니다.
가끔 머릿속에 떠오르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은 때가 있는데, 그 내용이 친구와의 수다로 풀어내기엔 막연하고 혼자 일기에 적어두기엔 아쉬운 재질일 때가 있습니다. 그런 이야기들이 쌓여서 책 한 권에 통일성 있게 담아낼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양으로 불어났다 싶을 때, 잘 정돈해서 소설로 만들어내면 비로소 머릿속이 아쉬움 없이 개운해집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판타지소설 입니다.
정확히 얘기하면 현실 밀착형 판타지 소설입니다.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은 이야기를 하면서, 상상으로 채워 넣을 수 있는 부분을 넓게 펼쳐내고 상상과 현실이 맞닿은 부분을 세심하게 엮는 작업을 할 때 무척 즐겁습니다.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맷 러프 <러브크래프트 컨트리> 입니다.
1950년대 인종차별이 만연한 미국과 기묘한 세계관이 교차하면서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매우 신선합니다. 슬픔과 연민으로 끝나지 않고 통쾌함을 주는 능동적인 인물들과 영화를 보는 듯한 전개 덕분에, 최근 무더운 여름밤을 이 책 한 권으로 호사스럽게 지냈습니다. HBO 드라마의 원작 소설이기도 해서 소설로 그치지 않고 즐거움을 확장시킬 수도 있습니다.

<추천작>

김언수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다른 삶을 체험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문학을 읽는 궁극적인 이유는 체험입니다. 이야기 속의 인물과 동일시되어 그토록 이질적이고 낯선 삶을 살아보기 위해서입니다. 왜냐하면 오로지 체험만이 인간의 의식을 전적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상, 메시지, 생각, 잠언, 교훈 같은 것은 인간의 의식을 순간적으로, 통째로 바꿀 수 없습니다. 그러니 소설을 읽는 이유와 소설을 쓰는 이유는 비슷하겠지요. 체험의 순도를 높여서 이 유한한 삶을 무한히 확장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때 우리는 지킬 박사가 될 수도 있고, 소혹성에서 날아온 어린 왕자가 될 수도 있으며, 전당포로 할머니를 죽이러 가는 라스콜니코프가 될 수도, 상어와 사투를 벌이며 청새치를 잡는 노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존재가 되었을 때 우리는 비로소 다른 삶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체험이란 그토록 놀랍습니다. 사과의 맛을 해석하려는 게 아니라 그저 한입 가득 씹어먹는 것! 삶의 핵심은 단지 그것뿐입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_____ 입니다.
제가 지금 쓰고 있는 소설 『빅아이』는 범죄스릴러에 가깝습니다. 다음에 쓸 소설은 『프로파일러K』라는 소설인데 그것은 아마 저의 첫 소설 『캐비닛』과 유사한 코믹 판타지 형태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음 소설은 3세기 실크로드 유목민과 만리장성 안쪽 정착민 사이의 전쟁을 다룬 『요리사』라는 소설인데 이것은 역사물 혹은 역사 판타지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사실 저는 특정한 장르 자체에 별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장르가 옷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제가 어떤 특정 장르를 추구한다기보다 제가 쓰고 싶은 이야기가 알아서 장르라는 알맞은 옷을 입는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마치 결혼식장에는 결혼식에 어울리는 옷을, 장례식장에서는 장례식에 걸맞은 옷을 입어야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존 르카레의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그리고 코맥 매카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입니다.
이 두 소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소설도 매우 훌륭하고 영화는 더 훌륭합니다. 원소스로서의 좋은 이야기는 다른 매체나 장르로 확장되어도 여전히 혹은 훨씬 더 훌륭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우아함과 훌륭함은 역설적으로 이 화려한 멀티미디어 이야기의 시대에 소설이 이야기의 코어로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리고 존 르카레나 코맥 매카시는 순수 소설이니 장르 소설이니, 본격 문학이니 장르 문학이니 하는 대중과 평단의 수없이 많은 구분과 논란을 일거에 닥치게 만드는 유럽과 미국의 대표적인 작가이기도 하지요. 아마도 이 두 작가는 소설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추천작>

이희영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소설 쓰기는 아주 흥미진진한 과정입니다. 다양한 인물과 사건, 이야기를 만날 수 있으니까요. 때로는 유년의 저를 찾아가고, 지금의 모습을 들여다보며, 미래의 저와 조우할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힘들고 어렵지만, 즐겁고 더없이 매력적인 작업입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판타지 입니다.
판타지는 환상과 상상을 의미하죠. 무한한 자유, 모험과 도전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기저에는 작금의 현실과, 시대가 녹아 있죠. 인간이 아닌 존재들을 등장시켜, 인간의 참 모습을 보여 줍니다. 꿈과 현실을 이어 주는 멋진 징검다리라 생각합니다.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발터 뫼르스의 『꿈꾸는 책들의 도시』 입니다.
저는 책들의 도시 브흐하임을 사랑합니다. 발터 뫼르스의 정교한 상상력에 압도당했습니다.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책들의 도시에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모험이 있고, 서스펜스가 있으며 유머와 철학이 있습니다. 개성 있는 삽화와 창작에 고통 받는 작가가 있습니다. 브흐하임에 오시면, 이 모든 즐거움을 경험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추천작>

임선경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소설을 읽는 이유와 같습니다.
소설을 쓰는 이유는 소설을 읽는 이유와 다르지 않습니다. 오로지 문학만이 사람이 사람을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나와 가까운 사람은 나와의 이해 관계나 감정의 역사 때문에, 나와 너무 먼 사람은 그 거리 때문에 그 사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소설 속에서 잘 만들어진 캐릭터는 한 인간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줍니다. 소설을 쓰고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일은 사람이라는 종족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는 일입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판타지 입니다.
너무나도 현실적인 일상세계에 한 방울의 판타지가 섞여 들어간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전래동화에 기반을 둔 소설을 쓰려고 생각 중입니다. 전래동화가 사람들 사이에서 수천 년을 이어져 내려올 수 있었던 이유가 반드시 있을 것입니다. 동화 속의 일들이 사실은 아직도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르죠.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차무진의 <인 더 백> 입니다.
소설은 인간의 감정을 다룹니다. 읽는 사람의 감정을 강렬하게 폭발시키기도 하고 미세하게 다른 감정의 결을 골라주기도 합니다. <인 더 백>의 주된 감정은 깊은 절망감입니다. 아포칼립스 소설에는 흔한, 그래도 마지막엔 희망의 씨앗을 남긴다거나 하는 타협이 없습니다. 읽는 사람을 너무 깊이 끌고 들어가서 한 번에 읽기가 힘겨울 정도입니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나면 그 즉시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읽게 만듭니다. 그만큼 힘이 있는 소설입니다.

<추천작>

임태운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인류의 수명 연장에 이바지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독자들 뇌 속에 베타엔돌핀을 끌어내어 행복하게 만들죠. 그처럼 건빵 같은 세상 속에 별사탕 같은 소설들을 쓰고 싶습니다. 소설가가 되지 못했다면 우주비행사나 대통령처럼 손쉬운 직업을 차선책으로 택했을 텐데 그러지 않아도 되어서 다행입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SF 입니다.
가장 멀리까지 가볼 수 있는 짜릿함과 우리 안의 가장 내밀한 곳을 탐구할 때의 경이로움을 모두 보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가보지 않았던 많은 미래들과 꿈꾸었던 우주들이 SF 세상 속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지요.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이경희의 《그날, 그곳에서》 입니다.
압도적인 서스펜스와 마술 같은 감성을 가진 이 소설은 엄마를 구하기 위해 타임루프 장치에 뛰어드는 딸의 이야기입니다. 목 운동을 충분히 하고 소설을 펼치십시오. 첫 장을 펴는 순간 독자의 멱살을 붙잡고 결말까지 빠른 속도로 달려 나가는 이야기거든요.

<추천작>

전민희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필터가 필요해서 입니다.
세상은 복잡하고 불합리해서 종종 이해하기 벅찹니다. 가끔 그 위에 소설이라는 필터를 얹어 보면 무언가가 빛나며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쓰는 동안에도 모르다가 다 쓰고 나서야 ‘나는 이런 것이 필요했구나’ 하고 알아차립니다. 저는 소설을 썼기 때문에 자신이든 세상이든 조금이라도 이해하게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판타지 입니다.
그 이유는 좋으니까?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진 크레이그헤드 조지의 < 줄리와 늑대> 입니다.
청소년이 미로 같은 세상 속에서 길을 찾고 살아남는 이야기를 항상 좋아해왔습니다. 자연의 비밀이 한 움큼 포함되어 있으면 더할 나위 없지요. 에스키모(작중 표현)가 되어 툰드라를 건너는 경험 자체가 거대하게 빛나는 메타포여서 해석을 더할 것이 없습니다.

<추천작>

전삼혜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이어지려고 입니다.
소수자 이야기를 자주 다루는 사람이라는 평을 듣곤 합니다. 소수자들은 소수자끼리 몰려 사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어디에 사는지도 모르고 때로는 자신이 누구인지도 무엇인지도 모른 채 삽니다. 그렇게 점처럼 흩어진 개인들을 ‘이 이야기를 아는 사람’이라는 선으로 그어 별자리로 만들고 싶습니다. 언젠가 당신과 내가 서로 다른 도시에서 함께 올려다보았던 ‘여름의 대삼각형’처럼요.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판타지 입니다.
충분히 발달한 과학은 마법과 구분할 수 없다는 말처럼, 판타지 소설의 세계에는 일반 물리법칙과는 다르지만 그 나름의 법칙이 있어 세계를 움직입니다. 그중에서도 현대 문물과 판타지가 합쳐진 어반 판타지 영역의 이야기를 써보고 싶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 어딘가에 마법이 있다면 조금 덜 심심할 테니까요.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김보영의 「니엔이 오는 날」 입니다.
이 이야기는 중국을 배경으로 하지만 ‘시간’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얼핏 영화 〈설국열차〉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저는 중학교 역사 시간에 중국의 나라 순서를 다 외우지 못했습니다. 26살이 되어서야 한국사 중등 교재를 제작하면서 은주춘추진한위진남북조수당원명청을 간신히 다 외웠지요. 이걸 다 모르고 ‘요순시대’ 네 글자만 읽어도 빠져들 수 있는 중국 배경 소설이라니 얼마나 멋진가요.

<추천작>

정보라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즐거워서 때문입니다.
상상하는 과정이 즐겁고 이야기를 완결했을 때의 행복감은 다른 무엇과도 견줄 수 없습니다. 때로는 열 받아서 쓰기도 하고, 슬퍼서 쓰기도 합니다. 이야기의 내용 자체는 이야기를 쓰는 과정과 전혀 별개라서 이야기 자체는 슬프거나 답답하거나 무섭기도 합니다. 어떤 이야기든지 완결했을 때 이야기를 하나 끝냈다는 충족감은 굉장합니다. 물론 중간 과정은 약간 괴롭습니다만.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호러소설 입니다.
세상의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을 아주 소름끼치게 보여주는 이야기들을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무서운 이야기를 보고 나면 왜 무서운지 이해하게 돼서 조금 덜 무서워지니까요. 그리고 무서운 이야기를 잘 만들기는 아주 힘들어요! 끝내주게 무섭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써보고 싶습니다.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무르 래퍼티의 《식스 웨이크》 입니다.
SF추리소설 장르를 원래 좋아하는데 “식스 웨이크”는 정말 재미있는 SF추리물입니다. 그리고 복제인간에 대해서 보기 드물게 독특한 관점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SF를 창작할 때 이렇게 하는 거구나! 하고 공부하는 관점에서도 흥미로웠습니다.

<추천작>

정이담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사랑으로 초대하는 과정이라서 입니다.
소설은 인물, 배경, 사건을 어떻게 직조하느냐에 따라 작가의 사유나 경험, 주제를 역동적으로 타인에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독자가 이입할 수 있는 인물과 그들의 행동, 심리를 제시함으로서 작가가 그리는 세계를 공유할 수 있어요. 눈치채기 어렵고 가려져 있었지만 나에게는 발견되는 아프고 아름다운 경험들을 더 많은 이들이 사랑하도록 초대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심리, 환상문학 입니다.
심리학을 전공으로 공부했고, 현재 필드에서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환경, 구조와 상호작용하며 사람 마음에 일어나는 다양한 경험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들을 나만의 스타일로 담아내고 싶습니다. 환상문학의 경우 아직 오지 않았지만 우리가 나아갈 수 있는 세계의 가능성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즐거움이 있어요. 이미 존재하는 걸 생생하게 쓰는 작가들도 있지만, 저는 경계에 도사린 새로운 상상들을 덧입히는 걸 좋아합니다.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우밍이의 <햇빛 어른거리는 길 위의 코끼리> 입니다.
문학도 장르이고, 장르도 문학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은 사라져가는 현실을 밀접하게 그리면서도 몽환적인 상상력을 통해 도시와 우리 관계를 재구성하도록 돕습니다. ‘마술사’와 함께 햇빛 아련한 성장통의 시간을 건너 보세요.

<추천작>

정해연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재미를 위해서 입니다.
소설은 이야기라는 도구를 통해, 주인공의 시선과 감정을 따라서, 독자가 공감하고 감정을 이입해 주인공과 같은 것을 느끼고, 같은 것을 깨달아나가게 합니다. 제가 소설을 쓰는 목표 첫 번째는 늘 ‘재미’였습니다. 독자님들이 책을 읽으실 때 적어도 세 시간 이상의 시간이 들지요. 혹은 며칠이나 한 달가량 걸리기도 합니다. 그 시간동안 읽는 분이 지루하지 않다면 그것은 주인공에게 더 깊이 감정이입을 했다는 뜻이고, 주인공을 통해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온몸으로 느끼셨다는 것이니까요.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스릴러 소설 입니다.
많은 인터뷰에서도 말했지만 스릴러라는 장르는 극단적인 형태의 경고라고 생각합니다. 이야기 속 사건을 통해, 우리가 상상치 못한 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조명하거나, 눈앞의 이익 때문에 잠깐의 도덕을 잃는 것이 어떤 불행을 초래하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스릴러죠. 혹은 아이를 온전한 하나의 인격으로 대하지 않으면, 이 사회를 공포로 몰아넣는 괴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하기도 합니다.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도나토 카리시의 <속삭이는 자> 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제가 생각하는 스릴러 소설의 첫 번째 포인트는 재미인데, 이 작품은 그것에 정확히 부합합니다. 눈을 떼기 어렵게 사건은 계속 심화되거나 변주되어 나가죠. 이 책을 읽고 스릴러 소설이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하는구나,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반전 역시 기대해도 좋습니다.

<추천작>

정혁용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소설을 쓰는 게 가장 즐겁기 때문입니다.
글쎄요. 그냥 쓰고 있으면 즐겁더군요.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하드보일드 느와르 입니다.
건조한 장르라서요. 감정표현도 별로 없죠. 무엇보다 비극적인 정서가 바닥에 깔려 있어서인 것 같습니다.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켄 브루언의 <런던 대로> 입니다.
하드보일드 느와르가 어떤 장르인지 잘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추천작>

최의택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살기 위해서 입니다.
어쩌면 진부한 답변일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의 저에게 소설 쓰기란 그저 살기 위한 몸부림일 뿐입니다. 그것을 하지 않으면 제가 살아있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증명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처절하지는 않은, 무의식적이고 비가시적인, 지극히 일상적인 움직임으로서 저는 소설을 씁니다. 언젠가는 이런 저차원적인 목적이 충족돼서 보다 높은 차원의 목적이 생기기를 희망합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과학+a' 입니다.
하나의 범주로서 기능하기에 SF는 그 영향력이 너무 크다고 생각하기에, 저는 그 너머의 것들이 자꾸만 눈에 들어옵니다. 그래서 과학을 바탕으로 하는 다양한 하위 장르를 가리지 않고 써보고 싶습니다. 특히 과학과 스릴러, 과학과 하드보일드가 결합된 묵직한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과학 기술과 인간 본성의 조합은 분명 블랙홀 못지않은 흡인력을 자랑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어슐러 르 권의 《서부 해안 연대기》 입니다.
가볍지 않은 성장 소설을 좋아하는 편인데, 그런 면에서 어슐러 르 권의 《서부 해안 연대기》는 말 그대로 종합 선물 세트가 아닌가 합니다.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세 가지 이야기를 읽는 동안은 나를 잊고 지금을 잊고 여기를 잊게 되는데, 그 끝에서 어느새 달라진 것만 같은 나를 감각할 수가 있습니다. 총 여섯 권의 구성 중 마지막 책이라는 사실까지 더해지면 정말이지 야속한 끝이 아닐 수 없는데, 그래서 더 여운이 남는, 여름방학 같은 소설입니다.

<추천작>

최정화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대화의 가장 즐거운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대화를 잘 하지 못합니다. ( 사실 인사도 잘 하지 못해요.) 하지만 소설만은 멈춤없이 줄줄 써내려가죠. 주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틀을 잡고 그 안에서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소설쓰기는 제가 가장 즐기는 표현방식입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판타지 소설 입니다.
소설이란 읽는 동안에는 현실세계를 잊을 수 있을만큼 몰입력이 있어야 제맛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하는 소설의 마지막 단계는 판타지예요. 소설에서는 가능한 한 현실에서 가장 멀어지고 싶어요. 물론 그 가상의 세계가 현실 세상을 더 넓고 정밀하게 볼 수 있는 경험이기를 바라고요.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필립 K 딕의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 입니다.
이 책은 짧은 sf 엽편소설들로 구성 되어있고 사이즈는 벽돌입니다. 제가 가장 선호하는 형식이죠. 캔에 든 땅콩을 집어먹듯이 한편씩 들춰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작가인 필립 k 딕은 상상한 세계와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니 살짝 경계하면서 너무 빠져들지 않는 것이 팁!

<추천작>

최제훈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비밀 입니다.
내 안에 나도 모르는 비밀이 숨겨진 걸 느낍니다. 사람들 역시 저마다의 비밀을 감춘 채 살아가는 것 같고. 이 우주 자체가 거대한 비밀을 품고 돌아가기 때문이겠죠. 대치하고 있는 비밀들이 잠시나마 만날 수 있는 통로가 바로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SF 미스터리 입니다.
최근에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에 흥미가 생겼습니다. 구상 단계에서부터 마구 뛰놀 수 있다는 게 좋네요. 기존에 꾸준히 다뤄온 미스터리를 가미한다면 재미있는 작업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테드 창의 <숨> 입니다.
테드 창의 소설은 마술사의 모자처럼 무언가 끊임없이 나오기를 기대하며 읽게 됩니다. 소설을 대하는 그의 진지한 자세도 마음에 들고요. 「우리가 해야 할 일」 같은 소설은 짧은 만큼 응축된 에너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추천작>

하승민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이해하기 위해서 입니다.
소설은 세상을 분해하고 재구축합니다.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작업입니다. 우리가 경험하지 못 한 것을 경험하게 하며 우리를 이해하고 우리를 강하게 만듭니다. 소설은 우리를 해치지 않습니다. 예방주사를 놓으며 세상을,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알게 합니다. 결국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일입니다. 우리는 끝없이 서로의 거리를 좁혀가는 생을 사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SF 입니다.
장르는 그 자체로 메시지가 되지는 않습니다. 장르는 장치입니다. 전하려는 메시지에 걸맞은 장치를 고르는 작업은 즐겁습니다. 여러 장르를 살 집을 고르듯 둘러보며 채광과 난방을, 공간 활용도를 점검하며 이 소설의 끝이 어떻게 될지 생각해봅니다. 앞으로도 그때그때 적절한 장르를 선택하며 글을 쓸 생각입니다. 지금 준비 중인 이야기는 과학적인 내용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자유로이 사고 실험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장르의 도움으로 마음껏 상상해보려 합니다.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가즈오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 마> 입니다.
장르 소설은 무엇일까, 많이 고민합니다. 장르 소설의 반대편에는 뭐가 있을까요. 경계는, 어디에 놓아야 할까요. 어차피 모든 소설은 장르 소설이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 알 듯 말 듯 가상의 경계선을 발로 슥슥 지워보면서요. 그런 의미에서 가즈오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 마'를 추천해봅니다. 인간복제가 가능한 20세기 후반 이야기입니다. 섬세하고 조용히, 하지만 강렬하게 인간을 이야기하는 SF입니다.

<추천작>

하지은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상상하고 쓰는 것이 즐겁기 때문입니다.
물론 항상 즐겁지만은 않고, 열심히 쓴 글이 나중에 마음이 들지 않아서 전부 지워야 할 때에는 그 이상 우울할 때가 없습니다. 그런 때 가장 긴 슬럼프가 오기도 하죠. 하지만 그런 날이 계속 이어지다가 단 하루라도 글이 정말 마음에 들게 쓰이는 날이 오면, 그동안의 고통은 까맣게 잊을 정도로 정말 행복하고 기뻐요. 그러한 행복과 성취감을 주는 것이 제게는 글 쓰는 일뿐이어서 여전히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판타지소설 입니다.
저는 언제나 판타지 장르의 소설을 좋아하고 즐겨 써왔습니다. 앞으로도 다른 장르가 조금씩 섞이기는 하겠지만 판타지라는 중심은 벗어나지 않을 것 같아요. 요즘은 판타지 중에서도 옛날 느낌이 나는 중세 판타지, 기사와 노래와 마법이 나오는 그런 낭만적인 이야기를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스티븐 킹의 <별도 없는 한밤에> 입니다.
스티븐 킹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인데, 누군가한테 추천할 때 '스티븐 킹은 집 앞 슈퍼에 음료수 사러 나가는 이야기도 긴장감 넘치게 쓸 수 있을 거다' 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그 정도로 일상적인 배경과 소재를 가지고 뛰어난 흡입력과 스릴감 넘치는 스토리를 잘 쓰시는 분 같아요. 단편집을 여러 개 쓰셨지만 그중에서도 추천해드린 책에 실린 4개의 단편은 모두 뛰어나고 재미있습니다. 앉은 자리에서 숨도 못 쉬고 끝까지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추천작>

한산이가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재미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이 재미있어할 만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제 꿈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판타지 입니다.
의학 소설이 아닌 다른 장르의 소설을 써 보고 싶습니다. 의학 관련 소설은 지금까지 너무 많이 써 와서, 색다른 도전을 해 보고 싶습니다.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이영도의 <오버 더 초이스> 입니다.
장르 소설에도 죽음과 부활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담을 수 있고, 심지어 재밌기까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추천작>

한새마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유일한 치유의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산후 우울증에 시달려 정신과 상담을 받고 우울증약을 먹기도 했습니다. 종일 울며 베개에서 머리를 들어 올리는 것조차 힘들던 때도 있었습니다. 어느 날은 갑자기 다 같이 죽어야 한다는 끔찍한 망상에 사로잡히기도 했습니다. 그때 저는 소설로 도망쳤습니다. 소설을 읽고 쓰기 시작했습니다. 내 속의 수많은 나를 긷고 비웠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소설을 쓰지 않으면 아픕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범죄 소설 입니다.
나는 평생 다양한 범죄의 피해자로 살아왔습니다. 지금도 일상적으로 범죄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함을 느낍니다. 이러한 피해 의식이 나로 하여 범죄 소설을 읽고 쓰게 만들었습니다. 죽음과 악인과 살의에 대해 파헤치고 그것을 글로 담아내면서 결국엔 허구의 세계에서만이라도 정의가 실현되는 모습을 그려내고 싶습니다.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황세연의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 입니다.
추리, 스릴러 장르라고 하면 일반적인 독자들은 보기도 전에 잔인할 내용일 거라 선입견을 가집니다. 하지만 황세연 작가의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엔 시체가 등장하지만 잔인하지 않습니다. 수수께끼가 있지만 오로지 트릭에만 몰두하는 소설도 아닙니다. 읽는 도중엔 재밌고, 읽고 나면 가슴이 따듯해집니다. 미스터리 입문자뿐만 아니라 마니아층에게도 추천할 수 있는 소설입니다.

<추천작>

한이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빚을 갚기 위해서 입니다.
신산한 어린 시절 고단한 삶을 잊게 해 주는 것은 다양한 장르의 소설들이었습니다.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어머니 옆에서 평상에 배를 깔고 홈즈와 뤼팽을 읽었습니다. 고성이 오가는 집이 싫어 밤거리를 헤맬 때도 가로등 불빛에 의지해 무협소설을 읽었고, 하룻밤 잘 곳을 찾아 몰래 숨어들어간 노인정에서 담배 냄새에 찌든 방석에 앉아 SF소설을 읽었습니다. 그렇게 읽은 소설들은 아무리 힘겨운 삶에도 살아갈 이유가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고, 이제 비슷한 삶을 살아가는 누군가에게 같은 위로를 건넴으로 빚을 갚고 싶습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하드보일드 추리소설 입니다.
추리소설의 하위 장르 중 하드보일드야말로 추리소설도 문학인가에 대한 가장 강력한 대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폭력과 피가 난무하는 자극적이고 소모적인 추리소설이 아니라, 삶의 빈 곳을 가감 없이 응시하는, 묵직한 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한국추리작가협회의 《계간 미스터리》 입니다.
한국추리문학의 본진임을 자부하는 《계간 미스터리》는 2021년 여름에 통권 70호를 펴냈습니다. 척박한 한국의 장르소설 시장을 생각할 때, 단일 장르의 계간지가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끊이지 않았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입니다.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을 통해 등단한 도진기, 송시우, 박하익, 윤자영, 한새마 등의 활약을 생각해 보면, 이 잡지가 한국 추리소설의 현재와 미래를 견인해 왔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추천작>

현호정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답답함 때문입니다.
충분히 아름답지 않은 것, 충분히 추하지 않은 것, 충분히 무겁거나 따뜻하거나 빠르거나 향기롭거나 어둡거나 고요하지 않은 것들에 관해 답답함을 잘 느끼는 체질이라서 그런 것들이 충분한 다른 세계를 계속 이야기하게 됩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신화소설 입니다.
지금 지구에는 더 다양한 신들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카린 티드베크의 <숙모들> 입니다.
오렌지 온실의 유리벽 안쪽, 지극히 안온하고 아늑한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기묘한 일들을 따라가다 보면 아주 섬뜩한 아름다움을 경험하게 됩니다.

<추천작>

황세연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내가 해본 일 중에 가장 즐거운 일이기 때문 입니다.
그런데 왜 추리소설을 쓰는 걸까요? 책이 귀했던 시골 초등학교 시절 서울에 있는 출판사 몇 곳에서 우리 학교에 책을 천 권쯤 기증했는데 모두 읽어보니 소설 장르 중에서는 상상력이 풍부한 추리소설, 공포소설, 과학소설, 모험소설이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그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복합장르의 추리소설 입니다.
오래전부터 장르를 불문하고 작가들은 흥미로운 소설을 쓰기 위해 추리 기법을 사용해 왔습니다. 이와 반대로 추리 기법에 익숙한 추리소설가들은 더 재미있는 추리소설을 쓰기 위해 타 장르의 다양한 소재와 무대를 차용하면 좋을 듯합니다. 추리소설에 SF나 무협소설 등의 타 장르를 결합해 독특한 색깔의 추리소설을 써보고 싶습니다.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최혁곤의 《은퇴 형사 동철수의 영광》 입니다.
《은퇴 형사 동철수의 영광》은 책 한 권에 여러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 최혁곤 작가의 연작 단편 추리소설집입니다. 이 책에 실려 있는 6편의 이야기는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길이의 단편이면서 아이디어와 흡입력이 좋고 반전과 감동까지 있습니다. 독자들도 저처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추천작>

정명섭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도전 때문입니다.
저는 대기업에서 샐러리맨으로 일한 적이 있습니다. 굉장히 안정적이었지만 어딘가 허전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가 없었죠. 그러다가 만난 것이 바로 커피였고, 그 다음에 바로 글이었습니다. 글은 항상 저에게 도전하도록 만들어줍니다. 더 좋은 이야기, 저 멋진 캐릭터를 고민하게 만들어주곤 하죠. 저는 그걸 고민하면서 삶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갑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스릴러 입니다.
물론 여러 장르의 글을 쓰고 있지만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스릴러를 쓰는 게 꿈입니다. 장르 소설가로서 빨리, 잘 읽히는 것을 최고의 미덕으로 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스릴러는 이야기의 뼈대는 물론 개성적이고 독창적인 캐릭터가 멋진 조화를 이뤄야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좀비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겠죠.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전건우의 <금요일의 괴담회> 입니다.
인간은 공포에 대해서 본능적으로 두려움과 호기심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수히 많은 호러영화들이 나오고 놀이공원에서 귀신의 집 같은 게 인기를 끕니다. 전건우 작가가 쓴 금요일의 괴담회는 무섭고도 재미난 이야기들을 들려줍니다. 어디선가 들어봤지만 익숙함 대신 무서움을 느끼는 것은 전건우 작가의 글 솜씨가 그만큼 탁월하다는 걸 의미할 겁니다.

<추천작>

윤자영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학생들 때문입니다.
저의 본캐는 과학 선생님, 부캐는 소설가입니다. 학교의 학생들을 보면 입시 공부에 찌들어 살고 있습니다. 성적이 나오지 않는 학생들은 미래에 대해 더 불안함을 느낍니다. 이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맞춤법도 모르는 이과생이 소설을 쓰고 있다고요. 너두 할 수 있어!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순수 과학 소설 입니다.
제가 말하는 과학 소설은 SF와는 의미가 조금 다릅니다. 요즘 SF 소설은 AI나 미래과학에 대해 말하는데 저는 현재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과학 지식을 활용한 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태양계의 행성들이 배경인 소설. 멋있지 않나요?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쥘 베른의 <해저 2만 리> 입니다.
쥘베른의 해저 2만리는 잠수함이 생성되던 시기의 노틸러스호를 타고 전세계 바다를 돌아 다는 과학 소설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깊은 해구도 들어가고, 남극을 점령하고, 잃어버린 대륙도 갑니다. 당시에 일부 밝혀진 사실에 작가의 과학적 상상이 더해 멋진 과학 소설이 만들어진 것이죠.

<추천작>

전건우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세상에서 제일 신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소설 속 이야기에는 한계가 없습니다. 무엇을 상상하더라도 소설가 만든 세계에서는 가능한 일이 됩니다. 스스로 창조한 세계를 통해 다른 이에게 감동과 재미 그리고 긴장감을 줄 수 있다니, 세상에 이보다 신나는 일이 있을까요?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호러소설 입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꾸준히 호러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호러야말로 세상의 이면과 숨어 있는 진실을 가장 재미있는 형태로 보여줄 수 있는 장르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스티븐 킹의 <11/22/63> 입니다.
장르 소설이 갖추어야 할 모든 미덕이 골고루 들어있는 작품이 바로 <11/22/63>입니다. 이 작품은 때로는 무섭고, 때로눈 감동적이며, 때로는 유쾌합니다. 무엇보다 끝내주게 재미있습니다!

<추천작>

문목하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자유로워지기 위해서 입니다.
이야기의 불완전한 퍼즐을 다 짜맞추기만 해도 거슬리는 기분이 어느 정도 사라집니다. 그걸 소설의 형태로 완성하면 비로소 이야기에서 완전히 벗어나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상관 없습 니다.
독자로서의 저는 장르를 명명하는 독서 방식에 큰 관심이 없고, 저자로서의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체적인 스토리가 노골적으로 특정한 장르를 가리키지 않는 이상 제가 쓰려는 것이 어떤 장르인지 의식하지 않습니다. 그냥 완성만 하면 됩니다.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길리언 플린의 <나는 언제나 옳다> 입니다.
여름이 올 때마다 생각나는 으스스하고 영리한 소설입니다. 굳이 장르 구분을 하자면 고딕 호러를 가미한 미스테리인데, 짧은 소설이고 독자의 허를 찌를 준비가 잘 된 작품이니 가능하면 사전 정보 없이 읽기를 추천합니다. 작가가 촘촘하게 설치한 장치에 놀아나는 걸 좋아하는 독자들은 즐겁게 읽으실 겁니다.

<추천작>

윤고은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노크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허공처럼 보이는 세계에 노크를 하는데 소리가 들립니다. 감촉도 생생하고요. 저만의 지도를 만드는 기쁨, 그것에 중독되어 이 만만치 않은 일에 휘말렸어요.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장르는 윤고은 입니다.
장르라는 건 출발점인 것 같아요. 어느 출발점에서 시작해서 다른 어딘가로 뻗어나가고 있을 테고, 그 과정에서 여러 장르가 겹치는 궤적을 통과하는 작품도 생길 테고요. 궁극적으로는 모든 작가가 다 하나의 장르가 되어야 할 거예요. 제 목표도 그거고요. 각자 한 세계를 열고 싶은 거죠. 기존 분류법으로 얘기하기 애매한 새로운 장르의 출현이 되고 싶은 욕구는 작가 누구나 갖고 있을 거예요.
내가 추천하는 재미있는 장르 소설은 배명훈 <타워> 입니다.
소설이 독자에게 줄 수 있는 여러 겹의 선물 중에 가장 두껍고 강렬한 것이 몰입일 거예요. 이 연작소설집 안에 담긴 세계를 미끄러지듯이, 추동력을 잃은 채 표류했습니다. 독자로서 누린 귀한 몰입이었죠.

<추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