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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국내저자 > 에세이

이름:장강명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5년, 대한민국 서울

직업:소설가

기타: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 졸업

최근작
2024년 6월 <후이늠 Houyhnhnm : 검은 인화지에 남긴 흰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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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97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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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7월 17일 출고 
인간으로서, 개인으로서, 도저히 어찌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커다란 비극들이 벌어진다. 전쟁이 일어나고, 난민들이 바다에 빠져 죽고, 바닷물의 온도가 오르면서 독을 품은 물고기들이 나타난다. 사악하고 불가해한 사건들 속에 선량한 이들에게서조차 마음속의 빛들이 꺼져간다. 쥴퓌 리바넬리는 복잡한 현상과 섬세한 감정을 단순하지만 우아한 문장으로 포착해 전달하는 명수다. 그리고 그 문장들이 어느 순간 꺼져가는 듯 보였던 작은 빛들을 조금씩 모으기 시작한다. 이 소설에는 마법이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고, 마법을 부리는 사람도, 현실에서 불가능한 사건도 없다. 하지만 독자들은 책장을 덮을 때 마법에 빠진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 소설에는 구원이라는 단어 역시 나오지 않지만, 독자들은 책장을 덮을 때 구원받은 기분이 들 것이다. 마법처럼 구원을 말하는 소설이다. 인간들이 바로 마법적인 존재임을, 평범한 사람들 안에 마법이 깃들어 있음을, 그리고 우리가 구원 받으려면 자신 안에서 어떤 마법을 찾아내 부려야 하는지를 말한다. 깊이 감동 받았다. 많은 분이 이 소설을 읽고 내가 느낀 감동을 함께 받았으면 좋겠다.
2.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7월 17일 출고 
낙원과도 같았던 작은 공동체에 탐욕스러운 외부인이 들어오고, 마을은 점점 망가져 마침내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된다……. 2008년 튀르키예의 에르도안 독재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쓴 작품이라고 하지만 2022년 한국 독자들에게도 울림이 크다. 이 소설 속 ‘전직 대통령’이 가리키는 바는 상상력이 부족하고 두려움에 시달리는 권위주의적 정치인에 한정되지 않는다. 선동가, 악덕 대기업, 자본주의, 혹은 문명 그 자체로 해석해도 자연스럽게 읽힌다. 작품의 힘은 낙원의 파괴자에 대한 단순한 고발을 넘어, 평범한 사람들이 그 작업에 동참하는 과정과 그 후폭풍을 대단히 설득력 있게 살피는 데서 나온다. 왜 우리는 번번이 그런 권위에 굴복하는가. 왜 그런 선동에, 유혹에 휩쓸리는가. 왜 우리는 항상 뒤늦게 깨닫게 될까. 그렇게 『마지막 섬』은 우리 시대의 심오한 우화이자, 숙제가 된다. 분량은 짧지만 주제는 묵직하고, 생각할 거리는 풍성한 책.
3.
과학의 발견은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을 바꾸고, 기술의 발명은 우리 삶을 뒤흔든다. 과학기술의 시대에 ‘이 발견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발명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깊이 있게, 또 친절하게 짚는 이 책은 그래서 귀중하다. 저 질문들을 파고들다 보면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성찰하게 된다. 나는 이 책이 매우 훌륭한 인문교양서라고도 생각한다. 우리 시대 삶의 길잡이로서 《주역》보다 이 책을 훨씬 더 추천한다.
4.
  • 해냈어요, 멸망 - 언행불일치 지구인들의 인류 멸망 보고서 
  • 윤태진 (지은이) | 메디치미디어 | 2024년 3월
  • 16,000원 → 14,400 (10%할인), 마일리지 800원 (5% 적립)
  • 10.0 (1) | 세일즈포인트 : 700
죽음을 선고받은 사람은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의 다섯 단계를 거친다고 한다. 윤태진 작가는 기후위기라는 거대한 재앙을 선고받은 심정을 그 다섯 단계로 묘사한다. 칫솔, 택배 박스, 모자, 가로등, 장난감…. 우리 주변의 모든 구체적인 사물들이 멸망과 긴밀히 이어져 있고, 그 연결을 인식하면 제정신을 유지하기 어렵다. 이 책의 ‘독설’은 날카로우면서도 다정하다. 다가오는 멸망에서 눈을 돌리지 말라고 일깨우는 동시에 무너지지 말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직 있다고 다독여준다.
5.
두 건축가의 단정하고 사려 깊은 문장들을 읽으며 집과 삶의 거리에 대해 오래 생각했다. 삶과 어울리는 집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왜 우리들의 집은 그러지 못하고 투자 수단, 혹은 숙소가 되어버리고 말았을까. 일상을 기념하고 발명하는 공간을 만들어가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해주고, 그 방법들도 다정하게 일러주는 이 책과 두 저자가 정말 고맙다.
6.
가장의 어깨는 무거웠지만 때론 두드리면 문이 열렸고 초라한 자신을 일으켜 세운 건 스스로의 용기였다 전순예 작가의 글을 좋아한다. 꾸밈없는 문장에 실린 그 많은 경험과 생각들, 감정들에 경탄한다. 생명에 대한 애정, 고통을 이기고 껴안는 힘, 반듯한 삶의 의지,겸손함과 너그러움을 존경한다. 『강원도의 맛』과 『내가 사랑한 동물들』에서 산골의 인심과 풍경, 함께 살았던 동물과의 사연을 전했던 작가는 이제 좀 더 무겁고 알알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물건을 팔아 돈을 벌어야 하는 여성의 이야기다. 작가가 20여 년 동안 판매한 물건은 이러하다. 문구, 장난감, 풍선, 사과, 배추, 빵,책, 크리스마스카드, 물비누, 더덕, 분쇄기, 냄비 세트, 압력솥. 주산학원과 신문배달지국도 운영한다. 이 물품과 서비스들을 가게에서 팔고,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팔고,5일장에서 팔고, 상가를 돌아다니며 팔고, 남의 사무실에서 팔고, 남의 공장에서 팔고, 남의 집에서 팔고, 아파트단지를 돌아다니며 판다. 기쁜 일, 슬픈일, 서러운 일, 억울한 일을 겪고, 때로 체면과 건강을 물품 대금과 맞바꾸게도 된다. 그러나 그가 절대 팔지 않는 것도 있다. 선량함, 정직함, 가족, 자기 신념.팔아야 하는 것을 정직하게 팔고, 팔지 않아야 하는 것을 반듯하게 지키는 치열한삶의 기록을 읽으며 숙연해졌다. 전순예 작가를 더 좋아하고 존경하게 되었다. 돈 벌기 쉽지 않고, 가장의 어깨는 무거우며, 앞날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두드리면 때로 문이 열렸고, 자신이 초라하다 여겨질 때 가장 필요한 것은 누구의 응원도 아닌 스스로의 용기였다. 그 오랜 교훈들을 이렇게 진실하게 전할 수 있는 작가가 또 있을까.
7.
“시대가 주목해야 할 하드보일드 구라꾼”
8.
그의 집 어느 방에 상상력의 샘이 있는 게 아닐까. 어쩌면 그렇게 재미있고 다채로운 이야기를 끊임없이 풍성하게 펼칠 수 있을까. 이번에는 기후 위기를 이겨내야 하는 조선 시대 소년 소녀의 모험이다. 정명섭 작가의 스토리텔링은 여느 때처럼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훅 끌어들인다. 작가의 말에서 ‘재미있게 즐겨 달라’라고 했지만 재미와 의미를 다 갖춘 작품이다. 화길과 경혜,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운명을 쫓아가면서 재난이 어떻게 한 사회를 무너뜨리는지, 어떤 모습으로 약자들을 덮치는지 자연스럽게 생각해 보게 된다. 즐거운 마음으로 속편을 기다린다.
9.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7월 15일 출고 
“정교하고, 아름답고, 꿈결 같고, 왠지 슬프다. 매력적이고 여운이 긴 작품이다.”
10.
『경성 브라운』은 경쾌하게 시작한다. 산미가 살짝 도는 연한 커피에 비유해도 될까? 주인공 네 사람은 모두 젊고, 매력적이고, 요령이 좋으며, 어디 가서 말로 질 사람들이 아니다. 일제라는 상황이 그들의 머리 위를 짓누르고는 있으나 작가는 신문물이 주는 활기와 격동기의 에너지, 바로 그 순간 다양한 인물 군상들이 품었을 당대에 대한 평가와 감각을 놓치지 않는다. 실존했던 역사 속 인물들이 픽션 캐릭터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논쟁을 벌인다. 초반 몇몇 장면들은 꽤 유쾌하기까지 하다. 소설은 독자들을 그렇게 끌어들인 뒤에야 네 남녀의 어두운 사연들을 소개하고, 그들이 휘말리게 되는 두 가지 음모를 풀어놓는다. 이야기는 얽히고 꼬이고 흥미진진해지면서 점점 무거워진다. 실제 역사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아는데도 결말이 궁금해서 참을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주인공들도, 독자들도 어려운 질문 앞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에필로그에서는 어떤 커피 향보다 진한 여운이 독자들을 기다린다.
11.
『슈뢰딩거의 소녀』는 패기가 넘치는 소설집이다. 때로 뻔뻔스러울 정도로 대담하고, “왜 안 돼?” 하고 물으며 가볍게 선을 넘는다. 게다가 빠르고 재미있다. 다세계 해석 가설이나 드레이크 방정식을 소재로 소설을 쓰라는 주문은 대부분의 작가들에게 엄두가 안 나는 일일 테다. 작가는 그 작업을 과감하게, 종종 현란하게 요술처럼 해낸다. 작가는 고령 사회의 해법으로 다들 일찍 죽자는 법안이 발의되는 미래를 꽤 괜찮아 보이게 그리기도 한다. 비만 차별을 비판하는 듯하면서도 가시를 남겨둔다.
12.
입담이 아주 예술이라서 독자도 여러 번 웃게 된다. 설교 조가 아닌 푸념 조라서 더 미덥고 사랑스럽다. 나는 이 책을 읽었다는 사실을 잊고 종종 장바구니에 담곤 한다. 웃으며 살고 싶고, 죽음을 잊지 않고 싶고, 그런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13.
2022년 전후로 끔찍하고 괴이한 재난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는데, 우리는 이를 흔히 ‘빌라 왕 사태’라고 부른다. ‘빌라 왕’이라지만 다세대주택, 오피스텔, 아파트까지 건물 유형을 가리지 않은 재난이었다. 사기범들이 악랄한 작전을 짰고, 거기에 주로 청년들이 희생됐다. 그런데 우리는 범인들을 잡아 처벌하기는커녕 아직 그 전모를 다 파악하지조차 못한 상태다. 다만 ‘전세 제도’가 제도가 아님을, 그리고 한국 사회의 진짜 제도들은 약자 보호에 매우 무심하다는 사실을 많은 이들이 알게 되었다. 여기, 한 청년의 절절한 원고가 있다. 이 책은 우선 전세 사기라는 사회적 재난이 어떻게 발생했고 피해자들은 어떻게 거기에 휘말렸는지 말하는 충실한 르포르타주다. 한국 사회가 이 재난을 예견하거나 피해자들을 구하는 데 얼마나 서툴렀는지 보여주는 아픈 고발문이기도 하다. 동시에, 빈곤과 좌절 속에서 한 사람이 어떻게 뒤틀리고 자신의 나약함을 맞닥뜨리게 되는지를 처절할 정도로 솔직하게 드러내는 용기 있는 에세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구하려 애쓰고, 피해자로만 남아 있지 않겠다고 결의하는 젊은 영혼의 감동적인 투쟁 기록이다. 임대인이든 임차인이든 자기 소유의 주택에 살든 그렇지 않든 상관없이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 한국 현실에 문제의식과 책임감을 지니고 자신과 사회를 더 낫게 만들고 싶다는 꿈이 있는 분들께 큰 용기를 선사할 책이다.
14.
인간으로서, 개인으로서, 도저히 어찌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커다란 비극들이 벌어진다. 전쟁이 일어나고, 난민들이 바다에 빠져 죽고, 바닷물의 온도가 오르면서 독을 품은 물고기들이 나타난다. 사악하고 불가해한 사건들 속에 선량한 이들에게서조차 마음속의 빛들이 꺼져간다. 쥴퓌 리바넬리는 복잡한 현상과 섬세한 감정을 단순하지만 우아한 문장으로 포착해 전달하는 명수다. 그리고 그 문장들이 어느 순간 꺼져가는 듯 보였던 작은 빛들을 조금씩 모으기 시작한다. 이 소설에는 마법이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고, 마법을 부리는 사람도, 현실에서 불가능한 사건도 없다. 하지만 독자들은 책장을 덮을 때 마법에 빠진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 소설에는 구원이라는 단어 역시 나오지 않지만, 독자들은 책장을 덮을 때 구원받은 기분이 들 것이다. 마법처럼 구원을 말하는 소설이다. 인간들이 바로 마법적인 존재임을, 평범한 사람들 안에 마법이 깃들어 있음을, 그리고 우리가 구원 받으려면 자신 안에서 어떤 마법을 찾아내 부려야 하는지를 말한다. 깊이 감동 받았다. 많은 분이 이 소설을 읽고 내가 느낀 감동을 함께 받았으면 좋겠다.
15.
전건우 작가를 좋아하고 또 존경한다. 자연인 전건우는 무척 부드럽고 다정하고 예의 바르다. 반면 스토리텔러 전건우는 자신이 만드는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 속 캐릭터들과 똑같다. 곧 폭발할 듯한 에너지를 품고, 가차 없이 돌진한다. 한눈팔거나 엉뚱한 곁가지에 시간 낭비하는 법이 없다. 장편소설 《듀얼》도 그런 ‘전건우표 스릴러’다. 다짜고짜 시작해서 마지막 페이지까지 숨 돌릴 겨를이 없고, 독자의 기대를 몇 번이나 좋은 방향으로 무너뜨린다. “내가 진짜 재미있는 이야기 해줄까?”라는 말이 이보다 더 무섭게 나오는 소설을 나는 알지 못한다. 전건우 작가는 그 말을 자신의 슬로건으로 삼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16.
  • I형 인간의 팀장생활 - 리더십의 본질을 꿰뚫는 하이퍼리얼리즘 오피스 드라마 
  • 권도연 (지은이) | 현대지성 | 2023년 6월
  • 16,800원 → 15,120 (10%할인), 마일리지 840원 (5% 적립)
  • 9.2 (27) | 세일즈포인트 : 1,243
생생하고, 매끄럽고, 재미있고, 공감된다! 주인공은 성장형이지만 작가는 완성형이다. 잘 닦인 도로에서 상쾌하게 속도를 올리는 성능 좋은 자동차처럼 이야기가 빠르고 안정감 있게 진행된다. 진서연 팀장과 사무실 디퓨저 향을 맡으며 함께 머리 아파하고, 함께 부들부들 떠는 기분. 고난과 빌런은 또 어찌나 그리 다양한 각도로 찾아오는지. 책을 읽다 문득 팀장이 된다는 건 어른이 된다는 뜻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게는 해야 하는 일이 있으며, 져야 할 책임이 있다. 충분한 힘이 없어도 자신과 주변을 통제해야 한다.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어 괴롭고 또 외롭지만 내심을 감추고, 자신보다 미숙한 이들을 보호하고 이끌며 때로는 따끔하게 꾸짖어야 한다. 성격 유형이 어떻게 되든 좋은 팀장, 괜찮은 어른이 되는 방법을 고민하는 이에게 멘토처럼 다가갈 책이다.
17.
  • 스토리 설계자 - 장르불문 존재감을 발휘하는 단단한 스토리 코어 설계법 
  • 리사 크론 (지은이), 홍한결 (옮긴이) | 부키 | 2023년 6월
  • 18,500원 → 16,650 (10%할인), 마일리지 920원 (5% 적립)
  • 9.0 (24) | 세일즈포인트 : 5,373
마침 중편소설 초고를 흡족하지 못한 기분으로 마쳤을 때 《스토리 설계자》를 만났다. 이 책의 조언을 그대로 적용해 보았고 상쾌할 정도로 효과가 있었다. 한마디로, 수술실에 들어온 인턴에게 어느 부분에 메스를 대야 하는지 정확히 일러 주는 고참 외과 의사 같은 책이다. 소설가나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에게는 당연히 큰 참고서가 될 것이다. 나는 마케터, PR 업계 종사자, 정치인, 또는 경영인들 역시 이 책으로부터 유용한 통찰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바야흐로 사람도 기업도 ‘스토리’를 팔아야 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18.
소설가로서 심각한 직업적 위기감을 느꼈다. 한 집안의 장사 이야기가 이렇게 재미있고 감명 깊을 수 있다니… 가슴이 여러 번 저릿했고 나중에는 눈도 몇 번 뜨거워졌다. 밥벌이라는 게 뭘까, 가족이란 뭘까, 삶이라는 게 뭘까. 페이지를 넘기며 곱씹게 되는 이 질문들에 답을 얻은 기분이 들었다.
19.
가장의 어깨는 무거웠지만 때론 두드리면 문이 열렸고 초라한 자신을 일으켜 세운 건 스스로의 용기였다 전순예 작가의 글을 좋아한다. 꾸밈없는 문장에 실린 그 많은 경험과 생각들, 감 정들에 경탄한다. 생명에 대한 애정, 고통을 이기고 껴안는 힘, 반듯한 삶의 의지, 겸손함과 너그러움을 존경한다. 『강원도의 맛』과 『내가 사랑한 동물들』에서 산골 의 인심과 풍경, 함께 살았던 동물과의 사연을 전했던 작가는 이제 좀 더 무겁고 알알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물건을 팔아 돈을 벌어야 하는 여성의 이야기다. 작가가 20여 년 동안 판매한 물건은 이러하다. 문구, 장난감, 풍선, 사과, 배추, 빵, 책, 크리스마스카드, 물비누, 더덕, 분쇄기, 냄비 세트, 압력솥. 주산학원과 신문 배달지국도 운영한다. 이 물품과 서비스들을 가게에서 팔고, 초등학교 운동장에 서 팔고, 5일장에서 팔고, 상가를 돌아다니며 팔고, 남의 사무실에서 팔고, 남의 공장에서 팔고, 남의 집에서 팔고, 아파트단지를 돌아다니며 판다. 기쁜 일, 슬픈 일, 서러운 일, 억울한 일을 겪고, 때로 체면과 건강을 물품 대금과 맞바꾸게도 된 다. 그러나 그가 절대 팔지 않는 것도 있다. 선량함, 정직함, 가족, 자기 신념. 팔아야 하는 것을 정직하게 팔고, 팔지 않아야 하는 것을 반듯하게 지키는 치열한 삶의 기록을 읽으며 숙연해졌다. 전순예 작가를 더 좋아하고 존경하게 되었다. 돈 벌기 쉽지 않고, 가장의 어깨는 무거우며, 앞날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두드리면 때로 문이 열렸고, 자신이 초라하다 여겨질 때 가장 필요한 것은 누구의 응원도 아닌 스스로의 용기였다. 그 오랜 교훈들을 이렇게 진실하게 전할 수 있는 작가가 또 있을까.
20.
예심 심사를 하면서 응모작 31편을 읽었는데, 두 번째로 집어 든 원고가 《누운 배》였다. 읽는 내내 놀라고 신기해서 어안이 벙벙했다. 초고화질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이 하늘을 날아다니며 하나의 세계와 그 세계 속 인간 군상을 구석구석 촬영해서 보내오는 영상을 보는 듯했다. 그 세계의 풍경도, 현장을 중계하는 렌즈의 각도도 낯설고 새로웠다. 동시에 익숙했다. 왜냐하면 그 드론은 사실 2016년 대한민국의 모습을 축소해서 만든 정교한 미니어처 위를 날아다니고 있었으므로. 이 드론의 렌즈를 통해 비로소, 지금 한국을 온통 뒤덮은 거대한 부조리의 검은 구름이 어떤 모양으로 생겼는지 알 수 있었다. 우리의 눈을 가리고 숨을 막는 그 구름은 옆으로 쓰러진 배 모양으로 생겼다. 남은 원고 29편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었지만 《누운 배》보다 강렬한 소설은 없었다. 나는 본심에서 《누운 배》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는데, 다른 심사 위원들이 이 작품을 열렬히 지지하고 나섰다. 이런 멋진 소설을 남들보다 먼저 읽을 수 있었던 행운에 감사한다.
21.
“이 소설의 장르를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로맨스 서스펜스 미스터리물? 코믹 드라마 세태 풍자물? 정말 기발한 설정에, 매 페이지 다음 장이 궁금하고, 중간에 내려놓을 수 없으며, 독자의 마음을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는 소설이라는 점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우리의 주인공 윤승희 여사는 간단치 않은 분이다. 쿨하고 멋진 누님이다. 독자들은 작가가 파둔 함정 앞에서 윤 여사를 진심으로 응원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윤 여사와 함께 작가가 준비한 강펀치를 맞고 심장이 떨리고 다리가 후들거리게 될 것이다. 여러 번.”
22.
노동은 원래 그런 걸까? 원래 힘들고 재미없지만 밥을 벌어먹으려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것일까? 그런데 힘들고 재미없고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 중에서 가사와 육아 같은 활동이 소득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도 ‘원래 그런’ 걸까, 아니면 우리가 사는 사회의 기본 설계 어딘가가 잘못된 것일까. 혹시 우리가 회사에서 느끼는 숱한 고단함, 지루함, 모욕감, 소외감도 그런 설계에서 비롯된 건 아닐까. 이 책은 노동을 둘러싼 고정관념들에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고,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설계의 근본을 파헤친다. 읽다 보면 점점 그 위험한 의심에 동조하게 되고, 더 담대한 그림을 상상하게 된다. ‘누구나 필요한 소득을 보장 받는 나라’에서부터 ‘모두가 즐겁게 일을 하며, 그 일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는 세상’까지.
23.
  • 셔터를 올리며 - 나를 키운 작은 가게들에게 
  • 봉달호 (지은이) | 다산북스 | 2023년 2월
  • 16,800원 → 15,120 (10%할인), 마일리지 840원 (5% 적립)
  • 9.6 (10) | 세일즈포인트 : 653
소설가로서 심각한 직업적 위기감을 느꼈다. 한 집안의 장사 이야기가 이렇게 재미있고 감명 깊을 수 있다니… 가슴이 여러 번 저릿했고 나중에는 눈도 몇 번 뜨거워졌다. 밥벌이라는 게 뭘까, 가족이란 뭘까, 삶이라는 게 뭘까. 페이지를 넘기며 곱씹게 되는 이 질문들에 답을 얻은 기분이 들었다.
24.
라쇼몽식 서사는 이제 익숙한가? 이 소설을 읽으면 달리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작가는 다층 서술을 종횡으로 구사하여 먼저 외로웠던 한 인물의 초상을 보이고, 동시에 다른 각도에서 각종 ‘트러스트’들을 살핀다. 내러티브에 대한 믿음, 가족과 연인 사이의 신뢰, 고용주의 신임, 신탁 재산, 1929년 월 스트리트 대폭락을 불러온 제도, 금융이라는 추상적인 구조에 대한 신용까지. 진실은 우리의 믿음 안에서 만들어지는 것일까, 밖에 놓인 것일까. 믿음 그 자체가 현실이라면, 믿음을 조정하고 구부리는 일에 나서야 하는가, 혹은 막아야 하는가. 깊고 지적인 질문을 매끄러운 이야기에 담아낸 솜씨에 찬사를 보낸다.
25.
오웰의 소설은 현대적이다 못해 어떤 면에서는 현대의 작가들보다 더 현대의 폐부를 찌른다.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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