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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문보영

직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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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어떤 마음은 딱딱하고 어떤 마음은 물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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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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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22일 (월)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중구 서소문로 89-31)
첫 장부터 엄청난 흡인력을 자랑하는 이 소설은, 장기마저 구독 시스템으로 편입된 초고령화 시대의 초상을 그린다. 얼핏 미래에 대한 이야기 같지만, 우리의 현실을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포착하고 있다. ‘사랑보다는 생존이 먼저’인 시대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어떻게 의심 없이 사랑할 것인가? 어쩌면 의심 없이 사랑하는 것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은지도 모른다. 혹은 사랑과 의심은 한 몸이고, 그 불확실함을 껴안을 때 희미한 사랑을 만나게 되는 건 아닐까. 심장을 파고드는 이 소설을 읽고 나면 그런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결국 《영원한 저녁의 연인들》은 존재통에 관한 환상적이고 더없이 지적인 이야기다.
2.
어떤 꼭지에서는 울화가 치밀었고 어떤 꼭지에서는 펑펑 울었다. 이 책은 나로 하여금 엄마를 제대로 ‘인터뷰’할 기회를 주었다. 『엄마와 내가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은 ‘우리 엄마 도대체 뭐지?’에 대한 15가지의 스펙터클한 이야기다. 엄마는 기막힌 이야기 창고다. 그리고 ‘이야기는 언제든 우리를 구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우리는 엄마를 제대로 혹은 엉뚱하게 다시 사랑할 기회를 얻는다. 그것이 소량의 이해일지라도, 우리는 그것을 얻게 된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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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아이오와 횡단보도에는 신기한 전봇대가 있다. 화살표가 그려진 동그란 버튼을 누르면 wait! wait! 하고 소리를 꽥 지르는데 그게 재미있어서 자꾸 누르게 된다. 나는 이 전봇대를 기다려 전봇대라고 부르는데 『그러나 누군가는 더 검은 밤을 원한다』를 읽다 보면 이 전봇대가 떠오른다. 세상의 비밀을 알 것만 같은 인물은 온갖 질문을 받지만 손쉬운 대답을 내놓지 않는다. 일명 묵비권 소설이랄까. 그러나 이는 모르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의지로서의 묵비권이기도 하다. 그는 타자를 경유하는 방식으로 세상을 더듬는 자인데 ‘타자를 방 안으로 들이는 데 더 조심스럽고 차근차근한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그 답답함이라는 것을 따뜻하게 이해시킨다. 세상을 비튼 SF의 상상력과 우화 같기도 한 이 이야기들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부수고 세상을 조사하고 밖으로 나간다. 이제 건너도 될까? 기다려. 전봇대가 말한다. 그러나 언젠가 신호등 불빛은 켜지지.
4.
  • 낱말의 장면들 - 마음이 뒤척일 때마다 가만히 쥐어보는 다정한 낱말 조각 
  • 민바람 (지은이), 신혜림 (사진) | 서사원 | 2023년 11월
  • 16,800원 → 15,120 (10%할인), 마일리지 840원 (5% 적립)
  • (27) | 세일즈포인트 : 1,598
《낱말의 장면들》은 비단 낯선 단어를 건네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단어를 통해 세상을 조금 다르게 보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 책을 다 읽고서 나는 얼마간 치유된 것 같은데, 그가 들려준 이야기가 상처에 덧대는 거즈와 같기 때문이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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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성가시게 하기. 그것은 사랑의 한 방식이 아닌가. 파사리부의 소설은 사람을 성가시게 만든다. 길을 가다가 헤매게 만들고, 끝없는 질문을 던진다. (…)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나는 여러 번 길을 잃었고, 그가 세상을 향해 딴지 거는 모습을 흥미롭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의 소설을 다 읽고 제목으로 돌아갔다. 대체로 행복한 이야기들. 대체로 행복하다는 것은 행복할 게 남았다는 뜻일 것이다. 한편으로 그것은 슬픔의 자리를 남겨둔다는 것일 테다.
6.
이 시집의 영혼은 보이지 않는 비닐로 감싸여 있습니다. 바라보지 않을 때 시집은 미세하게 꿈틀거립니다. 따라서 시집을 머리맡에 두고 잘 경우 간밤에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릴 수 있습니다. 그는 왜 밤중에 혼자 부스럭댈까요? 제자리에서 도망가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홀로 운동장을 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무언가를 잊기 위해 달립니다. 나도 그를 따라 달려봅니다. 운동장을 한바퀴 돌아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도 일종의 도망일 것입니다. 그것은 도망의 신비이고 시의 신비입니다. 도망갔지만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사실이요. 아무리 도망쳐도 내가 여전히 나라는 사실은 소중합니다. 나는 나로부터 벗어날 수 없음에 기쁩니다. 그 괴로움에서 시가 탄생하기 때문입니다. 도망치는 동안 우리는 꽤 많은 것들을 해냅니다. “푸른 언덕”을, 작은 돌을, 천사를, “인기척 없는 공터”를, 기도를, “윗부분만 깎은 사과”를, 그리고 어떤 사랑을 만납니다. 그리고 그 모두와 헤어집니다. 이 시집 덕분에 나는 나와 헤어지고 나와 다시 만났습니다. 『기분은 노크하지 않는다』를 읽는 동안 당신의 진심을 들키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를 따라 아름다운 도망을 가기를 바랍니다. 이제 그를 따라 “마저 운동장을 돌기로” 합니다. 그것은 시의 기도이고, 슬픔을 노크하는 방식일 것입니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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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매일을 헤엄치는 법》은 안정적이고 무미건조한 삶에서 벗어나 불안하지만 자신만의 길을 선택했던 순간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나는 최대한 질척이는 생을 살아볼 생각이다.” 그녀의 다짐은 얼마나 묵직하고 용감한가. 이 책을 읽으며 그녀가 사실은 어둠 속에서 초초하게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해왔음을 그리고 고요히 헤엄쳐왔음을 알게 되었다. 정해진 삶의 트랙에서 이탈했을 때 우리는 절벽 앞에 서게 되지만, 그로 인해 처음으로 날개를 푸덕이게 된다. “목적 없는 열심의 꼬리를 벗어내고” 진짜 나 자신으로 살기 위한 용기를 위해서 말이다. 나는 이 책을 ‘날개 연습’이라고 부르고 싶다.
8.
포르투갈 여행중 현지인에게 포르투갈어 과외를 받았다. 그는 내게 무슨 일을 하냐고 물었고 나는 문학 선생님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그러자 그는 자신 역시 문학을 전공했으며 자기가 키우는 개 이름은 베케트라고 했다. 나 그 작가 좋아하는데. 나는 말했다. 그러자 그는 무슨 소리냐며, 베케트가 어떻게 글을 쓰냐고 반문했다. 나는 베케트를 좋아하면서 그것도 모르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우리집 개 이름은 바게트야. 먹는 바게트”라고 대답했다. 그때 내 머릿속에는 오한기의 『바게트 소년병』이 떠올랐고, 포르투갈인과의 대화가 얼마간 오한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일까. 그의 소설은 종종 이런 방식으로 현실에 출몰한다. 이상한 농담을 던져 친구를 웃기고, 친구를 더 웃기기 위해서 그 농담을 현실로 만들어버리는. 그의 소설은 골목에서 나타나, 잘 걸어가던 사람의 발을 걸어 넘어뜨린다. 그런데 이렇게 한번 넘어진 사람은 그가 골목에서 다시 나타나길 은근히 기다리게 된다. 『바게트 소년병』을 읽은 사람은 누구든 그의 절절한 장난기에 매혹될 것이다. 나는 오한기의 소설만이 가진 무질서와 어지럽히기의 힘을 믿는다.
9.
아무도 싸우지 않고 아무도 다치지 않는 게임. 그런데 재미있는 게임. “콧바람을 쐬고 싶은 만큼 산책하는” 게임. 유라가 만들려는 아름다움을 조용히 응원하게 된다. 처음엔 작가의 블랙 유머에 낄낄 웃을 테지만 어느새 당신은 울고 있을 것이다. 심민아는 『키코게임즈』라는 아름다운 게임을 만든 셈이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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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 * 192쪽의 종이가 하나로 쭉 이어져 한 권의 책을 이루는 아코디언북입니다.
앤 카슨은 글쓰기를 통해 슬픔을 펼치고 접으며 노래를 짓는다. 사랑하기 위해서는 질문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그녀는 안다. 그것이 고통일지라도.
11.
《매일을 헤엄치는 법》은 안정적이고 무미건조한 삶에서 벗어나 불안하지만 자신만의 길을 선택했던 순간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나는 최대한 질척이는 생을 살아볼 생각이다.” 그녀의 다짐은 얼마나 묵직하고 용감한가. 이 책을 읽으며 그녀가 사실은 어둠 속에서 초초하게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해왔음을 그리고 고요히 헤엄쳐왔음을 알게 되었다. 정해진 삶의 트랙에서 이탈했을 때 우리는 절벽 앞에 서게 되지만, 그로 인해 처음으로 날개를 푸덕이게 된다. “목적 없는 열심의 꼬리를 벗어내고” 진짜 나 자신으로 살기 위한 용기를 위해서 말이다. 나는 이 책을 ‘날개 연습’이라고 부르고 싶다.
12.
  • 예약판매가 종료되었습니다.
《매일을 헤엄치는 법》은 안정적이고 무미건조한 삶에서 벗어나 불안하지만 자신만의 길을 선택했던 순간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나는 최대한 질척이는 생을 살아볼 생각이다.” 그녀의 다짐은 얼마나 묵직하고 용감한가. 이 책을 읽으며 그녀가 사실은 어둠 속에서 초초하게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해왔음을 그리고 고요히 헤엄쳐왔음을 알게 되었다. 정해진 삶의 트랙에서 이탈했을 때 우리는 절벽 앞에 서게 되지만, 그로 인해 처음으로 날개를 푸덕이게 된다. “목적 없는 열심의 꼬리를 벗어내고” 진짜 나 자신으로 살기 위한 용기를 위해서 말이다. 나는 이 책을 ‘날개 연습’이라고 부르고 싶다. ― 문보영(시인, 《책기둥》)
13.
정재율의 시를 읽으면 한 손에 물뿌리개를 들고 슬픔 앞에 서 있는 한 사람이 떠오른다. 슬픔아, 물을 줄게. 잘 자라길 바라. 시인은 물을 주며 잘 보살펴야 하는 슬픔이 있다는 걸 안다. 그는 식물 같은 슬픔에게 햇빛을 주고 어둠도 준다. 흙이 마를 때까지 기다리고 화분 받침에 고인 물은 받아서 버린다. 그리고 슬픔이 말라 바스라지기 전에 잊지 않고 물뿌리개를 들고 다가간다. 슬픔은 충분히 자라 나무가 되고 숲이 되어 서늘한 그늘을 제공한다. “물을 주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최후의 빛」)는 그의 고백은 진심일 것이다. 시집 『몸과 마음을 산뜻하게』는 ‘슬픔에게 물 주기’의 다른 말이 아닐까.
14.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4월 22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 이 책의 전자책 : 10,150원 전자책 보기
죽기 직전까지 가본 사람들이 진정으로 삶을 사랑하게 된다는 말은 어쩌면 환상인지도 모르겠다. 그건 삶을 되찾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삶에 감사해야 한다는 무언의 강요인지도 모른다. 반면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 알았다. 어쩌면 나는 크게 아팠던 사람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던 것 같다. 책을 펼치기 전에는 이 책에 내가 헤아릴 수 없는 큰 슬픔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스물넷, 나는 한 번 죽은 적이 있다》는 그 벽을 부숴 버리고 친구를 하자고 다가온다. 나 너랑 똑같다고. 죽기 직전까지 갔으면서도 삶을 사랑하는 게 어려웠다는 그녀의 말은 얼마나 솔직한가. 하수연 작가는 삶이 저절로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유쾌하게 받아들인다. 치유의 결말은 행복이 아니라 또 다른 삶의 시작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녀는 걸핏하면 뒤통수를 치는 삶의 이면을 낱낱이 고한다. 근데 그게 비참하기보다 배꼽 빠지게 웃기다. 삶은 우리에게 아무 적의가 없다. 단, 제대로 된 호의도 없다. 결국 답은 내 식대로 무너지고 일어나기를 반복하는 것일 테다. 그 과정은 지난하겠지만, 때로 웃기고 따뜻할 것임을 이 책이 알려준다.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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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연민의 기록》은 에르베 기베르의 ‘투병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는 자신의 병을 지독하게 관찰하고 기록한다. 그러나 이 책을 ‘투병의 기록’이라고 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하다. 그의 글쓰기는 죽음에 저항하는 글쓰기가 아니며,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더더욱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 그가 엄청나게 고통을 싫어한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그것과 진정 결별하고 싶어하는지도 미지수다. 차라리 고통과 흥정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나는 흥정이 좋다. 그게 인생이니까.”라는 그의 말처럼, 그는 고통이 자신을 무너뜨리는 대가로 그 풍경을 촬영하고, 기록하고 책으로 남긴다. 말도 안 되는 치료를 위해 카사블랑카로 떠날 때, 그는 과연 치유를 기대했을까. 차라리 취재를 위해 세상에 잠입한 기자처럼 보인다. 기베르는 병과 한 몸인 것처럼 괴로워하다가도 그것을 자신이 그려야 할 정물인 것처럼 바라본다. 그에게 글쓰기는 외로운 기쁨이자 삶과의 흥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책 중반부터는 모든 장이 마지막 같아서 울음이 터지는데 민망하게 다음 장이 남아 있다. 그러나 막상 마지막 장은 첫 장과 같이 시작을 예고한다. 그의 인생은 모든 날이 마지막 날 같고 진정 마지막 날은 태어난 날과 같다. 글쓰기는 에르베 기베르의 본업이고, 살아 있음은 그의 부업이었음을.
16.
이 책의 첫 장을 읽고 작은 소름이 돋았다. 내가 바라던 고슴도치 같은 책을 찾았어! 이렇게 외친 건 나 또한 한 마리의 고슴도치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몸에 난 가시 때문에 다른 존재와의 적당한 거리를 고민한다. 그러나 이 책이 말하는 거리 두기에는 천천히 다가가고 싶다는 희미한 사랑의 흔적이 묻어 있다. 그것은 멀어짐이 아닌 느린 포옹이다. 고슴도치들이 서로에게 적당한 거리를 찾아 몸을 맞대듯, 영역을 존중하되 서운하지 않을 정도로 붙어 있는 것. 섬세한 영혼을 가진 그녀의 이야기는 잠 못 이루는 이들을 위한 묵묵한 위로가 된다. 나는 이 책을 고슴도치의 포옹이라고 말하고 싶다. _문보영 (작가)
17.
이 책은 사람이 되는 것이 장래희망인 어떤 사람의 이야기이다. 이렇게 솔직하고 소심한 장래희망이라니. 그러나 이 소박한 목표는 너무나 쉽게 좌절된다. ‘평범함’이란 무엇일까. 이 책은 성인 ADHD를 겪는 한 사람의 이야기이지만,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평균이라는 범주에 들고자 하는 사투는 모두의 경험이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평범함’. 책을 펼치자마자 나는 ‘평범함’에 실패하는 정지음의 이야기에 금세 매료되고 말았다. 하지만 평범함에서 벗어나는 차이야말로 우리를 위로하는 이 수많은 이야기와 정지음이라는 독특하고 눈물겨운 캐릭터를 탄생시킨 게 아닐까. 나는 그의 말을 믿는다. “모자람은 꽤 괜찮은 친구다.”라는 말을.
18.
그녀가 관찰한 삶의 조각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입을 막고 쿡쿡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노련한 라디오 디제이의 남모를 빈틈과 완벽해 보이는 소설가의 엉뚱함에 이상하리만치 위로를 받게 된다. 어쩌면 누군가의 빈틈을 채워줄 수 있는 건 또 다른 누군가의 빈틈인지도 모르겠다.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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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이 시집을 읽는 내내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그것은 묘하고 슬픈 여행이었다. 혼자 하는 여행이면서 동시에 낯선 타인과의 여행이었다. 그리고 낯선 타인의 이름은 다름 아닌 ‘슬픔’. 이 시집에서 ‘슬픔’은 ‘나’에게서 발생했지만 가장 낯선 감정에 가깝다. ‘나’는 이쪽에, ‘슬픔’은 건너편에 서 있다. 둘은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화자는 ‘슬픔’과 여행을 떠난다. ‘나’는 그 여행을 상상한다. 어떤 사람이 풍선을 타고 7,500미터 상공으로 날아올랐다고 한다. 지상으로 내려오는 방법은 풍선을 놓치는 것. 그러면 그가 놓친 풍선은 어떻게 되었을까? 시인은 풍선의 주인이 아니라 풍선의 감정을 상상하는 사람이다. 놓쳐 버린 풍선이 겪을 감정과 풍선이 혼자 떠난 여행을. 아무도 모르고,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어떤 길. 그 길은 이상하고 묘한 길이다. 누군가를 만났는데 내 옆엔 항상 빈 의자가 있는 역설, 떠난 적이 없으므로 돌아올 수 없는 길, 딸기 사탕에 딸기가 없다는 당혹감. 알 수 없기 때문에 시인은 차라리 농담을 하기로 한다. 그것은 ‘슬픔’을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놀이이다. 풍선은 멀리 떠나간다. “멀고 낯설어서 네가 좋았”(?질식?)다는 시인의 말을 ‘멀고 낯설어서 슬픔이 좋았다’라는 말로 바꿔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통증을 견딜 때 가장 아름답고 싶다는 시인의 말처럼 그것은 달콤한 슬픔이고 달콤한 통증이다. 그렇다면 여행에 왜 농담이 필요했을까? 통증에는 “몰핀보다 판타지가 더 낫다”(?통증에 대한 낭만적 이해?)는 구절과 같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상상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슬픔’에 관한 시인 고유의 시선이다. 그녀의 말대로 어쩌면 ‘슬픔’은, 타인은, 여행은 “견디는 것이 아니”라 “통과하는 것”인지도(같은 시). 그것이 바로 이 시집의 여행이다. 그녀의 시는 ‘슬픔’을 안다고 말하는 대신 ‘슬픔’을 낯선 타인으로 받아들이고 그 옆을 맴돌며 관찰한다. 풍선이 여행을 떠나려면 풍선을 놓쳐야 하듯, 그녀는 ‘슬픔’을 놓아주는 것으로 그것을 바라본다. 그러나 그 여행은 슬프지만은 않다. “이제 막 이목구비를 갖기 시작한 슬픔이 킥킥 웃기 시작하고/나는 갑자기 살고 싶어졌다”(?만타가오리?)는 시인의 말처럼.
20.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이 책은 터널을 통과하기 위해 집을 나선 사람들의 ‘터널 모임’ 같아요. 책을 펴는 순간 저 또한 터널 모임의 일원이 됩니다. 우리의 목적은 어둠을 통과하는 거예요. 책에 나온 어느 이야기처럼 시간이 갑자기 거꾸로 흐르는 것 같습니다. 왜 타인의 가슴 아픈 이야기와 좌충우돌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다독일까요? 왜 슬픈 이야기는 사람을 치유할까요? 낯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빌려다 제 삶을 살아봅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백팩에 넣고 깊이깊이 내려갑니다. 가방끈을 두 손으로 꽉 쥐고요.”
21.
이 시집은 어떤 마을을 꿈꾸게 한다. 이 마을은 세상의 아주 낮은 곳에 있으며 아무나 출입할 수 없다. 마을에 모여 사는 사람들은 가까스로 살아 있는 존재들이다. 그들은 한때 폐허였다. 마을은 조용하고 작으며 길이 없으므로 아무 데로 걸을 수 있다. 시끄러운 사람은 들어올 수 없다. 사람들은 다시 살아보고 싶어서 이곳으로 흘러들어온다. 그러나 이 마을에서도 상처는 발생한다. 마을 사람들은 상처에 관한 긴 대화를 나눈다. 그 대화만으로 밤을 새우기도 한다. 아무도 지루해하지 않아서 마을은 유지된다. 이 시집을 읽으며 나는 방심할 때의 내 표정을 본 사람을 떠올렸다. 나만 아는 내 모습을 들켰을 때의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한 번 들키자 두 번 들키는 건 쉬웠다. 그리고 자꾸자꾸 들키고 싶었다. 들킨 김에 시인에게 다 털어놓고 싶었다. 이 상상 속 마을은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공간이다. 다 털어놓고 싶은 사람들, 안으로 상처를 키우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 이 마을에는 시끄러운 사람이 없다. 시끄러운 사람은 들어올 수 없다. 마을 사람들은 ‘쉽게 말하지 못하는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다물어지지 않는 입’(「접시는 둥글고 저녁은 비리고」)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들은 하고 싶은 말을 다 해버리지 않는 주저함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냥 바라만 봐야 하는 폐허’(「문 없는 저녁 - Angeles City 2」) 앞에서 ‘이 세계의 피가 다 빠져나갈 때까지’ (「철 6」) 손을 잡는다. 마을 사람들은 서로를 꽤 잘 알지만 그만큼 모르며 그래서 서로를 아름답게 방목한다. 그들은 친구이다.
22.
  • 요르가즘 - 똘끼 충만한 미술 전공 요가 강사의 일상 쾌락 
  • 황혜원 (지은이) | 마음산책 | 2020년 2월
  • 14,000원 → 12,600 (10%할인), 마일리지 700원 (5% 적립)
  • (3) | 세일즈포인트 : 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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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어떤 책을 읽을 때, 누구와 통화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이 책을 다 읽었을 때, 나는 다시 전화를 걸고 싶었다. 오늘은 어떻게 살았어요? 어쩌면 이 물음은 “오늘 수련은 어땠어요?” 하고 묻는 것과 같을 것이다. 요가가 삶을 향한 수련이라는 말은 이제 내게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수련은 내 머릿속에 있던, 지루하고 엄격하고 다가가기 어려운 경지가 아니었다. 수련은 넘어지는 것을 잘하는 것에 가까웠다. 그녀의 수련은 꾸준하게 넘어지기, 돌부리를 째려보고 다음 발걸음을 유쾌하게 내딛는 것에 가까워 보인다. 따라서 사실 수련은 돌부리에 잘 걸리는 꾸준함을 뜻하는지도 모르겠다. 자빠짐을 위한 수련, 돌부리를 위한 수련, 일어남을 위한 수련, 사랑을 위한 수련. 작가는 말한다. 계속하다 보면 어떤 흐름이 보인다고, 이 인생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이 책과 함께라면 얼렁뚱땅 어딘가에 와 있는 자기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명확한 목표 없이 꾸물거리는 나 자신과 화해하고 싶어질 것이다. 그것이 그녀가 말하는 셀프 수련이 아닐까.
23.
어떤 한 시인에게 한 독자가 ‘시는 왜 어려운 말을 하나요?’하 고 물었다. 그 시인은, 시인은 햇빛에 나가 노는 열 명의 아이 들 대신 방 안에 박혀 있는 한 명의 아이를 위해 쓰는 거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쉽게 이해되지 않을 수 있다고. 하지만 한 명을 위해서 쓰이는 것으로 가치가 있다고. 화려함 대신 잔잔하고 솔직한 이야기로 누군가를 조 용히 다독여주는 책. 작은 방 안에 있을 한 아이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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