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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에세이
국내저자 >

이름:김민정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6년, 대한민국 인천

직업:시인

최근작
2024년 4월 <NEW 2024년 최신개정판 다중지능 야물야물 그림책 세트 (기능북 20권) 세이펜 호환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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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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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누군가 앞서 달려갈 적에 그의 뒤통수만 보면서도 좀처럼 따라잡으려 하지 않는 천성으로 이 시집은 걷고 있다. 누군가 뒤로 걸어갈 적에 그의 앞이마만 보면서도 도무지 앞서 나가려 하지 않는 성정으로 이 시집은 기고 있다. 짠하구나 이 시집. 찐하구나 이 시집. 그러나 늘 같은 속도로 흐르는 소양강은, “묵언 중인 외눈박이 돌부처”(「외눈박이 돌부처」)는, “노을과 함께 저물어 가는 공항버스”(「공항버스」)는 그 정확함으로 얼마나 단단한가. 그리고 늘 같은 각도로 “제 그림자를 이끌고”(「소주」) 물 위에 붓글씨를 쓰는 두어 마리 송사리는, “단숨에 욕망의 빗창을”(「해녀」) 거두고 물 위로 온 힘을 다해 올라올 적 해녀의 오리발은, “부들부들 떨며 지게를 받”(「막대기」)친 채(참, 그 지게 통 한가득 가끔 새우젓도 들어 있었는데 우리를 먹이고 살려 주는 것 가운데 눈물보다 짠 것이 간간 간절한 것이 또한 생(生) 아니려나!) 활도 아니면서 다만 부러지지 않을 정도로 “허리가 휜 막대기”(「막대기」)는 그 휨으로 얼마나 유연한가. 착하구나 이 시집. 독하구나 이 시집. 모두 다 울고 웃는 얼굴일 적에 저 홀로 울지 않고 웃지 않는 얼굴일 적에 무표정한 무채색의 시집이여, 너는 종(鐘)을 닮았구나. “한없이 자신을 낮추고”(「종 이야기」) 또 낮추는 종이여, 그만큼 멀리 퍼지고 또 달아나는 종소리여. 이를 올려다보고 이에 귀를 기울이도록 예서 우릴 붙들어 매어 둔 이는 누구인가.
2.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4월 22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엄마가 있었는데 엄마가 없게 된 이야기. 엄마 있는 딸이었는데 엄마 없는 딸이 된 이야기. 있다 없음은 쥐었다 편 주먹처럼 우리가 잡아주어야 하는 쓸쓸한 손인데 이상하지, 되레 그 손이 우리의 마음을 쓸어주고 있다 싶은 이야기. 작정할 리 만무했을 텐데 봄볕 같은 따스함이 우리 안에 절로 퍼지고 있구나, 그리하여 등을 펴게 만드는 이야기. 죽음, 거참 누가 차가운 거랬니, 끼고 있던 슬픔이라는 장갑을 벗고 그 손으로 수저를 들어 밥을 먹게 하는 이야기. (엄마 잃은 딸에게 할 소리는 아닌데, 죄송한데,) 참으로 재미가 있어 술술 읽게 되는 이야기. 특유의 입담과 생생한 묘사로 ‘없는 엄마’가 책만 펼치면 ‘있는 엄마’가 되는 이야기. 그렇게 엄마라는 어미 ‘모’를 영원 히 살려놓는 이야기.
3.
“나는 취했고 너는 미쳤네”라고 말해주는 이가 루미여서 나는 루미를 읽는다. “향료 시장에서 할일 없이 아무데나 어슬렁거리지 말라/ 설탕 파는 가게에 가 앉아라”라고 말해주는 이가 루미여서 나는 루미를 읽는다. “인간을 찾아 헤매지 말라. 우리는 이미 찾았노라”라고 말해주는 이가 루미여서 나는 루미를 읽는다. “내가 왔으니 그대 울지 마오. 옷을 찢지 마오. 아무 말도 마오”라고 말해주는 이가 루미여서 나는 루미를 읽는다. “사랑이 나무라면/ 사랑하는 이들은 그 나무의 그림자다/ 그림자가 아무리 길게 늘어진다 해도/ 늘 나무의 곁에 머문다”라고 말해주는 이가 루미여서 나는 루미를 읽는다. 루미, 내게는 루비처럼 붉은빛을 띠는 단단한 보석 같은 이름으로 치환되는 자이기도 하여 어디선가 그가 빛나고 있다 하면 만사 제쳐놓고 달려가 그 앞에 서기 일쑤였던 나였던 듯싶다. 비춰서, 비치게 하니까, 이런 투명한 들킴이 결국 내 심장에 귀기울이는 자 곁에 바싹 다가가 앉게 하니까, 루미라는 나무의 곁에 늘 나는 머물려 했던 것 같다. 특히나 사랑이 시작되었을 때 번번이 사랑이 끝났을 때 언제나 루미였던 건 “그래, 네 말이 옳다”라고 해줘서다. “생을 바라지 말고 생을 나누어라”라고 해줘서다. 연고를 찾게 하는 책이 아니라 스스로 약이 되게 하는 책. 특히나 루미의 이 시집은 노래처럼 마음을 틀어놓더니 춤처럼 몸을 들어놓는다. 나무에 다리와 날개가 있다는 걸 믿게 하는 책, 덕분에 나의 정원은 늘 나의 봄이라 머리 숙이게 하는 책.
4.
일찍이 나는 죽어가는 것보다 살아가는 게 더 무섭고 어려움을 김승희 시인의 시에서 배웠다지. “아픈데 정녕 낫고 싶지 않은 사람”(「못 박힌 사람」)처럼 세상 더 아픈 데만 찾아 못질하듯 시를 쓰니 그러했지. “지상의 모든 어두운 걱정을 담당”(「세상의 걱정 인형」)하니 말 못할 파란 심장으로 가득한 꽃병처럼 시인은 오도카니 앉아 오늘은 또 이렇게 말하는 거지. “차라리 빨리 나는 단무지나 베이컨이 되고 싶다”(「단무지와 베이컨의 진실한 사람」)라나. 나는 단무지 마니아라지. 나는 베이컨 마니아라지. 나는 진실의 마니아가 꿈이라지. 나는 사람의 마니아를 꿈꾼다지. 진실의 마니아가 되고 싶고 사람의 마니아가 되고 싶어 나는 뼛속까지 노란 단무지를 씹고 하양 분홍 줄무늬가 앞뒤로 같은 베이컨을 굽는다지. 순간, 꿈틀거린다지. “꿈이 있으니까 꿈틀꿈틀하는 거야”(「꿈틀거리다」). 왜지. 왜 이 말이 이리 좋지. “토마토 어금니를 꽉 물고서”(「토마토 씨앗을 심고서」) 포스트잇에 옮겨 적는데 냉장고에 덕지덕지 붙어가는 배고픈 글씨들. 이를테면 소금, 식 초, 참외, 파, 사과, 무, 감자, 콩나물, 고구마, 시금치, 앵두, 마늘, 두부 두모라 할 적에 소소한 이 불림은 얼마나 소중한지. 포스트잇을 쓸 때면 혼자 있는 게 아니라지. 순간 둘이 있는 거라지. 작고도 사소한 둘의 약속이 “잠깐 손을 맞잡은 두개의 물방울”(「절벽의 포스트잇」)처럼 맺히는 거라지. 하고많은 것 가운데 왜 하필 나는 “만세는 함께 부르는 것 같지만 실은 혼자씩 부르는 것”(「맨드라미의 심연」)이라는 구절을 포스트잇에 베껴 쓰고 앉았는지 말이야 막걸리야, 혼잣소리하니 말 속에 막걸리 있고 막걸리 속에 말 있는 그것이 시라 시인이 메아리쳐주니 시 읽다 말고 나 어디 가냐고? 막걸리 사러 가지!
5.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4월 23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 이 책의 전자책 : 9,800원 전자책 보기
‘김승희’라는 매혹의 책. ‘세계문학기행’이라는 절정의 책. 고등학교에 입학하던 1992년 처음 세상에 나왔는데 대학교 2학년이던 1996년에서야 처음 구내 서점에서 만나게 된 책. 문학을 하겠다고 문예창작학과에 입학은 하였으나 책가방이 커질수록 서가에 꽂힌 책이 늘어날수록 문학을 놓겠다고 문예창작학과에 입학을 하였구나, 지피지기백전백승이 아니라 자포자기백전백승을 매일같이 되뇌던 그때 우연찮게 내 손에 집혀 지금껏 하릴없이 내 손에 들려 있는 책. 휠 줄 모르니까 비뚤어져서는, 빗각을 모르니까 삐딱해져서는, 까짓 고전 하고 덤볐다가 결국 고전 하고 나자빠지게 만든 책. 문학에 대한 내 비뚤음이 고전에 대한 내 삐딱함이 실은 설렘이고 설은 동경이었구나, 뒤집어쓴 바가지 물의 차가움이 아니라 들어앉은 욕조 물의 뜨거움으로 이 책들 알고 싶고 이 책들 갖고 싶어 내 눈과 내 손과 내 발 참 일사불란하게 ‘쓰게’ 해서 그 ‘씀’으로 참 바쁘게도 만든 책. 우리가 아니라 당신이 아니라 네가 아니라 바로 ‘내’가 이렇게 읽었음이 너무도 중요하고 보무도 당당함을 증거로 보여주는 책. 서사라는 단단한 줄거리에 시달리지 않고 다만 사유라는 유연한 이파리에 흔들려도 좋음을 안도하게 하는 책. 그 떨림으로 큼지막한 주제보다 작디작은 단어 하나에 매달려 나만의 어휘 사전을 재편집하게도 만든 책. 전방위로 펼쳐지는 독력 가운데 나는 시인가, 소설인가, 희곡인가, 그게 아니면 또 무엇인가 뒤지게 하고 찾게 하고 겨우내 알게 하여 나만의 편협한 독서의 구덩이를 더 깊이 팔 수 있게끔 독려하는 책. 덕분에 52명의 작가와 52권의 책을 알았는데 52개의 제목으로 52가지 화두마저 갖게 한 책. “인생은 꿈꾸기인가, 꿈 깨기인가” 묻는데 “토끼는 어디로 달리는가” 묻는데 “과연 인간이란 무엇인가” 묻는데 “월부로 살다 소모품으로 죽다” 읊조리는데 “지금 이 순간을 살지 않는다면” 읊조리는데 “나는 보이는 인간이 되고 싶다” 읊조리는데 그러하니 나 자신의 날개를 키울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보이는 즉시 책을 찢어 학이라도 접게 한 책. 그렇게 내게 허들이면서 뜀틀인 책. “어머니의 음성같이, 옛 애인의 음성같이” 기억이 흐릿해질수록 추억은 선명해져 어딘가 활자가 내게 남겼을 목소리, 그 음성을 뒤늦게 더욱 소중히 좇게 하는 책. 아무려나, 꼬박 30년을 홀로 견딘 책.
6.
  • 오늘만 사는 여자 - 숙취로 시작해 만취로 끝나는 극동아시아 싫존주의자의 술땀눈물 
  • 성영주 (지은이) | 허들링북스 | 2020년 6월
  • 13,800원 → 12,420 (10%할인), 마일리지 690원 (5% 적립)
  • (14) | 세일즈포인트 : 146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4월 23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 이 책의 전자책 : 9,660원 전자책 보기
오늘만 사는 여자, 라. 11년 차 직장인이며 그 업을 기자로 삼은 성영주, 라. 고통 없이 아픔도 없이 좋아하는 술 실컷 먹다가 필름 끊기듯 뚝, 그렇게 객사를 꿈꾸는 술꾼러, 라. 그래서 오늘만이라 했나, 싶은데 비범하게 술 마시며 평범하게 일하는 자, 라. 어째서 오늘만이라 했나, 싶은데 숙취와 운동, 그리고 출근, 따로 놀수록 좋을 세 가지로 강력히 무장한 아무튼 출근러, 라. 하여서 오늘만이라 했나, 오늘밖에 주어진 날이 없다는 벼랑 끝의 심정으로 매 순간을 살아내고 살려내려는 열정, 그 뜨거움으로 ‘오늘’이라는 ‘평생’을 예열시키겠다는 의지의 소유자가 정말이지 당신인 거, 라. 첫 페이지부터 끝 페이지까지 읽는 내내 함께 일하고 함께 웃고 함께 울고 함께 욕하고 함께 술 마시고 함께 취하고 함께 잠들게 한 당신 덕분에 오늘은 나도 오늘만 사는 여자, 라.
7.
  • 아이젠 - 김남숙 소설 
  • 김남숙 (지은이) | 문학동네 | 2020년 4월
  • 13,500원 → 12,150 (10%할인), 마일리지 670원 (5% 적립)
  • (15) | 세일즈포인트 : 536
“의존하고 싶지 않은 기억과 아주 오래된 유년의 말들”이 눈 밑이라는 땅을 스파이크처럼 뾰족하게 파고드는 소설. “존나 이상해. 어떻게 이딴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 거지.” 그런데 존나 이상하게도 이딴 게 말이 되고 있는 소설. “낮엔 멀쩡하다가 왜 밤에만 지랄”일까 싶은 미친 인간들이 주렁주렁 딸려나오는 소설. 다 아는데 나만 모르는 인간들인가 싶어 순간순간 그 ‘나’에 이 ‘나’를 끼워보게 하는 소설. 그 기분이 커다란 돌을 가슴 위에 얹은 채 이불 속에서 풀 씹는 맛인가 쩝쩝 입맛을 다시게 만드는 소설. “락스 물에 몸을 담그고 있다보면” “깨끗한 빨래가 된 것 같은 기분”. 더는 나빠질 것도 좋아질 것도 없음을 아는 슬픈 체념의 소설. 그리하여 무엇도 물어보려 하지 않고 무엇도 얻으려고 하지 않는 소설. 그럼에도 “불구가 되면 이상하게 엄청난 생명력을 느낄 거야” 이 구절에 쫘르르 피를 돌리는 남숙이, 김남숙의 소설, 대체 뭘까.
8.
여기 적힌 그대로, 그 있는 그대로에 힘입어 시 읽다 말고 나가 걸었지 뭐야. 걷는 사람은 먼 곳이 있는 사람이라 했지. 그리하여 길을 묻던 기억을 회복하는 사람이라 그랬지. 회복이라는 단어, 보자마자 나 왜 설레었을까 하니 꽃니 자국 같은 말인 거라. 곰취나물 그렇게 잡아당기다 간 거 대체 누구라는 이라니. 덕분에 취해서는, 엉겁결에 착해져서는 내가 내 걸음에 낯설어도 하게 되는 거지. 가만히 앉은 채로 넘어가는 저를 볼 줄 아는 산의 눈빛, 나는 그 산색으로부터 얼마나 멀어진 거라니. 풀리는 다리, 주저앉는 꼬리뼈…… 허나 시인의 종이가 나를 품고 시인의 바위가 나를 업지 뭐야. 냉큼 그만큼의 가벼운 실림이 싫지 않은 데는 그 덕분에 하늘을 빤히 올려다보게도 되어서지. 가을 하늘이 얼마나 푸르냐고 물어오니 나는 이미 말한 가을 하늘을 다시 보게도 되는 거지. 명품을 간파하는 눈이 생겼는데 사람은 알아보지 못하고 정작 네 살갗에는 무덤덤…… 먼 데를 잃고 더 쓸쓸해져버린 사람에게 이 구절을 편지로 옮겨주는데 쓰라려, 쓰라립지 뭐야. 존재하지 않아도 좋은 무엇이 된 것만 같은 이 느낌, 붉은빛이라고 서둘러 써둘 참이지.
9.
엄마가 있었는데 엄마가 없게 된 이야기. 엄마 있는 딸이었는데 엄마 없는 딸이 된 이야기. 있다 없음은 쥐었다 편 주먹처럼 우리가 잡아주어야 하는 쓸쓸한 손인데 이상하지, 되레 그 손이 우리의 마음을 쓸어주고 있다 싶은 이야기. 작정할 리 만무했을 텐데 봄볕 같은 따스함이 우리 안에 절로 퍼지고 있구나, 그리하여 등을 펴게 만드는 이야기. 죽음, 거참 누가 차가운 거랬니, 끼고 있던 슬픔이라는 장갑을 벗고 그 손으로 수저를 들어 밥을 먹게 하는 이야기. (엄마 잃은 딸에게 할 소리는 아닌데, 죄송한데,) 참으로 재미가 있어 술술 읽게 되는 이야기. 특유의 입담과 생생한 묘사로 ‘없는 엄마’가 책만 펼치면 ‘있는 엄마’가 되는 이야기. 그렇게 엄마라는 어미 ‘모’를 영원히 살려놓는 이야기.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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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22일 (월)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중구 서소문로 89-31)
시작한 시들이다. 시작하고 ‘있는’ 시들이다. 말하는 시들이다. 말하고 ‘있는’ 시들이다. 보는 시들이다. 보고 ‘있는’ 시들이다. 많이들 뭐가들 나오는 시들이다. 많이들 뭐가들 나오고 ‘있는’ 시들이다. 벌어진 시들이다. 벌어지고 ‘있는’ 시들이다. 느끼는 시들이다. 느끼게 하고 ‘있는’ 시들이다. 화난 시들이다. 화가 나고 ‘있는’ 시들이다. 싸우는 시들이다. 싸우고 ‘있는’ 시들이다. 화해를 모르는 시들이다. 화해하지 않고 ‘있는’ 시들이다. 떠올리는 시들이다. 떠올리게 하고 ‘있는’ 시들이다. 만나는 시들이다. 만나게 하고 ‘있는’ 시들이다. 때리는 시들이다. 때리고 ‘있는’ 시들이다. 아픈 시들이다. 아프게 하고 ‘있는’ 시들이다. 베어 무는 시들이다. 베어 물게 하고 ‘있는’ 시들이다. 고함치는 시들이다. 고함치게 하고 ‘있는’ 시들이다. 뜨거운 시들이다. 뜨겁게 달구고 ‘있는’ 시들이다. 달리는 시들이다. 달려서 가고 ‘있는’ 시들이다. 먹는 시들이다. 먹게 하고 ‘있는’ 시들이다. 코를 감싸게 만드는 시들이다. 코를 감싸게 만들고 ‘있는’ 시들이다. 입맛을 다시게 하는 시들이다. 입맛을 다시게 하고 ‘있는’ 시들이다. 일상인 시들이다. 일상이 ‘있는’ 시들이다. 척하지 않는 시들이다. 척하지 않게 하고 ‘있는’ 시들이다. 아픈 시들이다. 아프게 하고 ‘있는’ 시들이다. 실은 건강한 시들이다. 건강을 위해 ‘있는’ 시들이다.
11.
  • 혼자 보는 그림 - 시끄러운 고독 속에서 가만히 나를 붙잡아 준 것들 
  • 김한들 (지은이) | 원더박스 | 2019년 12월
  • 14,000원 → 12,600 (10%할인), 마일리지 700원 (5% 적립)
  • (10) | 세일즈포인트 : 204
그림에 문외한이니 배운다는 마음으로 천천히 읽어야지 하였다가 단숨에 흡수해 버린 책이다. 미술이라는 흰 뼈를 제 근간으로 두되 그에 살 붙인 근육과 지방은 다양한 문화 전반에서 끌어올 줄 알았다. 예서 중요한 키워드는 아마도 ‘절로’일 것이다. 자연처럼 스스로 그러할 줄 아는 글의 귀함을 간만에 이 책을 통해 찾은 듯싶다. 이 탄력적인 영민함은 무엇보다 저자의 솔직함에서 비롯한 바 클 것이다. 기교라는 어떤 척으로부터 한참이나 먼 사람. 그 가면 쓰기에 능하지 못해 사회생활 가운데 다친 적이 꽤나 잦았을 것 같은 사람. 그런데 그 과정이 또한 어쩔 수 없었겠다 싶은 사람. 왜? 무얼 어떻게 보고 그 무얼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몸으로 타고난 사람 같으니까. 그런 청춘은 매 순간 아플 수밖에 없고, 그렇게 매 순간 흔들리는 일로 보는 우리에게 매 순간 자극이라는 떨림을 줄 것이 분명하니까. 『혼자 보는 그림』이 품은 예술에 있어서의 그 ‘태도’란 것을 덕분에 여러 번 되씹고 있는 와중이다. ‘혼자’라는 거, ‘봄’이라는 거, ‘그림’이라는 거, 그 풍경을 바라볼 때 발생하는 ‘거리’라는 거. “내가 가고 싶은 자연은 어디에 안 간다. 풍경은 언제나 거기에 있다.” 이 뚝심에 무한한 신뢰를 감출 수가 없음은 기본이고 말이다.
12.
열여덟에 이 소설을 썼던 사강은 그래서 행복했을까 그런 만큼 불행했을까. 이 소설의 이 제목 이후로 내게 ‘슬픔’이란 아는 줄 알았는데 전에 없이 모르는 감정이 되었다. ‘안녕’도 역시. 마중하고 배웅하는 말이라지만 산다는 건 안녕? 하고 왔다가 안녕! 하고 가는 거니까. 강렬하면서도 복잡한 모든 감정을 직접 겪어내게 한다는 의미에서 읽으면 내가 좋아지는 소설!
13.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가만히 보면, 모두가 의외로 살아 있다”라는 구절을 쓸 줄 아는 사람. 그러니까 ‘의외로’라는 단어를 딱 그 빈틈에 갖다 놓을 줄 아는 사람. 나도 좀 안다. 섬세하고 예민한 사람이 대책 없이 솔직하게 저를 부리는 글을 내뱉을 때 쓰는 사람은 앓고, 읽는 사람은 낫는다는 것을. 청춘이었을 테니 그도 꽤 아팠겠지. 이 기록은 그 과정의 색색 셀로판지 같은 걸 테다. 그리하여 쓰는 배우 박정민? 하고 물으면 ‘언제나’ 쓸 줄 아는 사람이 아니라 ‘언젠가’ 쓰게 되는 사람이고 싶다고 답할 것만 같다. 그는 이토록 ‘쓸 만한’ 사람이니까.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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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22일 (월)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중구 서소문로 89-31)
  • 이 책의 전자책 : 4,260원 (90일 대여) / 8,520원 전자책 보기
“가만히 보면, 모두가 의외로 살아 있다”라는 구절을 쓸 줄 아는 사람. 그러니까 ‘의외로’라는 단어를 딱 그 빈틈에 갖다 놓을 줄 아는 사람. 나도 좀 안다. 섬세하고 예민한 사람이 대책 없이 솔직하게 저를 부리는 글을 내뱉을 때 쓰는 사람은 앓고, 읽는 사람은 낫는다는 것을. 청춘이었을 테니 그도 꽤 아팠겠지. 이 기록은 그 과정의 색색 셀로판지 같은 걸 테다. 그리하여 쓰는 배우 박정민? 하고 물으면 ‘언제나’ 쓸 줄 아는 사람이 아니라 ‘언젠가’ 쓰게 되는 사람이고 싶다고 답할 것만 같다. 그는 이토록 ‘쓸 만한’ 사람이니까.
15.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축구 얘기려니 했다. 축구 얘기 맞다. 다 읽고 나서 이거 사랑 얘기려니 했다. 사랑 얘기 맞다. 뭔 소리냐면 하여간에 뭔 소리다. 그 ‘뭔’의 ‘무슨’에 우리를 절로 살게 하는 삶의 찬란한 ‘와중’이 속속들이 들어 있다면 오버일까. 오버다. 그렇다면 맞겠다. 사랑은 오버 안 하면 반칙인 거니까. 하고 많은 것 가운데 어쩌다, 하필 ‘K리그’에 꽂혀 “직관은 진리다.”라는 제 명제 아래 반칙을 알리는 심판의 휘슬마저 삼킬 기세로 우리 축구에 미치게 되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그런 박태하가, 그럴 수 있던 박태하가 좋아 죽어 써내려 간 이 순정의 기록이 부러움을 넘어 배워 보고 싶은 어떤 ‘태도’로까지 읽힌 것은 사실이다.
16.
문학하는 마음이란 게 있다면 그건 필시 휘는 마음이 아니려나, 그 자세의 유연함을 내게 보여준 이가 김필균이라는 이름의 편집자였다. 필균은 문학하는 자리마다 춤을 추듯 광합성을 좇는 식물처럼 자유자재로 제 몸을 휘게 두곤 하였는데, 처음 만난 때로부터 10년이 훌쩍 지난 뒤에야 그 뱃심이 귀에서 기원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니까 필균은 온몸이 열린 귀이자 뚫린 귀인 편집자였던 것이다! 필균은 문학하는 사람들의 말을 집중해서 들어주고 문학하는 사람들의 글을 정확하게 들어주는 편집자였다. 혹시나 어쩌나 문학하는 사람들이 제가 한 말끝을 흐리면 애초에 귀가 없던 사람처럼 태초에 귀를 모르는 사람처럼 화제를 먼산 어디쯤에서 들리는 새소리나 우기 직전의 빗소리로 돌릴 줄 알았다. 필균 덕분에 나는 경청하는 마음이 얼마나 귀한 마음인지, 그 마음이 아니 들 적마다 문학하는 마음에 있어 나의 버르장머리부터 의심하는 초심도 찾을 수 있었다. 가끔 귀이개를 들고 필균을 만나러 간다. 선배 편집자로 내가 해줄 수 있는 삽질이 그 일뿐임을 내 모르지 않은 까닭이다.
17.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4월 22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 이 책의 전자책 : 6,300원 전자책 보기
“아프니까 내가 남 같다”라는 구절에서 쿵 그랬다. 아프니까 내가 남 같지가 않더라, 하는 게 늘상 내 입말이었으니까. “나는 내 손님이었구나”라는 구절에서 또 쿵 그랬다. 나는 내 주인이구나, 하는 게 일상 내 태도였으니까. 그게 뭐 별 문장이라고 그리 유난스러운 쿵쿵거림이냐 하면 무심한데 세심하게 굴러떨어져 나를 다치게 하지는 않았으나 일순 나를 멈춰 세우게는 한 돌의 심장 소리를 들어버려서라는 말은 할 수 있으리라. 이 들림의 열림, 그 사이를 들락거리는 바람의 있고 없음, 빨랫줄에 널려 말라가는 젖은 빨래의 무거움과 가벼움, 덕분에 나는 옷걸이에 걸린 옷가지를 하염없이 바라보고만 앉았어도 또 하나의 나를 만난 듯한 안도를 언도받기도 했지. “오늘 하루도 다 갔네, 뭘 했는지 몰라”…… 그러게, 그렇지. 이생이라는 게 사는 내내 갔는데 모르겠는 그것이지. 지나온 것만은 분명함을 알겠다 싶은 그것이지. 그러하니 시인은 제 안에서 저의 바깥으로 자주 걸어나올 수밖에 없던 게 아닐까. 그래도 괜찮았다,가 아니라 “그러나 괜찮았다”라는 말. 왜 좋지. 글쎄 왜 좋을까 하면 ‘그러나’의 돌려세움, ‘그러나’의 전반과 반전이 가져다주는 몸 비틂의 힘, ‘그러나’의 그러나저러나 결국엔 우리 모두 지나가고 지나갈 사람이라는 사실이 주는 절망의 희망. 내가 바닥이다 싶었는데 그 바닥에 박힌 돌 같은 시를 만났으니 요리 엉기고 조리 엉켰거늘 더불어 이 부러움을 어쩔까, “허리띠는 또 한칸 줄어드는데”라니!
18.
말과 글이 걸어옵니다. 뛰는 것이 아니고 기는 것이 아니고 걷는 데서 오는 발의 맞춤과 눈의 맞춤에서 오는 마음의 맞춤. 허은실 시인이 예서 부려놓은 마음들이 온통 그랬습니다. 처질까봐 뒷걸음질로 오더니 속도를 내게 하고, 앞설까봐 잰걸음으로 오더니 속도를 참게 하는 마음. 그렇게 ‘함께’가 되는 글과 말. 무엇보다 귀에 들리는 마음이니 얼마나 좋게요. 그럼에도 세상에 들리는 글과 말은 얼마나 적게요. 그런데 허은실 시인은 그걸 해요. 그걸 할 줄 아는 거예요. 허은실 시인의 이 마음을 읽고 호주머니 속을 뒤지면요, 쥐는 게 아무것도 없는데 손이 모자라요. 우리끼리 알아먹는 마음이란 게 있다, 라는 걸 확신하게 한다는 얘기지요. ‘끼리’를 아는 허은실 시인의 이 책에서 지금 이 순간에 내가 펼쳐서 가진 말은 ‘꽃샘’이네요. 꽃이 샘솟을 봄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에 저는요, 이 책을 여러분들에게 권한다지요. 그러니까 이 책으로 말미암아 제 확신은, ‘사랑’이요.
19.
800년도 더 된 옛날 사람 루미에게서 내가 찾은 위로는 매번 같았는데, 그러니까 ‘나’의 ‘오늘’ ‘여기’ ‘있음’으로 요약을 해볼 수도 있을 듯싶다. 기뻐도 되고 슬퍼도 되고 사랑해도 되고 이별해도 된다는 그 ‘자체’의 ‘주체’로 ‘나’의 ‘방향’을 거침없이 따르라는 것. 그때 나의 자율은 나에게 얼마나 크나큰 자유를 가져다주는가. 예서 끊임없이 부풀었다 터지는 힘이 ‘사랑’이리라.
20.
“끝 장까지 끝장나게 읽히는 소설이었다. 빠르게 치고 달리는 소설이었다. 재미있다는 뜻만은 아니다. 이 질주하는 소설의 발을 감싼 신발의 외피는 아무려나 솔직한 속내들, 까발림에 가까운 생목의 말들이었구나, 읽는 내내 그런 탄성이 터져나왔다. 여성들의 세대와 입장이 얽히고 어우러져 발산하는 이 이야기는, 어쩌면 ‘주민’이라는 놓임보다 ‘이주민’이라는 처함으로 평생을 사는 우리 여성들의 현실을 바늘귀에 꿰인 실처럼 정교하게 관통한다. 이 소설에 이런 말은 없었다. 다만 내가 결심으로 덧댄 문장은 이러하였다―여성은 여성 스스로 계속 거듭 태어나게 만든다.”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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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을 까먹으며 읽었다. 땅콩을 까먹으며 읽다 문득 내가 땅콩을 까먹고 있었구나 하는 것까지도 까먹게 만든 이야기였다. 슬슬 시작했는데 술술… 유독 책장마다 밑줄을 자주 긋는 나였는데 그 구절들이 너무나 일상적이고 다분히 평범하다는 데서 살짝 놀라기도 했다. 그러니까 내가 하고픈 말인데 엄살 같아서 푸념 같아서 어디 가서 잘 못했던 그런 말들, 실은 진심이겠지… 막 끓인 순두부처럼 하얗고 뜨거운 말들이 매 페이지마다 생의 식욕을 돋우고 있었다. 하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 체념과는 다른 어찌할 수 없음, 인생을 두고 나는 정말이지 그럴 수밖에 없었어, 할 때의 솔직하고 덤덤함 고백에서 나는 ‘순리’란 말을 다시 배울 수 있었다.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내가 있고 홀로가 있고 간다가 있다. 내 인생의 슬로건으로 이보다 더 희망인 게 있으랴.
22.
놓치고 흘려보낸 내 마음이, 글쎄 여기 그만 우리들 사랑으로 있더라!
23.
저는 이번 그의 시집을 어떤 '초월'로 읽었어요. 그 초월은 거대한 것이 아니고 어려운 것은 더더욱 아니고 자연스럽게 자연이 되는 그 모든 '자연'이요. 삶과 죽음의 경계 없음으로 입은 더 다물어지고 눈은 더 커지고 귀는 더 쫑긋해지는 '열림'이요. 어떤 부대낌도 없고 쥐려는 욕심은 더더욱 없는 놓아둠. 흘러감. 부름에 대한 좇음. 그저 좇아감. 그러는 사이에 열리는 '오감'. 저는 이 오감이 살짝 데운 우유처럼 허기를 채워줘서 좋았어요. 엄마 젖처럼. 흰 미죽처럼. 흰 미죽을 떠먹여주는 누군가가 가만히 읊조렸을 음성, 그 지극함의 하얗다 할 고요 속 순함과 착함을 기억하게 하는 시들. 하루하루 더럽혀지기 바쁜 우리들의 그 검음을 지우느라 저 혼자 골똘하기도 한 문태준, 그의 목소리에서 흰 지우개를 떠올려보게도 됩니다.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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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미컬한 방랑자. 이 말의 조합이야말로 시인에게 부여할 수 있는 가장 큰 칭송이 아닐까 하였는데 글쎄, 예서 만났다. 그러니까 밥 딜런 얘기다. 세상사 욕심이란 것의 부질없음을 이미 알아버린 채 슬렁슬렁 어디론가 그저 걸어갈 뿐인 이의 관절에서 절로 새어나오는 노래, 그 묵직한 가벼움의 소유자라니! 서대경·황유원 시인의 번역으로 만난 밥 딜런의 시들은 그 어떤 대목에서도 ‘말씀’의 강요가 없다. 다만 ‘자연’처럼 함께 흐르자는 데서 제 목소리의 톤을 살짝 올려볼 뿐이다. 실은 별말 안 한 밥 딜런이다. 그 별말이 실은 참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되는 우리다.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 괜찮아” “웃는 건 힘들지만, 우는 건 기차 한 번만 타면 돼” 그렇게 “잠시 울어”…… 이 구절들이 뭐라고. 그런데 있지, 연필로 밑줄을 그었을 뿐인데 그 선을 따라 숨통이 트인다. 이러면 시지. 그렇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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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미컬한 방랑자. 이 말의 조합이야말로 시인에게 부여할 수 있는 가장 큰 칭송이 아닐까 하였는데 글쎄, 예서 만났다. 그러니까 밥 딜런 얘기다. 세상사 욕심이란 것의 부질없음을 이미 알아버린 채 슬렁슬렁 어디론가 그저 걸어갈 뿐인 이의 관절에서 절로 새어나오는 노래, 그 묵직한 가벼움의 소유자라니! 서대경·황유원 시인의 번역으로 만난 밥 딜런의 시들은 그 어떤 대목에서도 ‘말씀’의 강요가 없다. 다만 ‘자연’처럼 함께 흐르자는 데서 제 목소리의 톤을 살짝 올려볼 뿐이다. 실은 별말 안 한 밥 딜런이다. 그 별말이 실은 참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되는 우리다.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 괜찮아” “웃는 건 힘들지만, 우는 건 기차 한 번만 타면 돼” 그렇게 “잠시 울어”…… 이 구절들이 뭐라고. 그런데 있지, 연필로 밑줄을 그었을 뿐인데 그 선을 따라 숨통이 트인다. 이러면 시지. 그렇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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