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격호 회장의 전반부 사업력은 일본에서 시작되었고 후반부는 대한민국에서 진행되었다. 그는 일본에서 20년간 기업경영을 했지만, 대한민국의 국적을 고수했다. 귀화하지 않은 기업인의 불이익이 크지만 감수했다.
필자는 신격호 회장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키려고 노력했다.
신격호 회장은 1967년 국내에서 제과업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롯데제과가 그것이다. 신 회장은 제과업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식품, 유통, 서비스, 백화점, 호텔 등 여러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기업 규모를 글로벌 수준으로 키웠다.
흔히 롯데그룹을 제과 등 소비재 위주의 기업집단으로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을 바탕으로 화학사업 분야에서도 아시아 1위, 에틸렌 분야 글로벌 7위에 드는 화학산업 강자다. 2022년 기준으로 롯데의 전체 매출에서 화학 군이 33.8%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유통 군은 25.5%, 식품은 11%이다. 롯데는 다국적기업이기도 하다. VICRI(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러시아, 인도)에서 유통, 제과, 식품 부문의 리더기업이다.
신격호 회장은 사업 초기에 제철(製鐵, Steel Industry) 사업을 희망했다. 정부의 의뢰로 많은 비용을 들여 제철공장 건설 초안을 만들기도 했다. 현재의 포스코(포항제철)의 초기 모습인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제철사업을 국영(國營)으로 정책 변경함으로써 제철사업 진입 꿈이 무산됐다. 정부에서는 신 회장에게 방산(방위산업(防衛産業))을 권유했다. 신 회장은 인명을 살상하는 무기를 만들 수 없다고 거절했다. 신 회장은 자발적으로는 제2정유(현 GS칼텍스) 사업자 공모에 참여했다. 그러나 LG그룹이 사업자로 선정됨에 따라 정유산업 분야 진출 의욕을 접어야 했다. 신 회장의 중화학공업 분야 진출 꿈은 여수 석유화학산업단지의 호남석유화학을 인수함으로써 실현되었다. 현재의 롯데케미칼 전신이다.
신격호 회장의 경영기법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특별한 점이 많다. 차별화(差別化)이다. 차별화란 독특하다고 인식될 수 있는 그 무엇을 창조하는 것이다. 그는 제품의 원료, 디자인, 마케팅에서 차별화로 성공했다. 신 회장은 판매에서도 특별했다. ‘동일한 생산 규모라면 누가 잘 파느냐로 승부가 결정된다’고 했다. 그는 판매조직을 촘촘히 쌓음으로써 판매에 눈부신 성공을 거두었다. 신 회장은 자신의 경영 핵심은 ‘사장(社長)을 경영’하는 것이라 했다. 그룹 내 CEO들을 훈련시키는 것에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그는 임원들과의 회의에서 상대가 기진맥진할 때까지 질문을 던진 것으로 유명하다. 질문과 답변 과정에서 해당 사항의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신격호 회장의 생활신조는 거화취실(去華就實)이었다.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을 배제하고 내실을 지향한다는 뜻이다. 신격호 회장은 검소했으며 사치를 멀리했다. 그는 티슈 한 장을 두 개로 나누어 썼다. 신격호 회장은 생전 언론과의 접촉이 많지 않았다.
이 책을 통하여 인간 신격호의 진면목이 널리 알겨지고 귀감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