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재판 30년 백서를 출간하며
아직도 30년 전 종교재판(1992년)에 대한 기억이 선명하다. 교리 수호라는 이름으로 종교적 광기를 교계와 세상에 힘껏 표출한 사건이었다. 격식 갖춘 신학 토론회 한번 없이 종교다원주의, 포스트모더니즘 등의 신학 사조를 가르쳤던 동료이자 스승이었던 교수를 여론몰이 희생자로 만들었다. 근대 이후 서구 기독교 문화권에서조차 없었던 사건이 한국 땅 감리교단에서 발생했으니 기상천외한 일이 되고 말았다. 서구 기독교 신학자들 수십 명이 종교재판의 부당함을 알리는 서한을 보냈던 것도 이런 연유에서였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