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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인문/사회과학

이름:목수정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 대한민국 경기도 부천

직업:문화정책연구자 작가

기타:고려대학교에서 노문학 학사, 파리제8대학교대학원에서 공연예술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최근작
2024년 3월 <[큰글자도서] 파리에서 만난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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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말고 진보하라

“스테판 에셀이 죽었다.” 95년간 타오르던 에셀이라는 촛불이 조용히 꺼졌을 때, 프랑스에 술렁인 것은 슬픔이라기보다 경외감에 휩싸인 탄식이었다. 감동을 자아내는 죽음이라니. 경이로웠다. 한 사람의 생애가 건넬 수 있는 그토록 넓고 포근한 위로가. 이제 더는 지상에서 지속될 수 없는 그의 삶은 책으로 남았다. 이 책은, 스테판 에셀이 자신의 삶의 내밀한 순간들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고백이자, 이제 곧 몸에서 모든 기운이 빠져나갈 것을 느끼는 한 인간이 남은 세대의 손에 쥐여주는 간절한 유언이다. 세상을 떠나기 전 일 년 남짓, 그는 마지막 남은 모든 기운을 다해 후세에 전해줄 말을 찾고 다듬고 재차 다짐했다. 죽음도 차마 멈추지 못할 진보에 대한 그 간절한 희망과 신념을.

밤에는 모든 피가 검다

낯선 시선으로 전쟁의 본질을 일깨우는 마술적 서사 “지금도 전쟁을 하는 나라가 있어?” 딸아이가 막 글을 읽기 시작할 무렵, 이렇게 물은 적이 있다. 전쟁은 책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인류가 미개했던 시절에 하던 짓인 줄 알았던 모양이다. 그렇다고 하자, “서로 찌르고 쏘면서 죽이는 그런 전쟁을 아직도 한다구?” 아이는 다그쳐 물었다. 그 질문은 나를 벌거벗은 야만의 현실 앞에 서게 했다. 왜 인류는? 전쟁을 하는가. 문명사회의 이름으로 사형제와 노예제를 폐지하지만, 또 다른 문명은 최신 무기 개발을 위해 작동하고, 최정예 엘리트부대를 훈련시키며, 때가 되면, 개발된 무기는 그 성능을 입증해야 하는 날이 온다. 전쟁에 대한 동기는, 그 욕망은 왜 소멸하지 않고 기어이 주기적으로 발현되는 걸까? 책을 번역하는 동안, 낯선 청년의 몸속에 들어가 하나의 전쟁을 응시했다. 한오라기의 민족주의도 걸치지 않고, 그 어떤 이념적 서사에도 물들지 않은, 바오밥처럼 압도적 육체를 지닌 주인공은 전쟁의 한복판으로 내 목덜미를 끌고 갔다. 질척한 어둠과 음울한 습기가 지배하는 그곳으로. 아프리카의 작은 시골 마을을 떠나, 넓은 세상으로 도약하고팠던 친구를 쫓아, 축축한 태양이 금속 빛 하늘에 떠 있는 땅에서 영문을 알 수 없는 전쟁에 던져진 세네갈 청년. 자기를 어서 쏴서 고통을 멈추게 해달라던 친구의 청을 끝내 거부하고, 잔인한 아픔 속에 죽어가게 한 후에야 그는 전쟁의 본질, 그 광기에 눈을 뜬다. 그때부터 그는 세상의 의무를 따르는 대신 “스스로 생각하기”를 결정한다. 세네갈 군인들에게 야만을 주문하며 독일군을 겁주려던 프랑스군을 향해, 그는 더 적나라한 야만을 시전하며 전쟁의 모순을 조롱한다. 전쟁 이외의 모든 것을 증오하며, 전쟁과의 정사를 방해하는 모든 것을 제거하는 그의 상사에게 그는 방해꾼이 되고, 그는 후방으로 보내진다. 거기서 그는 그림을 통해 내면에 응축돼있던 아픔과 그리움, 상처를 꺼내놓는다. 스무 살 청년의 삶을 채우던 슬프고도 아름답던 조각들은, 달빛 아래 펼쳐진 흑단 나무숲, 사슴과 사자의 눈을 동시에 가진 여인, 낮게 가지를 드리운 망고나무, 조용한 아침 카누 곁에서 찰랑이던 강물 소리, 기쁨이자 고통의 근원인 어머니를 통해 펼쳐진다. 전쟁의 광기에 포로가 되어 괴물이 되어가던 한 인간은 보송한 모래사장에 제 상처들을 꺼내놓으며 태양의 위로를 받는다. 고통은 증발하고, 전쟁의 독은 서서히 녹아내린다. 소설 속 전쟁이 1세기 전, 그 요란했던 세계대전이란 사실은 전투가 벌어지는 장소가 어디며, 왜 이 전쟁이 일어났는지를 아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의미하다. 세상의 모든 전쟁은, 어떤 어휘로 포장해도, 같은 본질을 지님을 작가는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은 소수의 이익을 위해 절대다수가 희생하는 거대한 사기며, 기만으로 엮여진 덫에 빠진 자들에겐 광기가 엄습한다. <사기>와 <광기>라는 전쟁의 두 가지 본질은 언제, 어디서 벌어진 전쟁이건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전선에 선 병사들은 그 자리에 올 이유를 조금씩 다른 이유를 가진다. 국가 권력의 강압에 의해, 조국을 지키기 위한 충정으로, 출세를 위해, 가족의 연금을 위해, 형제의 복수를 위해, 그들은 이 거대한 사업에 발을 딛는다. 학교에 간 적도, 글을 읽은 적도 없는 주인공은 전쟁을 둘러싼 어떤 거룩한 핑계에도 귀 기울인 바 없다. 그는 우정을 따라 전쟁에 나섰고, 전쟁이 그의 삶을 지탱해주던 우정을 앗아간 순간, 전쟁과 삶에 대해 깨달으며, 세상을 대하는 새로운 길로 접어든 것이다. 내가 사는 동네엔 서아프리카에서 온 청년들이 거주하고 있다. 종종 길가에 앉아 햇볕을 쬐거나, 먼 산을 보고 있는 그들과 마주친다. 소설에서 빠져나온 후, 허공을 응시하는 그들의 눈에서 전엔 보이지 않았던 이야기들이 읽힌다. ‘나는 당신이 떠나온 곳의 향긋한 밤공기를 맡은 적이 있다’, ‘강을 지배하는 마메 쿰바 방 여신을 알고 있다’고 말하고 싶어진다. 아프리카라는 대지의 여신으로부터 떨궈져 나와 회색빛 하늘 아래 유럽 땅에 떨어진 순간, 그들은 또 다른 전쟁터에 던져진 병정들이다. 전쟁이 만들어내는 상처의 골짜기에, 이야기는 보이지 않는 길을 사람들 사이에 내어준다. 그들을 향해 나직이 속삭여본다. “나는 당신의 슬픈 눈빛의 근원을 알 듯 합니다.”

야성의 사랑학

한국 사람들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우리말은 '사랑'이란다. (...) 모두가 한없이 고파 하는 그것. 야성이 난도질된 그 시절에도 우리의 본능은 그것만이 우리의 시든 영혼을 지펴 줄 유일한 불씨임을 아는 것이다. 이제 덤불 뒤에서 그것을 바라보기를 멈추고, 늑대처럼 덥썩 뛰어올라 그것을 움켜쥐길.

월경독서

두둥~ 난 한국에 온 것이다. 내란이 일어난 것도 아니면서, 생존을 위한 가장 치열한 전투가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이곳. 나른했던 전신에 투지가 자동 장착되며 38도의 더위도, 한 달짜리 지리한 장마도 아드레날린을 떨어뜨리는 데 실패하고 마는 이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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