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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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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읽기의 최전선>

라스트 캠페인

“지금 미국은 스페인독감, 팬데믹, 대공황, 그리고 폭발적인 인종 갈등이 한꺼번에 일어나는 상황이다. 미국인의 4분의 1이 직장을 잃었다. 이제 3분의 1에 다가간다고 한다. 믿어지나? 1968년에 마틴 루서 킹이 암살당한 직후에도 그랬다. 미국의 거의 모든 도시에서 폭동, 약탈, 방화가 일어났다. 심지어 워싱턴 D.C.에 탱크가 진입해야 했을 정도였다. 마침 1968년에도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아무도 흑백의 갈등을 치유할 수 없을 것 같았던 그때 돌풍을 일으킨 후보가 케네디 대통령의 동생인 로버트 케네디였다. 흑인들이 인정하는 유일한 백인이고, 킹 목사 이후 사실상 민권 운동의 횃불을 이어받은 사람이고, 흑인을 싫어하고 흑인 폭동에 분노하는 백인 유권자에게 흑인과 인디언의 고통을 이야기해서 동의를 끌어낸 놀라운 후보였다. 사람들은 로버트 케네디가 형이 못한 일을 해낼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민주당 경선에서 승기를 잡은 순간 로버트 케네디도 암살당했다. 미국의 진보 세력에 1968년은 가장 가슴 아픈 해다. 킹 목사와 로버트 케네디를 모두 잃었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 해 결집된 사회 진보의 에너지가 산산조각이 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해 말, 권력 남용의 상징이 될 리처드 닉슨이 당선되었다.) 〈라스트 캠페인〉을 번역하는 내내 든 생각은 ”미국은 흑백갈등과 빈민 문제를 해결할 마지막 기회를 놓친 후에 영원히 1968년에 멈춰있다“라는 것이다. 책에서도 언급되지만 그때 로버트 케네디가 하던 주장이 지금도 전혀 진부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게 미국의 비극이다. 살면서 보니 사회의 에너지가 응축될 때가 있다. 계속 분열되어 있다가 어느 순간에 큰 흐름이 바뀌면서 절대다수가 목표에 동의하는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되는데, 그걸 놓치면 다시 수십 년이다. 마치 먼 길을 달려왔는데 목적지에 거의 다 와서 고속도로의 출구를 놓치는 것 같이 허망한 일이다. 〈라스트 캠페인〉은 그런 에너지가 모이는 게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몇 달 동안의 과정을 통해 보여준다. 그리고 마지막에 얼마나 역사의 장난처럼, 혹은 필연처럼 그 에너지가 산산이 흩어질 수 있는지도 보여준다.” _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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