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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국내저자 > 에세이

이름:백영옥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4년, 대한민국 서울

직업:소설가

최근작
2023년 9월 <힘과 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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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의 여왕

고백하면, 십 몇 년 전의 나는 74킬로그램의 고등학생이었다. 뚱뚱했고, 고3이었고, 대학갈 일은 막막한데 성적은 잘 나오지 않았고, 그 나이 또래의 사춘기 소녀처럼 지구가 뻥 터져버릴 것 같은 고민을 늘 한 몸에 담고 있었다.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의 코끼리 엄마를 보면서 심장이 마를 정도로 울었던 그 아이는, 아직도 내 안에 웅크리고 있다. 나는 생각한다. 우리 안엔 누구나 달래 주지 않아, 상처 받은 아이가 울고 있다고. 그래서 오늘도 나는 그 아이를 향해 쓰고 지우길 반복한다. 우리의 진실이 갑각류들의 집게다리처럼 단단해 아무리 파도, 깨지지 않고 그 속살을 내주지 않는단 걸 매 순간 느끼면서. 그러나 이 노동이 즐겁고 명랑한 내 일임에 오늘도 감사하면서 말이다. ('연재를 시작하며'에서)

라이카, 영감의 도구

사실 라이카 TL을 쓰게 된 건 디자인이 너무 예뻐서예요. 저는 기계를 잘 모르지만 쥐었을 때 물성이 정말 좋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손에 쥐었을 때 그 디자인이 완결되는 느낌이랄까요. 지난겨울, 홋카이도와 미국에 갔을 때 주로 눈[雪]을 찍었거든요. 눈에 담긴 색깔을 가장 비슷하게 복원하는 카메라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어요.

스타일

이 소설을 쓰는 동안 머릿속에선 늘 주인공들의 말소리가 들렸다. 명품 중독자, 쇼핑의 여왕, 아부의 달인, 시니컬한 요리사, 스마일 증후군에 걸린 일중독자들까지 그들은 뚝딱거리며 싸우고, 화해하고, 울고 웃다가 토라지기도 했다. 장편을 쓴다는 건 힘들지만 정말 근사한 경험이다. 자판을 달리던 손가락이 왈츠를 추다가 탱고를 추기도 하는 이 놀라운 경험은 작가가 아니라면 경험하기 힘들 것이다. 소설의 주인공 이서정처럼 나 또한 얽혀 있는 두 가지 욕망을 어떻게 화해시킬 것인지 늘 고민한다. 나는 이것이 치열하게 일하는 이 시대 도시 여자들의 고민이라고 생각했다. 충분히 날씬하면서 어떻게 건강해 질 수 있는가. 근사한 여행을 하면서 돈 많은 여행사가 아닌 가난한 현지인들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프라다에 대한 속물적인 욕망과 제 3세계 아이들에게 기부하고 싶은 선량한 욕망은 어떻게 화해할 수 있을까. 이 복잡한 한국 사회에서 더 이상 단선적으로 설명되는 '이즘'이나 '고민' 같은 건 실종되어 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므로 이 소설을 나는 감히 화해에 관한 성장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과거와의 화해, 원수라 생각했던 사람들과의 화해, 진정한 자기 자신과의 화해, 세상에 존재하는 각기 다른 다양한 스타일들과의 화해...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 모임

지금도 실연당한 누군가 울고 있다는 걸 안다. 사랑 때문에 잠 못 드는 충혈된 눈이 흘리는 눈물도 느낄 수 있다. 우리가 시간을 탕진하며 천천히 죽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삶을 향해 ‘살아간다’ 말하는 것처럼, 실연의 아픔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헤어져야 만나는 것이란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간이 지나고 새벽에 비가 내리는 소리, 마른 낙엽이 나무에서 떨어지는 소리, 작은 돌멩이가 누군가의 발에 밟혀 조금씩 부서지는 소리, 들리지 않던 그 소리가 들릴 때 즈음이면 그녀가, 그가, 사랑을 잃은 당신을 향해 온 시간을 거슬러 뒤에서부터 천천히 걸어오고 있을지 모르니까. 나도, 당신도, 이젠 그걸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이 책을 읽게 될 아픈 당신에게 내가 줄 수 있는 작은 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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