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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이름:이시백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 대한민국 경기도 여주

기타:경기도 여주에서 태어나 중앙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최근작
2023년 12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 꿈결에도 스미는 그리운 이름>

검은 머리 외국인

욕망이라는 이름의 야바위 아홉 살 때던가. 불두화 만개한 진관사로 소풍을 갔다가 화투짝을 놀리는 야바위꾼을 만났다.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았던 상급생이 보란 듯이 돈을 따는 바람에 슬며시 욕심이 났다. 머리에 기계충 자리가 있던 상급생이 내게도 해 보라고 권했다. 나는 얼마지 않아 주머니를 탈탈 털리게 되었다. 모처럼 얻은 용돈을 죄 털리고 상심해 앉아 있는 내게 야바위꾼 아저씨는 자상한 목소리로, 사과를 걸고 하라고 권했다. 사과들은 이내 야바위꾼의 손으로 넘어갔다. 아저씨는 마지막 남은 김밥과 사이다를 걸 기회를 주셨다. 나는 지금도 불두화 아래서 내 사과와 김밥을 사이좋게 나눠 먹던 아저씨와 상급생의 즐거워 죽겠다는 눈빛을 잊지 못한다. 유난히 숫자에 어두운 나는 얼마 전까지도 계좌 이체란 것도 하지 못했다. 이번에 이 소설을 쓰면서 난생 처음 접하는 금융의 오만 가지 복잡다단한 용어와 수법들을 공부하느라 머리털이 하얗게 셀 지경이었다. 그러면서 느낀 점은, 금융이라는 것이 이렇게 복잡하고 다단한 게 나와 같은 어수룩한 사람들은 감히 접근하지 못하는 철옹성을 쌓고, 그 안에서 화투짝으로 사과와 김밥을 홀려 대는 야바위를 하기 위함이라는 생각마저 하게 되었다. 이제 제 나라의 돈을 맡은 이들이, 나라 밖의 야바위꾼들과 어울려 제 나라 사람들의 주머니를 털어내는 화투짝을 마술처럼 놀려 대는 것을 보았다. 그러면서 불두화 하얗게 핀 진관사 돌담 앞에 쭈그리고 앉았던 아홉 살부터 반백의 지금까지, 여전히 내 안에 욕심이라는 도둑이 숨어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이 작품에서는 까멜리아의 비극이 모피아들만의 것이 아니라, 자본이 부추기는 욕망에서 비롯된 것에 주목하였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시종 성원을 보내준 문화다양성 포럼의 양기환 님과, 금융노조 분들, 일일이 거명하지 못할 만큼 많은 분들의 조언과 자료에 크게 도움을 받았다. 어지러운 글을 책으로 다듬어 준 <레디앙> 출판사에도 감사를 드린다. 다시 불두화 피는 봄에

시골은 즐겁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도시로 몰려들었습니다. 보릿고개에 견디다 못한 사람들이 식모, 공원, 버스안내양으로 도시의 혹독한 냉대 속에서도 그 안에 머물러 뿌리내리기를 자청하였습니다. 이제 그들도 어느덧 특별한 도시의 시민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시골은 비어졌습니다. 노인과 개들만 지키고 있다는 시골에 요즈음 돌아오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우선은 마을에 사람이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그러나 도시의 노래방, 카페, 모텔을 가지고 들어온다면, 그것은 시골을 비우는 게 아니라 아예 뿌리째 지워 버리는 일입니다. 우리의 잃어버린 고향과 이웃을 지키기면서도 시골을 건강하게 되찾는 일, 그것은 무엇보다 김치냉장고보다 옹달샘에서, 스카이라운지보다 노을진 들판에서, 놀이동산보다 개울의 반디에서 즐거움을 돌려받는 일입니다. 서투르지만, 저는 이 책에서 도시가 부추긴 소비주의로도 채워내지 못한 삶의 여유와 즐거움을 날로 어려워져가는 시골에서 찾아보려 했습니다. (2003년 5월 19일 알라딘에 보내신 작가코멘트)

아프리카 버스

이 책은 앞서 펴냈던 대책 없이 낭만적인 『시골은 즐겁다』라는 산문집에 대한 반성이며, 그 책을 읽고 무작정 시골로 이사 온 분들에 대한 ‘애프터서비스’인 격이다. ‘시골은 괴롭다’는 아니더라도 그 안의 달고, 쓰고, 신맛들을 골고루 버무려 글의 밥상에 차려낸다. 또한 주인을 잘못 만나 엉겁결에 광대울까지 끌려 들어와 희로애락을 함께 나눈 개와 닭과 거위들을 비롯한 숲의 이웃들에게 바치는 헌사이기도 하다. ‘내가 해보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삶도 행복하였으며, 약간은 고달팠으리라 믿는다. …… 한군데로 몰리는 삶을 살지 말자. 제주도건 강원도 내린천이건 각자의 타고난 역사적 사명에 따라 다양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사람이건 파리건 한군데로 몰리면 문제가 발생한다. 뭉치면 죽고 흩어져야 사는 유목적 삶을 꿈꾸며, 이제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지을 여러 몽상가 제현께 광대울에 들어앉아 보낸 스물두 해의 이야기를 바친다. 승리하시라! -(<작가의 말>, 6~7쪽)

어느 왼발잡이 토끼의 무덤

세상은 사람이 바꾼다. 전태일 열사가 참혹했던 노동자들의 삶을 바꾸고, 사람을 나사못 동강이쯤으로 여기던 일터를 바꾸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세상으로 바꾸었듯이 지금도 수많은 전태일들이 바위 같은 세상과 물 같은 세월과 싸우고 있다. 전태일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그가 불살라 얻은 권리 위에서 잠든 세상은 누구의 것인가. 그가 바꾸어놓은 세상이 거저 찾아온 것이 아니며, 그가 세상에 남긴 것이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듯이 우리는 오늘도 싸워야 한다. 싸우지 않고 얻는 것은 구걸이며 모독일 뿐이다. 권리는 구걸해서 얻는 것이 아니라 싸워서 얻는 것이며, 분노는 싸우는 이들의 힘이다. 전태일이 스스로를 불살라 얻은 세상에서 글 쓰는 이들이 할 일은 무엇인가. 또 다른 전태일들의 외침을 받아 적는다. 더 이상 전태일 같은 사람이 없는 세상. 그렇게 까맣게 잊혀서 그를 피 맺힌 가슴으로 불러내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꿈꾼다. 까만 씨앗처럼 어두운 지층 속에서 꿈꾸는 세상의 개화를……. 그 꿈이 있는 한 전태일은 도처에 살아 있다. ―여러 작가들을 대신하여

종을 훔치다

요즘 무슨 꿍꿍이 속인지는 몰라도 홍역 걸린 아이 솜이불 싸매듯, 가리고 덮기 급급하던 교육계의 비리들을 들춰내고 있다. 스스로의 종아리에 회초리를 치고 싶다고 한다. 가슴이 뻐근해질 정도로 감동적인 말이다. 낭창거리는 회초리로 정신이 날지 의문스럽다. 야자 빼먹고 달아나는 애들 잡던 박달나무 몽둥이라도 빌려 주고 싶다. 두엄 내 낭자한 사립학교를 신줏단지 모시듯 하던 이들이 또 다른 종을 울리고 나섰다. 요란히 종 치지 말고, 자신의 가슴부터 치기를 권한다. 이 책에는 비교적 건실하다는 소리를 듣는 서너 사립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가 엮여 있다. 혹 호기심 많은 독자께서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사실이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답하겠다. 사실은 이보다 더욱 참담하고, 차마 글로 옮기기 부끄러워 누구처럼 좀 마사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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