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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승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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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시의 순간>

시의 순간

모르긴 해도 세상에 시를 내놓는 것을 제일 두려워하는 사람은 시인일 것이다. 하물며 등단하지 않은 사람이 시집이라고 책을 내는 일은 얼마나 두렵겠는가? 그런데 그런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내가 인터넷에 글을 올리며 가끔 시랍시고 흉내를 냈던 것은 내가 시인이 아니기 때문에 겁 없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인터넷에서 그 글을 읽은 고등학교 동창들 또한 나처럼 겁 없이 이 책 내는 일을 추진한 것이다. 아마 내게 닥친 심각한 암과 그것을 위로하려는 친구들의 우정의 선물이었을 것이다. 물론 나는 시를 사랑한다. 구름 바다 하늘을 바라보는 것처럼, 예쁜 여자를 바라보는 것처럼, 좋은 책과 영화를 보는 것처럼, 가슴에 닿는 음악을 듣는 것처럼, 맛난 음식을 먹는 것처럼……. 나는 시를 그렇게 바라보았던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구름은 절로 흘러가고, 고운 님 예쁘게 웃는 볼우물과[巧笑?兮] 흑백이 선명한 아름다운 눈매는[美目盼兮] 언제나 나를 지나가고 있는데, 어찌 시에 매혹되고 시의 순간을 붙드는 일을 그만둘 수 있겠는가? 시간이 더 주어진다면 지나가는 시의 순간들을 더 많이 붙들고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나의 변명은 그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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