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A

Q1.

투자는 무서워서 그냥 예적금 들고 있어요. 공무원이나 교사인 친구들은 공제회로 모으던데, 그게 안전하고 낫지 않나요?

A.

흔히 목돈 모으기 목적으로 예적금이나 공제회 저축을 먼저 생각합니다. 그런데 '세금'까지 같이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같은 900만 원을 1년간 모은다고 해보겠습니다. 은행 예적금은 납입 단계 세제혜택이 전혀 없고, 이자에 15.4%가 세금으로 곧바로 빠져 나갑니다. 공제회 장기저축급여는 이자에 대해 저율 분리과세를 적용해 일반 예적금보다는 낫지만, 납입 단계 세액공제는 역시 없습니다. 반면 개인연금(연금저축+IRP)에 900만 원을 넣으면 연말정산 때 148만 5천 원을 돌려받습니다(총급여 5,500만 원 이하시). 총급여 5,500만 원 초과여도 13.2%, 118만 8천 원입니다.

이게 왜 결정적이냐. 연 3% 이자를 주는 예금에 900만 원을 넣으면 1년 이자가 27만 원, 세금 떼면 약 23만 원입니다. 148만 5천 원짜리 환급액의 약 1/6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개인연금은 납입하는 순간 16.5%의 수익을 확정하고 시작하는 셈입니다. 게다가 운용 중 발생한 수익에 대해서도 세금을 떼지 않고(과세이연), 인출할 때 3.3~5.5%의 낮은 연금소득세만 부과합니다.

"55세까지 묶이는 게 부담된다"는 분이 많은데, 이 부분이 가장 큰 오해입니다. 개인연금 계좌는 연 1,800만 원까지 납입 가능한데, 세액공제 한도(900만 원)를 초과해 넣은 금액은 언제든 세금 없이 인출됩니다. 노후용 주머니와 중기 목돈 주머니를 한 통장에서 같이 운영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결론은 분명합니다.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더더욱 개인연금 계좌부터 만드는 게 정답입니다. 그 안에서 예금이든 채권 ETF든 편한 상품으로 굴리면 됩니다. 같은 돈을 모아도 '어떤 통장에 넣었느냐'만으로 30년 뒤 손에 쥐는 돈이 수천만 원 달라집니다.

Q2.

요즘은 또 '국장이 답'이라는 말이 나오던데요. 2024년까지는 미국 주식만 사라더니, 이제는 한국 주식으로 갈아타라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그럼 그게 맞는 거 아닌가요?

A.

그 질문 자체에 답이 있습니다. "어디로 갈아탈까"를 묻는 순간, 이미 늦었거나 다음 사이클의 손실 자리에 줄 서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숫자로 보겠습니다. 2024년까지 거의 모든 유튜브, 책, 커뮤니티에서 "국장 탈출은 지능순. 한국 주식에는 미래가 없다, 미장으로 가자"는 말이 압도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2025년 코스피는 연초 대비 약 75% 올라 전 세계 주요 지수 중 압도적 상승률 1위였습니다. 같은 기간 미국 S&P 500은 17.8%, 나스닥은 22.2% 상승에 그쳤습니다. 한국이 미국을 4배 이상 앞선 것입니다. "미국만 사면 된다"고 외쳤던 2024년 말의 전망과 정확히 반대의 결과가 1년 만에 나왔습니다.

그런데 더 흥미로운 건 그다음입니다. 코스피가 75% 오른 뒤에야 비로소 "이제 한국 주식이 답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라는 말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항상 결과가 나온 뒤에 이유가 만들어집니다. 이 순서를 거꾸로 뒤집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여기서 일반 투자자들이 빠지는 두 가지 함정이 있습니다.

첫째, '추격 매수'의 함정입니다.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최신성 편향(recency bias) 때문에, 사람들은 가장 최근의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 거라고 믿습니다. 미국이 5년 연속 잘 가면 미국이 답으로 보이고, 한국이 1년 잘 가면 한국이 답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이미 많이 오른 뒤에 들어가서, 다음 사이클의 하락을 정통으로 맞습니다. 1989년 일본 닛케이 38,915 고점에서 들어간 사람들은 고점 회복까지 34년을 기다려야 했고, 2000년 닷컴 정점에 들어간 사람들은 나스닥 회복까지 15년이 걸렸습니다.

둘째, '반토막의 공포'를 못 견딘다는 점입니다. 미국 S&P 500도 2000~2002년 -49%, 2008년 -57%, 2022년 -25%를 기록했습니다. 코스피는 더 큰 변동성을 가지고 있고요. 손실 회피(loss aversion) 이론에서 사람은 같은 금액의 이익보다 손실을 약 2배 강하게 느낀다고 합니다. 이론상 들고 있으면 회복되지만, 현실에서 그 인내심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50% 떨어진 자산이 원금을 회복하려면 +100%가 와야 합니다. 변동성이 클수록 실제 손에 쥐는 복리수익률은 줄어듭니다.

결국 핵심은 "예측은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시장 전망이 맞았다면 2024년 말 모든 전문가가 "2025년 한국 75%, 미국 17%"를 예측했어야 합니다.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다음 1년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이 다시 앞설지, 한국이 이어갈지, 신흥국이 치고 올라올지, 금값이 폭등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이게 자산배분으로 가야 하는 이유입니다. 한국·미국·신흥국·채권·금·달러 등에 분산해 가지고 있으면, 어느 시장이 다음 승자가 되어도 그 흐름의 일정 부분을 자동으로 가져갈 수 있습니다. 2025년처럼 한국이 폭등할 때 한국 비중에서 수익이 나고, 다음 해 미국이 회복하면 미국 비중에서 수익이 납니다. K-올웨더 같은 자산배분 전략이 지난 30년 연복리 7~10%를 유지하면서 최대 손실폭은 주식의 절반 이하였던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특히 초보자일수록 자산배분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한 시장에 몰빵해서 첫 폭락을 만나면, 그 한 번의 경험이 평생 투자를 그만두게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산배분은 그 첫 폭락을 견딜 만한 수준으로 줄여서, "투자를 계속하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한꺼번에 잡는 길은 어느 한쪽에 몰빵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일정 비율로 가져가는 것입니다. 장기 수익은 결국 '맞히는 사람'이 아니라 '끝까지 남아 있는 사람'의 몫입니다.

Q3.

지금 잘 오르는 종목 보면 사고 싶고, 떨어지면 무서워서 팔게 돼요. 머리로는 장기투자가 답인 줄 아는데, 막상 시장 앞에 서면 마음대로 안 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그게 정상입니다. 사람의 뇌는 본래 투자에 적합하게 만들어져 있지 않습니다. 위험에서 빨리 도망치고, 무리에 휩쓸려 움직이도록 진화한 본능이 시장에서는 정확히 거꾸로 작동합니다.

세 가지 함정이 대표적입니다. 첫째, 포모(FOMO)입니다. 직장 동료와 친구가 ㅇㅇ주식으로 얼마를 벌었다는 소식에 '나만 뒤처진다'는 불안이 생겨, 이미 많이 오른 자산에 막차로 올라탑니다. 새로 진입하는 자금이 가장 많아질 때가 보통 고점 부근입니다. 둘째, 단기 매매에서 한 번 큰 수익이 나면 뇌의 보상회로가 도박과 같은 중독 패턴을 만듭니다. 그 뒤로는 테마주, 레버리지로 손이 갑니다. 셋째, 하락기의 공포입니다. 사람은 같은 금액의 이익보다 손실을 약 2배 강하게 느낍니다(손실 회피). 그래서 정확히 바닥 부근에서 손절하고, 회복 구간에는 복귀하지 못합니다. "비싸게 사서 싸게 파는" 행동을 평생 반복합니다.

이걸 의지로 이기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워런 버핏조차 "투자에서 중요한 건 IQ가 아니라 기질"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대안은 의지에 기대지 않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입니다.

첫째, 자산배분으로 변동성 자체를 줄입니다. 주식·채권·금·달러 등을 섞으면 손실폭이 -10%대로 줄어듭니다. -50%는 못 견뎌도 -10%는 견딥니다. 자산배분의 진짜 목적은 수익률 극대화가 아니라 "끝까지 들고 갈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입니다. 둘째, 규칙으로 의사결정을 대체합니다. 매달 정해진 날 정해진 금액을 자동이체하고, 정해진 비중대로 리밸런싱합니다. 뇌피셜이라고 하는 의사결정 횟수가 줄수록 실수도 줄어듭니다. 셋째, 전망과 예측에서 손을 뗍니다. 2024년 말 어느 누구도 "2025년 코스피 75%, 미국 17%"를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다음 1년도 마찬가지입니다. 맞히려는 시도 대신, 맞히지 않아도 되는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게 훨씬 쉽고 확실합니다.

뉴스와 종목 토론방을 끊고 잔고는 한달에 한번만 확인하는 환경 설계도 큰 도움이 됩니다. 결국 투자는 '더 잘 맞히기'가 아니라 '더 적게 실수하기'의 게임이며, 시장에 오래 남아 있는 사람이 결국 시장을 이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