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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산책자 오래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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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잃어버린 전쟁, 사람을 발견하는 전쟁사"
제2차 세계대전
앤터니 비버 지음, 김규태 외 옮김, 김추성 감수 / 글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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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양경종은 열여덟 살이 되던 1938년 일본군에 강제 징집되어 관동군에 배치된다. 이후 포로로 붙잡혀 소련군으로 강제 복무를 하다 다시 독일군 포로가 되었고, 이번에는 독일 군복을 입고 프랑스로 파병되었다가 미군 포로로 붙잡힌다. 석방 후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과거를 숨기고 살다 1992년 일리노이 주에서 생을 마감한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기구한 이야기지만, 6000만 명이 목숨을 잃는 가운데 주어진 행운(?)이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라 하면 대번에 히틀러나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떠오르지만, 전쟁사가 앤터니 비버가 그리는 전쟁사의 시작은 한 사람 양경종의 사연이다. 개인이 끼어들 여지가 없을 정도로 거대한 규모의 전쟁 속에서 개인의 삶을 속속들이 뒤바꿔버린 전쟁의 전면적 영향을 드러내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스스로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사건을 일으킨 인간이 그 소용돌이 속에서 어떻게 망가지고 견디며 새로운 출구(이자 다른 지옥으로의 입구)를 만들었는지를 읽다 보면, 비로소 이 전쟁의 총체와 세부가 드러나고, 인간의 한계와 가능성이 엿보이고, 역사의 책임과 전망을 되새기게 된다. - 역사 MD 박태근
이 책의 첫 문장
1939년 6월 1일, 땅딸막하고 강인한 기병 지휘관이었던 게오르기 주코프에게 모스크바로 출두하라는 소화 명령이 떨어졌다.

추천의 글
이 정도 규모의 대학살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역사가들에게는 보통 엄청난 도전이다. 문제는 폭과 깊이다. 즉 저자는 상황을 너무 자세히 늘어놓는 것으로 독자를 진력나게 하지 않으면서 전쟁의 방대함을 담아내야 한다. <피의 기록, 스탈린그라드 전투>, <베를린: 몰락>, <디데이> 등 이전 저작들에서 보여주었듯이, 비버는 세밀한 조사와 아름다운 문체를 어떻게 정확하게 조화시키는지를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그의 이전 작품들이 최고작을 위한 과정에 불과했음을 느꼈을 것이다.(워싱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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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속의 작은 축복"
산책자
로베르트 발저 지음, 배수아 옮김 /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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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이름이 <산책자>인 건 아마 작가의 삶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중학교를 중퇴하고 각종 직업을 전전하며 글을 써 명성을 얻었으나 끝내 아웃사이더로 남은 채 여기저기를 떠돌았던 사람. 결국 직접 정신병원에 찾아가 입원하고 곧 절필한 뒤, 생이 다할 때까지 매일 걸었던 사람. 크리스마스에 산책을 나갔다가 길에서 숨을 거둔 이 고독한 천재에게 부여할 영예로 '산책자'만큼 어울리는 단어는 없어 보인다.

그가 남긴 짧은 소품들 역시 그의 삶에서 느껴지는 짙은 고독의 흔적들을 갖고 있다. 때로 웃음을 머금게 하고 때로는 동화 같은 전개가 이루어질 때도 있지만, 언제나 사건 또는 현상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담담하게 서술하는 화자는 실제 세계 속으로 들어가 함께하기보다는 약간씩 미끄러져 스쳐가기를 택한다. 그는 모험가가 아니라 산책자이며, 산책에서 만나는 풍경(으로서의 세계)란 산책자에게 상념을 불러 일으키는 일종의 이미지 또는 판타지에 가까운 것이다. 그래서 발저의 세계는 환상소설적인 설정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꿈결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섬세하게 현실을 묘사하는 관찰자와 몽상 또는 명상에 잠겨 세계를 바라보는 산책자의 특성을 모두 갖춘 발저의 세계는 독자들을 '그때 그 곳'이면서 그 곳이 아닌 특이한 장소로 데려간다. 아무리 많은 일들이 일어나도 어딘가 고요한 세계. 말하자면 흔들리지 않는 중심 같은 게 있다. 이런 특이하고도 눈에 잘 띄지 않는 장소를 찾는 이들이 많음을, 특히 책을 사랑하는 이들 중에는 무척 많다. 그 분들 모두 이 책에 머물러, 고독과 함께 평안하시기를 바란다. - 소설 MD 최원호
이 책의 첫 문장
아침의 꿈과 저녁의 꿈, 빛과 밤. 달, 태양 그리고 별.

추천사
플롯에 구애받지 않는 음악성 풍부한 문장이 자유롭게 흐르는 짧은 산문. 산문의 파울 클레라고 할 만큼 섬세하고, 능란하고, 홀린 듯이 써내려간 글이다. … 진정 뛰어난, 가슴 깊은 감동을 안겨주는 작가.
-수전 손태그

발저와 같은 작가가 지성을 주도한다면 이 세상에 전쟁이란 없을 것이다. 그와 같은 작가가 수십만의 독자를 가진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곳이 될 것이다.
-헤르만 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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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노무현의 이야기 "
오래된 생각
윤태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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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아는 어느 전직 대통령의 이야기. 태생부터 비주류였던, 고졸, 사법고시 합격, 1987년 부산 민주화운동, 청문회 스타, 2003년 기적 같은 당선, 종합부동산세와 행정 수도와 임기 단축 개헌, 퇴임 후의 고초와 2009년의 비극적 죽음. 그의 인생은 소설로 적기에 모자람이 없다. 부산, 신촌, 종로를 잇는 그 길을 '노무현의 필사'라 불린, <대통령의 말하기>의 저자 윤태영이 팩션의 형태를 빌어 다시 걷는다.

'그'는 승리하고, 패배하고, 극적으로 승리하고, 다시 패배하고, 패배함으로써 승리한다. 2009년 5월 이후 몸과 마음의 병을 이기기까지 저자는 4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한다. 청와대 대변인 진익훈과 대통령 임진혁의 이야기. 알려진 사실과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 소설적인 '사실'들이 결합해 독자와 소설 사이의 감정적 거리가 좁혀진다. 역사의 한 단락이 교차하는 순간 다시 읽는 그에 관한 이야기.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담배는 빠르게 타들어 갔다. 두 달여에 걸친 불면과 정신적 피로로 입안은 껄그럽다 못해 모래 알갱이를 머금은 것처럼 헐어 있었다. 담배 맛은 썼다. 담배를 이유로 깊은숨을 들이마셨다 내쉬게 되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다시 새로운 담배에 불을 붙이는 그의 앞에 몇몇 사람의 얼굴이 떠올랐다. 옥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었다. 함께 사법시험 공부를 했던 친구들이었다. 검찰 수사의 표적이 된 측근들의 모습도 떠올랐다. 후원자인 윤 회장의 얼굴도 있었다. 그를 면회하고 돌아온 비서의 말이 가슴을 쳤다. 면회를 할 때도 재판정에서도 눈물을 펑펑 쏟았다는 것이었다. 그 힘겨운 와중에도 그는 자신을 위해 봄 점퍼를 준비해 보내주었다. 그 마음 씀씀이에 사무치는 아픔이 있었다. 때아닌 감옥생활이 뇌종양을 급격히 악화시킬 것 같아 착찹함을 넘어 안타까움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뇌종양을 이유로 신청된 보석은 이런저런 이유로 판단이 지체되고 있었다. 그의 고통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었다. 모두 다 자신을 만난 것에서 비롯된 고통이었다. 자신을 만난 일이 없었다면 겪지 않았을 고통이었다. 그 사람들의 고통이 자신에게서 비롯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괴로웠지만, 그 고통을 대신해주거나 조금이라도 나눌 수 없다는 현실은 그야말로 참담한 고통이었다. 그는 면회조차 갈 수 없는 처지였다.
북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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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처럼 쉬는 날, 일해라 절해라?"
왜 맞춤법에 맞게 써야 돼?
박규빈 지음 / 길벗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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띄어쓰기를 제대로 하지 않은 글로 생겨난 황당한 상황을 통해 띄어쓰기의 중요성을 유쾌하게 설명, 초등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왜 띄어 써야 돼?>의 후속작. 이번에는 맞춤법을 틀리게 쓴 훈이의 일기 때문에, 훈이 가족은 또 엄청난 사건을 겪게 된다. 못처럼 벽에 박혀 버린 아빠, 동생에게 프로레슬링 기술을 발휘하는 엄마, 끝없이 일하고 절하고를 반복하는 훈이까지. 일기장 속 이야기가 그대로 현실이 되어버리는 판타지를 통해 맞춤법의 필요성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그림책. - 유아 MD 강미연
책 속에서
내일은 어린이날! 어린이가 왕인 날이다. 저번 어린이날에 못 갔던 놀이공원에 가자고 해야지.
엄마 아빠도 못처럼 쉬는 날이니까 괜찮겠지? 동생도 어린이니까 같이 가야 돼.
엄마가 준이를 엎고 가면 괜찮으니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후추는 안 된다. 털 때문에 아빠가 싫어할 것 같다. 같이 가면 좋겠는데. 대신 맛있는 간식을 줘야지.
회사 때문에 바쁜 아빠도 놀이공원에 가서 바람을 세고 나면 기분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면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자야지.
엄마가 평소처럼 일해라 절해라 잔소리를 하겠지만 괜찮다.
내일은 어린이날이니까!
내가 왕인 날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