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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 너무 한낮의 연애 에이미와 이저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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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식 여행에세이"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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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는 1980년대부터 2000년대에 걸쳐 <먼 북소리> <우천염천> <나는 여행기를 이렇게 쓴다> <시드니!> 등의 여러 여행에세이를 꾸준히 내왔다. 이 책은 가장 최신 여행 에세이로, 틈틈이 여행하고 기록한 글들을 한데 모은 것이다. 아이슬란드, 그리스, 포틀랜드, 핀란드, 이탈리아, 뉴욕, 라오스 그리고 구마모토까지, 특별한 여행지에 관한 하루키만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여행하기 가장 좋은 시즌에 접어든 이때 하루키식 여행에세이을 만난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을 들썩이게 만든다. 보스턴 편에서는 찰스 강의 강변길을 달리며 만났던 풍경과 소리와 기분을 상세히 묘사하고, 포틀랜드 편에서는 유기농채소튀김과 리소토로 식욕을 자극시키며, 그리스섬 편에서는 <노르웨이의 숲> 탄생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루키식 위트와 시크함이 오롯이 담긴 여행의 문장을 읽어나가다 보면,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어진다. - 에세이 MD 송진경
이 책의 첫 문장
1993년부터 1995년까지 약 이 년간 보스턴 근교에 사는 동안 (그후에도 다시 기회가 생겨 일 년간 같은 곳에서 살았다) 지금까지 정경이 가장 인상 깊은 장소를 꼽는다면, 뭐니뭐니해도 찰스 강의 강변길이다.

이 책의 한 문장
라오스(같은 곳)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라는 베트남 사람의 질문에 나는 아직 명확한 대답을 찾지 못했다. 내가 라오스에서 가져온 것이라고는, 소소한 기념품 말고는 몇몇 풍경에 대한 기억뿐이다. 그러나, 그 풍경에는 냄새가 있고, 소리가 있고, 감촉이 있다. 그곳에는 특별한 빛이 있고, 특별한 바람이 분다. 무언가를 말하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귓가에 남아 있다. 그때의 떨리던 마음이 기억난다. 그것이 단순한 사진과 다른 점이다. 그곳에만 존재했던 그 풍경은 지금도 내 안에 입체적으로 남아 있고, 앞으로도 꽤 선명하게 남아 있을 것이다.

북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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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죠, 오늘도."
너무 한낮의 연애
김금희 지음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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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가난하고 미숙하고 풋풋했던 안타까운 마음. 그 순간의 기억을 십육 년이 지난 후 '문산의 풀냄새로, 여름이 끝나가며 유순해진 밤의 공기로' 소환한 감각적인 소설 <너무 한낮의 연애>로 2016년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소설가 김금희가 두번째 소설집을 냈다.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성실하게 발표한 아홉 편의 소설을 모았다.

<너무 한낮의 연애>의 펀치라인 "사랑하죠, 오늘도."처럼, 김금희가 만들어낸 세계의 사람들은 심상한 말로 세계의 진실의 한 단면을 정의한다. 식대 구만원을 환급받기 위해서 점심시간이면 점심식사를 하지 않는 걸 증명하기 위해 정수기 옆에 한 시간을 서있어야 했던 조중균씨가 내뱉는 "확인을 원하는 겁니다."라는 말. (조중균의 세계 中) 학대와 공평한 사랑 사이에서 들려오는 "아가씨, 나는 하느님만 섬기며 아주 착하게 살았어. 그런데 결국 이렇게 되었어." (우리가 어느 별에서 中) 같은 말의 울림 같은. 많은 말을 하지 않는 이들이 보여주는 애처로운 모습들은 끝내 이 미숙한 사람들을 좋아하게 만든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이 "적어도 지금 내가 가장 읽고 싶은 것은 그의 다음 소설이다."라고 추천한 젊은 소설가의 안정적인 솜씨가 미세한 파장이 되어 '보통의 시절'을 두드린다.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첫 문장
인사이동을 통보받았을 때 필용이 가장 먼저 떠올린 건 십육 년 전 종로의 맥도날드였다.

책속에서
"도어맨 사무실은 지하 오층에 있거든요. 배관이며 수로며 전기 배선이며 머리 위로 다 드러나 있는 아주 지하에. 거기 있으면 내 인생이 아주 어두컴컴해지는 것 같거든요. 그럴 때 여기로 올라오면 아, 사는 것도 한번 해볼 만하다 생각이 들어요. 내가 원해서 태어난 건 아니지만 어차피 한 번뿐인 인생인데 열심히 살아보자. 그런 생각 안 들어요? 간호사님. 우리라고 계속 이렇게 살라는 법 있어요?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저 별들도 죽고 태어나고 한다는데 말이에요." "정말이에요?" 그녀가 묻자 그가 도리어 "네?"하고 되물었다. "별도 태어나고 죽는다면서요." "아 그거, 텔레비전에서 봤어요. 그러니까 저기 저 별들한테도 마지막이란 게 있단 거에요. 내일이면 꼴까닥하는 별일지도 모른다는 거죠. 그러면 우리가 마지막으로 저 별을 본 사람들이고요. 운이 좋네요." "운이 좋다고요?" "좋죠, 좋다고 생각해요, 까짓것."
한강을 지나는 다리 조명이 소등시간에 맞춰 꺼졌고 그녀는 정말 내일이면 시야에서 사라질지도 모르는 어떤 세계에 대해 생각했다. 그건 그녀의 시야를 가리던 옥수수밭으로부터 멀지 않은 세계, 아주 낯익고 피해 갈 수 없는 어떤 치명적인 상처를 지닌 세계였다. 꺼져가는 세계였고 죽어가는 세계였다. 그가 제자리에서 폴짝폴짝 뛰며 운동을 하다가 물구나무를 서보이고는 그녀에게 "어때요? 굉장하죠?" 하고 물었다. 그녀는 팔이 떨리기는 하지만 제법 오래 버티고 선 그를 바라보다가 바람처럼 잠깐 웃었다. 그리고 욱신욱신 발을 아프게 했던 구두를 벗어 맨발 옆에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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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지문처럼 남은 흔적"
에이미와 이저벨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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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는 이저벨의 딸이다. 이저벨은 에이미의 엄마다. 남편 또는 아빠는 오래 전 그들의 인생에서 사라졌다. 이저벨은 10대 시절 낳은 딸 에이미가 자신과 같은 과오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에이미는 다른 많은 딸들과 마찬가지로 엄마와 같은 삶을 살고 싶어하지 않는다. 에이미와 이저벨은 서로를 연민하며 종종 미워하고 때로 어쩔 줄 몰라한다. 이 모녀가 살고 있는 아주 작은 도시는 유황 냄새가 가득한 곳으로 여름의 더위 속에서 그 냄새는 더욱 강해지곤 한다.

<에이미와 이저벨>은 그 더운 어느 여름의 이야기이다. 에이미는 예전에 엄마 이저벨이 자신을 가졌던 때와 같은 나이가 되는 해, 우연일 수도 운명일 수도 있는 그 해에 누구보다도 우아하고 친절한 선생님과 사랑에 빠진다. 이저벨 역시 외지에서 온 이혼녀라는 주위의 시선 속에서 살아 온 날들을 청산하고 새로운 만남을 가지려 한다. 강 상류의 경작이 시원치 않아 사람들이 걱정하고 누군가의 UFO 목격담이 동네의 화제가 된 그해 여름, 사랑은 두 사람에게 잊지 못할 흔적을 남긴다. 작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불필요한 질문(이들은 왜 사랑에 빠졌는가 같은)을 하는 대신에 사랑이 남긴 흔적들을 특별한 것으로 만들었다. 이 두 사랑은 그 예측 가능한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그 정확한 동작 묘사와 풍부한 배경 묘사를 통해 오직 그해 여름 에이미와 이저벨만이 가질 수 있는 '흔적들'로 거듭난다.

<에이미와 이저벨>은 작은 이야기지만 읽고 나면 어쩐지 커다란 무언가를 엿본 듯한 느낌을 안겨준다. 어쩌면 이 소설은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을 보여준 건지도 모르겠다. 사건은 연유를 알 수 없이 일어나고, 그 중 대부분은 패턴을 가진 채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진행되며, 그러나 다 알면서도 어째서인지 현명한 방식으로만 대응할 수가 없고, 마음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고, 결국 사람들마다 다른 길을 선택하며 그 모든 과정은 당사자들의 마음 속에 서로 다른 무늬의 흔적을 남긴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하늘에서 운명을 떨구는 세계 대신에 지문처럼 모두 다른 모양을 가진 마음 속의 흔적들을 관찰함으로써 삶의 신비를 찾으려는 듯하다. 그리고 그 시도는 참 아름다운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익숙한 세계를 데려와 냉혹한 친밀함으로 들여다보면서 낯설고 놀라운 풍경을 그려낸다.
-뉴욕 타임스 북 리뷰

엄마와 딸 사이의 복잡한 심리를 꿰뚫는 스트라우트의 통찰력은 두 사람에 관한 가슴 저미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타임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가 그려낸 인물들의 집단 초상화는 우리를 지칠 줄 모르는 몰입으로 이끌어간다.
-뉴요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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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이 전하는 일본 소도시의 진짜 맛 이야기"
허영만 이토록 맛있는 일본이라면
허영만.이호준 지음 /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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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허영만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로 일본의 숨겨진 맛과 온천 이야기를 전했던 허영만이 5년 만에 돌아왔다. 이번에는 일본 소도시 식도락 여행이다. 만화 <식객>으로 잘 알려진 '맛 고수' 허영만의 음식 이야기가 흥미롭게 느껴지는 건 당연한 일! 도쿄나 오사카 등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대도시보다는 작은 도시들을 주로 다니며 맛의 역사와 본질에 집중했다. 사진과 그림이 많아 수월하게 읽히는 여행책이지만 기존의 가이드북과는 확연히 다른 지점이다.

2014년 데뷔 40주년을 맞아, 42년째 현역에서 만화를 그리는 작가로서의 허영만의 고집은, 그가 찾아다닌 일본의 맛집들과 닮아있다. TV만 틀면 쏟아지는 음식 정보에서 벗어나 진짜 맛 그리고 진짜 인생에 대해 궁금한 모든 사람들을 초대하는 초대장과도 같은 책이다.
- 여행 MD 도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