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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이 말합니다 경제 ⓔ 조선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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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소설가의 탄생"
롱 워크
스티븐 킹 지음, 송경아 옮김 / 황금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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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미래, 북아메리카의 어떤 나라에서는 '롱 워크'라는 대회가 정기적으로 개최된다. 100명의 청소년을 뽑아 한 명의 최종 우승자가 나올 때까지 계속되는, 전국에 중계되는 서바이벌 애국 엔터테인먼트다. 룰은 간단하다. 한 명이 남을 때까지 도로 위를 계속 걷는 것이다. 먹을 때도, 용변을 볼 때도 걸음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 잠도 (가능하다면) 걸으면서 자야 한다. 만약 무슨 사유로건 시속 6.5킬로미터로 정해진 최저 제한 속도 이하로 속도가 떨어지면 경고를 받으며, 경고가 3회 누적되면 뒤따르는 군인들로부터 즉시 총살당한다. 우승자는 남은 평생을 보장받을 부와 영광을 누릴 것이다. 확률은 1/100이다. 애써 서로를 죽이거나 감시할 필요도 없다. 잘 걷기만 하면 된다. 자기 할 일만 잘 하면 된다.

어딘가 익숙한 설정이다. <헝거 게임>처럼 최근 몇년 새 유행하는 '청소년들의 서바이벌 경쟁' 스토리다. 그러나 스티븐 킹이 이 소설을 집필했던 시기는 1966년이며, 발표한 시기는 1979년이다. 시대를 한참 앞선 원조다. 그러나 <롱 워크>는 오래된 영광에 머물지 않는다. <롱 워크>는 자신을 뒤따른 작품들이 아직도 쫓아오지 못한 경지에 이미 올라 있다. 독자들은 단지 도로 위를 걸을 뿐인 인물들이 주고받는 대화와 행동묘사만으로도 작품이 서서히 광기에 물드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롱 워크>는 반란과 혁명 같은 외부 요소의 개입이나 액션이나 로맨스 같은 장치에 일절 의존하지 않고 인물들이 주고받는 간단한 대화나 몸짓에 담긴 에너지만으로 서스펜스를 담아낸다. 오직 인물들의 심리에 기인한 심리 서스펜스. 이는 순도가 매우 높은 서스펜스를 정제해내는 기술로, 수준 높은 누아르나 스릴러들에서만 발견할 수 있다. 하기는 애초에 그런 기술의 소유자가 아니라면 단지 100명의 소년들이 절망 속에서 걸어가는 것뿐인 이야기를 장편소설로 완성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만약 이런 소설을 만19세의 소설가 지망생이 썼다고 하면... 솔직히 믿기 힘들었을 것 같다. 또는 책을 파는 자들이 돈에 눈이 멀었다고 비웃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새파란 소설가 지망생의 이름은 스티븐 킹이(었)다. 그렇다. 정말로, 때로는 천재가 태어나고야 만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롱 워크>를 킹의 걸작들 중에서도 가장 윗줄에 올린다. 호러가 아닌데도 섬뜩한 이 소설의 메시지는 처음 출간된 1979년 당시와 다름없이 지금도 강력하다. 최근에 등장한 수많은 영어덜트(YA) 소설에도 <롱 워크>의 흔적이 남아 있는데(예컨대 <헝거 게임>은 <롱 워크>의 DNA를 온몸에 아로새기고 있다.), 대다수 영어덜트 소설과 달리 <롱 워크>는 정말로 무섭다. 아예 독자를 위협하고, 불안하게 만든다. 이는 소설의 내용이 우화적인 점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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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을 이해하는 최고의 방법"
아인슈타인이 말합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앨리스 칼라프리스 지음, 프리먼 다이슨 서문, 김명남 옮김 / 에이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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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성이론은 아인슈타인의 최고 업적으로 꼽힌다. 물론 여전히 인류 대부분은 상대성이론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수많은 사람이 아인슈타인의 얼굴과 표정을 알고, 천재를 이야기할 때 그를 제일 먼저 떠올리고, 그가 남긴 말들을 기억하며 즐겨 쓴다. 그는 신화처럼 남았지만, 그가 남긴 말과 글이 인간 아인슈타인의 삶과 생각을 전하니, 다행히 우리는 그의 참모습에 한걸음 다가설 수 있다.

이 책은 그가 남긴 말과 글의 결정판이다. 앨리스 칼라프리스는 손꼽히는 아인슈타인 전문가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문서 출간 사업’이 시작될 때부터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15년에 걸쳐 여러 차례 증보를 거듭하며 그의 생애 최종판을 펴냈다. 아인슈타인이 자신에 대해 남긴 기록에서 시작하는 이 책은 아이들, 죽음, 교육, 학문, 음악, 평화, 정치, 인종, 신, 철학 등 한 사람의 인생에서 마주하는 거의 모든 주제를 다뤘고, 아인슈타인이 했다고 잘못 알려진 말들까지 찾아 담아냈다. 그가 상대성이론을 세상에 전한 지 100년이 지나고, 세상을 떠난 지 60년의 세월이 흐른 오늘, 이 책은 그를 이해하고 기억하는 최고의 방법일 것이다. - 과학 MD 박태근
옮긴이의 말
이 책에 수록된 인용구는 1,600개에 약간 못 미친다. 각각의 문구는 하나만 떼어서 읽어도 뜻이 완벽하게 이해된다. 혹시라도 독자가 맥락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까 봐 편찬자가 출처는 물론이요 그 말이 나왔던 맥락까지 소상하게 해설해 두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의 진가는 낱낱의 그 1,600개의 점들로부터 하나의 커다란 그림, 아인슈타인이라는 인물의 초상이 홀연히 떠오른다는 데 있다. 이 책을 단순히 ‘아인슈타인 명언집’으로 부르고 싶지는 않은 이유이다.(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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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경제를 알아야 하는 진짜 이유"
경제 ⓔ
EBS 지식채널ⓔ 지음 / 북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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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방송 10주년을 맞이한 EBS의 대표 프로그램 '지식채널 e'는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는 평을 받으며 1,000회가 넘도록 다양한 소재를 다뤄 왔다. 이번에 출간된 <경제 e>는 '지식채널 e'의 특별 기획물이었던 '경제 시리즈'의 내용들을 엮은 것이다. 경제 분야의 주요 개념들과 전 지구적으로 큰 화제가 되고 있는 경제 이슈들을 특유의 포맷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책은 최초의 위대한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로부터 시작된다. 스미스를 위시하여 하이에크, 케인스를 거쳐 오늘날의 피케티에 이르기까지 주요 경제학자들의 이론과 법칙이 등장하지만, <경제 e>는 단순히 경제 개념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시사 쟁점을 제시하고 생각할 여지를 남겨 왔던 '지식채널 e'만의 논조는 여전하다. 경제학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또 그들을 위해 우리가 해야할 일은 무엇인지에 포커스를 맞춘다. - 경영 MD 홍성원
추천사
이 책은 지금과 같은 힘겹고 불확실한 시대에 우리가 직면한 주요한 경제 문제를 이해하는 데 유용한 안내서이다. (..) 또한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사회경제적 문제인 노동시장에서의 고용불안, 빈부격차, 그리고 의욕상실을 불러일으키는 ‘감정노동’과 같은 문제들을 한국의 현실과 연결하여 설명한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경제학 서적들이 극단적인 아메리카니즘을 드러내고 있는 것과 다르게, 이 책을 통해 내 고향인 영국과 제2의 고향인 한국에서의 다양한 사례들을 접할 수 있어 한국을 사랑하는 영국인으로서 기뻤다. - 다니엘 튜더 (전 '이코노미스트' 기자,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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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주연 영화 원작, 소설로 만난다 "
조선 마술사
이원태.김탁환 지음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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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은 <열하일기>의 '환희기'에 조선시대 마술사에 관한 작은 기록을 남겼다. 소설가 김탁환과 영화 기획자 이원태가 결성한 창작 집단 원탁은 이 작은 기록에서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상상했다. 페르시아보다도, 청국보다도 더 동쪽에서 왔다는 신비의 여인 카타리나 파인이 영국에서 들려주는 이야기가 아라바인 나이트처럼 펼쳐지고, 이야기는 마술이 펼쳐지던 조선의 풍경 속으로 독자를 데려간다.

중국 열하에서 어깨 너머 배운 마술로 조선 최고의 마술사가 된 환희. 우연한 기회에 환희의 마술쇼를 찾게 된 옹주 청명과 만나 갈등 끝에 사랑에 빠진다. 마술사와 옹주의 사랑은 순탄할 수가 없고, 불시의 습격을 당한 어린 연인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환희는 옥에 갖히고, 조선을 찾은 청나라 사신단은 청명을 청나라 세자의 후궁으로 지목한다. 영화 같은 소설, 소설 같은 영화를 모토로 한 무블 시리즈의 두번째 이야기로, 카카오페이지에 연재되며 모바일로 소설을 읽는 독자에게도 호평을 얻었다. 영화를 기다리는 독자에게 매혹적인 사랑 이야기를 먼저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을 전할 소설이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환희는 각 마술마다 조수가 할 일을 하나하나 가르쳐 줬다. 청명은 잔뜩 긴장한 채 설명을 들었다. 귀에 쏙 들어오거나 외워지지 않았다. 환희의 설명보다 그의 손, 그의 어깨, 그의 무릎이 더 가까이 있었던 것이다. 환희가 일부러 접촉을 시도한 것은 아니다. 종이 상자를 건네며 그의 엄지가 청명의 엄지에 얹혔고, 자리를 바꾸며 그의 어깨가 청명의 어깨를 스쳤다. 탁자에 마주 앉아 이런저런 설명을 할 때 그의 무릎에 청명의 무릎이 닿은 것이다.
무릎이 닿는 순간, 환희는 반사적으로 허리를 젖히며 엉덩이를 빼 거리를 두려다가 멈췄다. 청명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가만히 있었던 것이다. 무릎이 닿은 채, 환희는 그림까지 그려가며 설명을 이었다. 설명하는 환희도 듣는 청명도 마음이 둥둥 딴 곳을 떠다녔다. 환희는 청명의 무릎이 그의 무릎에 닿았다는, 청명이 무릎을 빼지 않았다는 사실에만 신경을 집중했다.
시간이 꽤 오래 지난 뒤에도, 청명은 환희로부터 마술을 배우던 이 시절을 그리워했다. 집채만 한 파도가 해풍과 함께 밀려들기 직전의 고요와 행복이라고나 할까. 환희는 이미 불운과 맞설 각오를 다졌지만, 청명은 아직 이 행복에 작은 실금도 없다고 믿었다. 환희와 함께 있으면 늘 꽉 차는 느낌이었다. 어둠만 찾아 머물던 청명으로선 낯선 만큼 벅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