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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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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현실을 엄정히 그려내면서도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격려를 한꺼번에 담아낸 칼럼집이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난제들을 어떠한 방식으로 풀어내야 하는가에 대해 때로는 차분하게, 때로는 속이 시원하게 전하고 있다. 5년간이나 중앙일보에 연재될 만큼 사랑을 받은 칼럼인 만큼 내용의 충실성이나 신뢰성를 보장하고 있으며, 그 기간 동안의 우리 사회의 민낯을 한눈에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현 시대를 관통하는 통찰과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동시에 담아낸 저자의 이력은 면면을 들여다볼수록 놀랍다. 서울대학교와 동 대학 대학원, 워싱턴 주립대 로스쿨에서 수학을 마친 저자는 서울중앙지방법원장, 서울행정법원장, 사법연수원 수석교수 등을 거쳐 현재 법무법인 충정의 대표변호사로 재직 중이다. 흔히 공직에 몸을 담았던 사람들의 글은 업무의 특성상 단조롭거나 지루하기 마련인데 그러한 고정관념을 일순간에 깨는 달필의 면모는 흥미를 자아낸다. 머리말 · 4 : 이우근 선생을 만난 것은 나에게 행운이다. 논설주간이나 실장으로서 신문의 오피니언 면 책임을 맡았을 때 가장 큰 임무는 좋은 필자를 모셔오는 일이다. 내가 중앙일보 논설실장을 맡기 직전인 2010년, 이 선생을 만나 논설주간을 끝낸 2014년까지 선생은 무려 5년 동안 중앙일보를 위해 좋은 글을 써 주셨다. 처음엔 <중앙시평> 필자로서, 후반엔 <이우근 칼럼>이라는 기명 칼럼니스트로서 활동했다. 선생의 글에 대해 독자들의 반응은 무척 뜨거웠다. 그런 분을 모실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선생의 글은 여느 칼럼니스트들의 글과는 성격이 달랐다. 신문 기자들의 글처럼 시사적인 문제에 매달려 즉흥적이지 않았고, 전문가들의 글에서처럼 특정 분야에 매몰되지도 않았다. 시사 문제를 다루면서도 문학, 철학, 역사, 종교, 음악 등 인문학과 예술을 넘나들었다. 분명한 의견으로 힘이 있으면서도 영혼을 울리는 깊이와 지혜가 담겨 있었다. 선생의 칼럼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가 중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린 것만 봐도 그의 문장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없을 것이다. 선생을 처음 소개해 준 이는 윤성근 서울남부지방법원장이다. 좋은 필자를 이리 저리 탐문하고 있을 때에 윤 법원장은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을 지내신 분인데 문장력이 대단하시다.”라고 소개했다. 선생의 어릴 적 꿈은 신학교 진학이었다. 그러나 부모님의 의견에 따라 서울법대에 진학해 법관이 됐다. 그렇지만 법관 생활을 하며 밤에 공부해 서울장로회신학대를 졸업했다. 또한 선생은 서울내셔널심포니오케스트라 등의 명예지휘자로서 몇 년째 직접 공연을 하고 있다. 한국고전번역원 이사로서 고전문학 번역에도 관여하는 등 그의 인문학적 탐험은 끝이 없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분이야말로 ‘르네상스형 지식인’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그의 글을 읽으면 이런 경험과 활동들이 배어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런 선생의 훌륭한 글들 앞에 오히려 둔한 글을 올리는 영광을 주셔 감사드린다. 선생의 글이 책으로 만들어져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마음의 위안과 평안, 사회문제에 대한 명철한 지혜를 나눠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 몇 년 전에 중앙일보에서 우연히 이우근 변호사의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그분의 글을 빠짐없이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 신문을 보면 먼저 이 변호사의 칼럼을 찾게 되었습니다. 읽을 때마다 저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글의 주제가 언제나 저의 관심사와 맞닿아 있었고 그 내용 또한 많은 공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선 그분의 글은 읽는 것 자체가 즐겁습니다. 유려한 문장력, 해박한 지식, 막힘없이 전개해 가는 사고의 편력은 인간적인 멋이 있고,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치 있는 사고를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줍니다. 이는 필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2012년 말에 서울언론인클럽에서 수여하는 언론상을 수상함으로써 이미 공인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글을 통해 알고 있었던 그분을 몇 년 전 우연히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분이 지휘한 오케스트라의 DVD도 선물로 받고 세 권의 칼럼집도 함께 받았습니다. 저에게는 매우 값진 선물이었습니다. 받은 책을 아직 전부 다 읽지는 못했습니다만 흥미 있는 주제에 대해서는 여러 편의 글을 읽었습니다. 역시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좋은 글이었습니다. 그 후 몇 번 이분을 만났습니다. 그때마다 느끼는 것은 이분이야말로 좌금우서하는 이조 선비의 모습을 갖춘 분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감성과 지성을 겸수하면서 화를 추구하는 선비의 모습. 그것이 이 변호사의 삶의 모습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더 살기 좋은 사회로 나가기 위한 여러 생각들을 그분의 언행에서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글의 논리는 분명하고 뚜렷한데 강함이 느껴지지 않고, 많은 이야기를 하는데 넘치지가 않습니다. ‘문은 인’이라는 말이 생각이 납니다. 이분이 바로 그런 분입니다. 이우근 변호사, 그분의 말과 글은 우리 주변을 다시 살펴보게 하고 우리의 생각을 다시 돌아보고 되새김질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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