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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상무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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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알아서는 안 되는 비밀을 안고 사는 것 자체가 무거운 짐이라는 것을 오랫동안 모르고 살았다." 그 비밀, 혹은 무거운 짐을 고백의 형태로 내려놓았다. '그해 오월 광주 엑소더스 첫 고백'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 <스무 살 도망자>. 광주로부터 탈주 혹은 도피했다는 부채의식을 안고 살아온 그해 오월 스무 살 젊은이의 이야기이자 이제는 50대 후반이 된 중년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자 김담연(필명)씨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스무 살 대학 신입생 때 오월을 맞닥뜨렸다. 생의 아름다운 봄날, 군홧발 소리가 우레를 치듯 새벽의 도시에 밀려들었고, 도처에 죽음이 넘쳐났다. 저격당한 시위대의 참혹한 주검을 목도한 뒤 자진해서 총을 든 시민군이 되었던 그는 끝까지 도시를 지키지 못했다. 하숙집으로 아들을 찾으러 온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광주 대탈출' 대열에 합류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고향으로 돌아간 바로 그날 밤, 스무 살 청년은 자살을 기도했다가 가까스로 살아났다. 하지만 오월 이전과 이후, 자살기도 이전과 이후가 같을 수는 없었다. 도망자라는 것도, 자살하려 했다는 것도, 그에겐 세상 어디에도 발설할 수 없는 상처와 부끄러움이 되었다. 오랫동안 혼자 묻어두었던 이야기들을 끄집어낸 기회는 예기치 않게 주어졌다. 2017년 개봉한 영화 [택시운전사]가 실마리였다.

[택시운전사]의 그 장면. 송강호(김사복)가 서울로 되돌아가기 위해 전남번호판으로 달리던 비포장길은 피흘리는 광주를 뒤로하고 그가 고향 순천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송강호의 택시 뒷좌석에 그해 오월의 내가 타고 있었다"고 그는 말한다. 영화 속 택시의 '순천행'은 그 자신의 그해 오월 탈주의 기억을 불시에 강력한 힘으로 소환한 것이다. 비로소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으로 끄집어 낼 수 있었고, 자신이 겪은 사건을 마주볼 수 있었다.

김강렬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공동대표)
: 그해 오월 ‘광주 엑소더스’와 피난길에 올랐던 그들의 진실을 기록하고, 그들의 한을 풀어줘야만, ‘오월 광주의 마지막 퍼즐’이 완성되리라 생각한다.
송선태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준비자문위원)
: 소년병은 주저없이 5?18민중항쟁을 오월전쟁이라 불렀다. 야만의 폭력과 살육 작전에 대항하여 광주 시민의 생명을 지키고 성스러운 광주를 지키기 위해 무기고를 습격하여 무장할 수밖에 없었다고 절규했다.
나의갑 (광주전남언론인회 회장)
: 그 봄날의 우리는 모두가 ‘자원병’이었다. 피 흘리는 우리, 그 파편의 너와 내가 불속 같은 전장에 씩씩하게 빨려 들어갔지 않은가. 두렵지 않았다. 우리가 이팝나무 꽃뭉치처럼 한데 있었으므로.
오수성 (광주트라우마센터장)
: 그는 얼마나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았을까? 트라우마의 고통은 누구도 겪지 않으면 모를 만큼 깊숙이 박혀 있다. 그러나 그는 기억을 살려 자기 이야기를 하는 순간 숨겨진 기억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었다.

최근작 :<스무 살 도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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