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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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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과 산업화, 팬데믹을 관통하는 이력에서 나오는 연륜을 회한이 아닌 유쾌함 가득한 이야기로 풀어내는 <나로 말할 것 같으면 - Yes, I am>이 독자들을 찾는다. 방대한 삶의 경험에서 나오는 여유와 넉넉함을 특유의 따스함 어린 글과 그림에 담아냈다.
저자는 코로나 시국과 노년의 삶을 담담히 서술하다 과거 전쟁 통의 피난생활, 전후의 궁핍을 회상하며 이야기를 이끈다. 이는 좌절이나 신세 한탄으로 흐르지 않으며 교훈을 주려는 성공 서사로도 읽히지 않는다. 윤명숙의 회상은 자신이 지향하는 긍정적인 태도와 유머로 가득해, 무던함으로 고난을 버텨낸 우리네 이웃의 친근한 이야기로 다가와 마음 한구석을 따뜻이 데워준다. 저자는 다시 현재로 돌아와 가족과 부부 관계 그리고 본인이 평생에 걸쳐 직접 수리해온 집이라는 대상에 대한 애착을 솔직하고 재치 있게 풀어낸다. 글을 따라가다 보면 단색화의 거장 화가 박서보의 아내이자 삼남매의 어머니로 살아왔던 저자가 글을 짓고 그림을 그리며 자신의 이름 '윤명숙'을 찾아나가는 즐거운 자아 찾기 여정을 발견하면서 어느새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된다. 작가의 말
: 인간의 머리끝에서 발끝까지의 혈관 길이가 자그마치 지구를 두 바퀴 반이나 돈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 사람이라는 용기의 어마어마한 저장성에 입을 다물지 못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비슷한 기분을 느꼈다. 윤명숙 선생님의 자그마한 몸속에 저장되어 있는 이야기보따리를 활자로 꺼내 이어나가면 지구를 몇 바퀴나 돌게 될까. 6.25전쟁 이전부터 시작하는 가족 이야기부터 전전해온 집 이야기, 남편 이야기까지… 주는 대로 맛있어 생각 없이 넙죽넙죽 먹다 보니 눈 깜짝할 사이 책 한 그릇이 뚝딱이다. “죽기 전에 신나게 글을 써보고 싶다”는 그의 단언이 반갑고 신난다. : 여보,
당신 책 나와? 축하해요. 확성기 달린 차 빌려 타고, 아내 책 나온다고 떠벌리고 싶은 심정을 억누르고 있소. 벌써 62년이 흘렀네. 잘 다니던 미술대학도 그만두고, 빈털터리인 내게 시집와서 그간 고생 많이 했구려. 현대 미술 운동한답시고 가정을 알뜰히 보살피지 못한 나 대신 아이들 대학 갈 때마다 부엌에서 새우잠 자곤 하던 당신. 틈틈이 글을 쓰는 것 같더니, 자랑스럽다. 내 아내! 당신한테 청혼할 때의 그 뜨거운 마음이 여전히 가슴 깊이 각인되어 있소. 사랑합니다. 윤명숙! 그리고 축하합니다. 2021년 2월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21년 3월 5일 성과 문화 새책 - 한국일보 2021년 3월 5일자 '새책' - 조선일보 2021년 3월 6일자 '한줄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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